“지친 도시민에게 쉼과 치유의 장 될 것”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로 가득한 삭막한 도시에서 생활하는 도시민들은 한번쯤 도시에서 벗어나 무릉도원(武陵桃源) 속 편안한 휴식을 꿈꿀 것이다.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에 위치한 ‘무릉도원교육농장’(이하 무릉도원)은 무릉도원이라는 이름처럼 산과 들, 계곡과 강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것은 물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치유 체험프로그램 및 교육 등을 진행하며 도시민들에게 쉼과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지친 도시민들과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이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무릉도원의 원영희, 이옥자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농촌교육농장으로 시작한 인생 제2막

영월은 남편 원영희 씨의 고향이다. 원 씨는 영월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영월을 떠나 서울에 터전을 잡았다. 원영희, 이옥자 씨 부부가 서울살이를 접고 영월로 귀향한 것은 지난 2003년. IMF 이후 사업에 어려움을 겪던 중, 설상가상으로 원 씨가 대장암 진단을 받아 건강회복을 위해 고향의 품으로 다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아무런 계획 없이 무작정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부모님이 영월에 거주하고 있었고 또, 서울살이를 하면서도 농번기에는 항상 고향을 찾아 일손이 부족한 부모님을 도와왔기 때문에 농촌살이에 적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건강을 회복하며 농촌살이에 적응하던 중 지인의 권유로 ‘그린투어리즘 지도자교육’을 받게 됐다.
원 씨는 “당시에는 지금처럼 농촌교육농장이 성행하지 않아 농촌 교육과 체험이라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며 “그린투어리즘 지도자교육을 통해 농촌 관광에 가능성을 느껴 앞으로 농촌에 살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바로 농촌교육농장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 교육을 계기로 원영희, 이옥자 씨 부부의 인생 제2막이 시작됐다.

다양한 교육 수료하며 역량 키워

농촌교육농장 운영이라는 목표가 생긴 원영희, 이옥자 씨 부부는 농업에 관련된 교육이라면 열일을 제쳐놓고 이수했다.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하는 농촌관광과 농촌교육농장 운영에 대한 기초반부터 심화반까지 모두 이수한 것은 물론, 영월군농업기술센터, 강원도농업기술원 등에서 실시하는 농촌교육농장, 관광분야 관련한 교육을 두루 수료했다. 또한 한국농촌관광대학교에 입학해 농촌관광에 대해 더욱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다.

이와 함께 일본, 호주 등 해외 선진지 견학으로 견문을 넓히며 꾸준히 역량을 키워나갔다.
다양한 교육을 통해 교육농장에 대한 지식이 밑바탕 돼 있고, 이를 통해 타 농장과 차별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해 지난 2008년 농촌교육농장에 선정될 수 있었다.

또한 2012년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하는 농촌교육농장 품질인증을 받았으며 2014년 강원도농촌교육농장 프로그램 경진에도 참여해 우수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무릉도원은 아름다운 경관과 신라 고찰인 법흥사와 법흥사계곡이 주변에 있어 문화 유적지, 농사체험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갖추고 있다. 또한 무릉교육장에 마련된 허브농장에서 허브의 재배와 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으며, 옛날 농기구와 생활용품 등이 전시돼 옛 선조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차별화된 체험프로그램으로 인기

릉도원의 주요 체험프로그램으로는 표주박 편지, 요선정답사, 허브식물과 허브공예 등이다.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인 ‘표주박 편지’ 프로그램은 원호선생이 단종임금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와 음식을 표주박에 담아 청룡포를 향해 띄운 것을 모토로 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영월 단종문화제 공식 프로그램으로 지정돼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이, 청소년, 어른, 노년층 등 대상별로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토종허브를 이용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원 씨가 문화관광해설사 자격도 취득해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무릉도원은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편히 쉬면서 농촌체험도 즐길 수 있도록 ‘무릉도원펜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펜션 앞에는 잔디구장도 만들어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원영희, 이옥자 씨 부부는 농촌교육농장에 치유와 더불어 노인복지까지 함께 어우를 수 있는 무릉도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원 씨는 “최근 고령화가 심해지며 노인층 복지문제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치유프로그램은 열악한 상태”라며 “현재 세경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해 올해 졸업을 앞두고 있다. 졸업 후 무릉도원에서는 노인층에 대한 치유와 복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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