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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부문 위생 검역주권 사수해야”
임정빈 서울대교수 “한미FTA 개정협상, 위생검역조치 압박 예상”
2018년 02월 02일 (금) 15:14:36 유영선 기자 .
한미FTA 개정협상에서 농업부문에 위생·검역조치(SPS)가 최대의 현안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이 한국 여론의 민감성을 감안, 농업부문의 상징적인 추가개방보다 비관세장벽인 SPS 완화를 통해 자국내 농산물의 수출확대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다. 

더욱이 미국이 자국내 무역위원회가 한국산 세탁기는 피해의 실질적 원인이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 등을 감안할 때, 한미FTA 개정협상에서도 자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노골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농업부문 ‘레드라인’을 표방한 우리정부의 대응자세가 주목된다.

지난 24일 열린 ‘농업전망2018’에서 농업부문 통상이슈 관련, 발표자로 나선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미국이 한미FTA 개정협상에서 농업부문이 논의되고 우리측이 수세적 입장에 처할 경우에 대비한 전략 마련도 필요하다”면서 ‘검역주권’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강조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현재 진행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제시한 NAFTA 협상목표에는 SPS의 투명성과 과학적 기반을 강조했다.

특히 유제품, 가금류 및 가금난 제품, 곡물, 음료류 등과 관련된 무역환경 개선의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SPS는 기본적으로 WTO/SPS 협정의 권리와 의무 이행을 명시하는 한편, 신속처리절차에 관한 구조(메커니즘)와 이와관련된 실질적 규정을 도입토록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 교수는 “개정협상에서는 쇠고기를 비롯해 한미FTA 협상에서 기존 관세를 유지하고, TRQ를 배정한 품목, 15년 이상 장기철폐를 한 품목, 계절관세 품목, 쌀 등 민감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대응전략 마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WTO는 SPS의 보호 수준 및 조치로, △과학적 근거 △국제표준과의 조화 △동등성 △지역화 수용 △위해성 평가 △보호수준의 일관성 △필요성 △투명성 등 8대 원칙을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자국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마련한 위생·검역조치를 자유무역이란 명분으로 완화한 것이다. 이를 미국의 시각에서 개정협상 요구를 해 올 경우, 식품에 대한 농약잔류량제한(MRL) 검사를 완화해야 한다. 농산물 ‘수확후 농약살포’를 허용하는 미국기준을 한국에 강요하는 것이다.

또한 옥수수, 콩, 감자 등과 그 제품의 라벨에 표시되는 유전자조작(GMO) 여부를 없애야 한다. 친환경인증제도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보다 조건이 완만한 미국기준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안전검사에 대해서도 한국의 별도 검사가 필요치 않다는 압박도 예상된다. 미국은 한국이 승인하지 않은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농·수·축산품을 수입 통관 절차를 간소화해 빨리 수입하라는 요구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강원대 이병훈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30개월령 미만이며, 도축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된 쇠고기로 제한된다”면서 “하지만 위생검역조치 완화를 통해 쇠고기를 추가개방할 것을 요구해올 가능성이 크다”고 검역주권을 주문했다. 지난해 7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을 당시, 시민단체들의 ‘즉각적인 수입중단’ 요구에도 정부는 검역강화조치 운운하며 가축방역심의회를 개최하고, 현물검사 비율을 30% 확대하는 방안을 내논 게 전부였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WTO 규정과 달리,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위생검역조치 지역화를 인정하는 추세이나, 농산물 수출국들이 비관세장벽을 이유로 분쟁 제기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SPS 동등성 인정과 지역화, 위험평가 등 SPS 관련 국내 제도를 보완해야 하는 시점임엔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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