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AI 차단방역 이유로 2년째 문닫아

토종닭산업 종사자들의 곡소리가 요란하다. 정부가 AI 방역을 핑계로 초생추, 중추 시장을 일방적으로 폐쇄하면서 관련 종사자들의 생계가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토종닭은 사육일령이 35일 전후인 육계와 달리 사육기간(90일 내외)이 길어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초생추(어린 병아리), 중추(중간 병아리) 등 일령별로 판매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요즘과 같은 3~5월까지는 토종닭 병아리를 비롯해 중병아리의 최대 판매 시기이다.

그러나 정부는 고병원성 AI 방역을 핑계로 초생추, 중추 시장을 일방적으로 틀어막고 있다. 그나마 성계 유통은 가능토록 해 최악은 면했지만 최대 유통기간에 판매하지 못한 초생추, 중추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사)한국토종닭협회는 전국 산닭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확고한 방역의식을 고취토록 방역교육과 결의를 다진데 이어 철저한 방역을 위해 토종닭 사육농장 주변에 생석회를 도포하고 계사마다 갈아 신을 장화를 배포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토종닭 출하 전 질병검사를 실시해 농장단위에서 안전성을 크게 강화했다. 더욱이 중추를 판매하는 농가나 유통인들은 한 마리를 팔더라도 거래 기록을 작성토록 하고 판매 박스에 방역에 관한 홍보문구와 사육 농장, 유통인 및 연락처 등 ‘판매상인 실명제’를 시행해 질병발생시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토종닭협회와 관련 종사자들의 확고한 방역의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뚜렷한 이유없이 중추 시장을 지속적으로 틀어막고 있다. 중추 시장을 투명화하고 농장주 및 판매자의 모든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업계의 주장에도 정부는 요지부동인 상황인 것이다.

토종닭협회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업계의 수차례 요청에도 불구하고 방역이라는 미명아래 요구조건을 묵살하는 정부로 인해 종사자들은 생계를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구는 행정, 결단력 없는 정부는 즉각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토종닭협회는 “토종닭산업 전체 종사자들의 방역의식 고취로 산닭 유통시장에서는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중추 시장은 2년째 문을 닫고 있다”면서 “최대 성수기를 맞았지만 관련 종사자들은 최악의 시기를 보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토종닭협회 문정진 회장은 “정부는 방역을 빌미로 토종닭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몬 상황을 반드시 직시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중추 시장 폐쇄로 인한 막무가내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보상할 방안을 당장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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