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의 작은 힘 모으니 큰 시너지 발휘

명의 여성농업인들이 똘똘 뭉쳐 농업·농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어 화제다. ‘봉꼬미 키친’이 바로 그곳. 봉꼬미 키친은 충청남도 천안시 관내에서 오이, 유정란, 쌀 등을 농사짓고 있는 여성농업인들이 힘을 모아 만든 협력가게다. 촛불하나보다는 촛불 여러 개를 함께 밝힐 때 더 큰 빛을 발산하는 법. 서로 협업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며, 소득 증대는 물론, 침체된 농촌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며 주목받고 있다.

  세 여성농업인  같은 꿈을 향해 뭉치다

▲ 조옥순, 표성미, 조영숙 대표(왼쪽부터)
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에 위치한 봉꼬미 키친은 지난 2월 문을 연 작은 가게다. 봉꼬미 키친의 모습은 그저 평범한 부엌, 또는 작업장 모습이다. 이런 평범한 곳이 많은 농업인들의 관심을 받으며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봉꼬미 키친이 특별한 이유는 세 명의 여성농업인들이, 중소농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누구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힘을 모아 문을 연 곳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화제를 불러일으킨 여성농업인들은 오이농사를 짓는 ‘봉황오이농장’ 조영숙 대표, 자연방사 유정란을 생산하는 ‘아빠사랑팜농장’ 표성미 대표. 쌀농사를 짓는 ‘미애친애농장’ 조옥순 대표다.

이들 각각의 농장은 이미 지역에서 선도농가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블로그 등 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농산물을 직거래로 판매하고 체험을 진행하는 등 열악한 농촌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여성농업인들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공통적인 숙원사업이 있었다. 바로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제품을 생산하는 것이었다.

조영숙 대표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1차 농산물을 생산하고, 2차 가공제품을 만들며, 3차 체험을 진행해야하지만, 세농가 모두 환경보호구역에 포함되는 등 가공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항상 아쉬웠다”며 “함께 비슷한 고민을 나누며 해결방안을 모색하던 중 셋이 힘을 합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이르게 됐고 올해 그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고 전했다.

  작은 공동부엌에서 건강한 먹거리 생산

들은 각자의 농장에서 생산한 신선한 농산물로 봉꼬미 키친이라는 공동부엌, 공동작업장에서 다양한 건강 먹거리를 만들고 있다. 집에서 어머니가 만들어 준 음식처럼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이들의 철칙이다.

우선 오이로는 오이장아찌, 오이김치, 오이피클 등을 만들고 있는데 특히 물을 넣지 않고 소금으로만 절이고 직접 담근 매실청으로 무친 오이장아찌가 인기메뉴다. 유정란으로는 제과류를 만들고 있는데, 에그타르트, 마들렌 등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쌀로는 오분찰떡, 쌀쿠키, 쌀강정, 누룽지 등을 생산·판매하며 건강한 전통 간식을 찾는 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신뢰를 쌓으며 이미 1차 농산물을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었기에, 가공제품 역시 출시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부가가치 창출, 농촌사회 활력 도모

들은 함께 모여 봉꼬미 키친을 운영하니 장점이 훨씬 많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표성미 대표는 “혼자 이 공간을 사용하면 사용하는 시간보다 비어있는 시간이 더 많겠지만 셋이 함께 사용하니 공간의 효율성도 높이면서 유지비용은 함께 분담하니 비용절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또 ‘봉꼬미’라는 브랜드를 혼자 홍보하는 것보다 셋이 함께 홍보하니 효과도 더 크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오이제품을 사러왔다가 유정란이나 쌀 관련 제품도 보고 함께 구매하는 경우도 있어 각자 보유하고 있는 잠정 소비자를 공유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봉꼬미 키친은 앞으로 공동브랜드인 ‘봉꼬미’를 통해 각자의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은 물론, 청, 잼 등 공동상품도 출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옥순 대표는 “다양한 메뉴개발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와 함께 새로운 농업문화를 만들고 싶다”면서 “작지만 서로 힘을 모으면 큰 힘을 발휘해 어려운 농촌에서도 새로운 희망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봉꼬미 키친은 농촌에 협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며 개업 첫날부터 많은 이목을 끌었다. 이들이 중소농의 한계를 협업으로 극복하고 새로운 농가의 부가가치를 창출함은 물론, 침체된 농촌사회에도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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