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감자값 들썩이자 물가안정 이유로 수입산 방출

통계청의 물가상승 발표와 기획재정부의 물가안정 명목의 정책에 막혀, 농식품부가 내놓는 농산물 가격폭락 대책은 적극성없이 여전히 허울뿐이라는 비난 목소리가 높다. 실례로 조생종양파에 이어 중·만생종, 마늘까지 가격폭락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양파 2만톤, 마늘 2천톤을 각각 수매키로 했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은 가격상승을 우려하는 형식적인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최근 수요자의 경제부담이 덜한 감자와 무에 대해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몰고 있다. 서민물가를 안정시킨다는 이유로, 감자 쿼터량 조기수입을 결정하는 등 농가입장에선 소득증대를 바랄 수 없는 정책 일색이라는 게 농업계 분석이다.

농식품부는 당초 조생종양파 평년대비 초과 생산량을 산지폐기하면서, 2014년 출하기와 달리 올해의 경우 시장가격이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가 어긋났다. 회복기미가 없자, 지난달 30일 중·만생종양파 2만톤에 대해 정부 수매를 실시한다고 추가 대책을 내놨다. 마늘은 평년대비 13% 증가해 이중 2천톤을 정부수매하고 수입산을 국산으로 대체할 방침을 내놨다.

이같은 정부의 대책발표에도 현장농가들의 불만은 크다. 우선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양파와 마늘의 생산면적은 전년대비 각각 35%, 14%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농식품부가 이보다 보름전인 17일에 예측한 ‘18%, 6% 증가’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풍작에 소득증대를 기대했던 농가들은 눈물을 머금고 밭을 갈아엎어야 했다”고 전했다. 농민단체들은 정부의 수매계획 물량은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형식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양파는 초과 공급량 17만8천톤 중 정부 수매량은 5만톤, 마늘의 경우 초과 공급량 4만2천톤 중 2만톤 이상을 각각 수매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의 이러한 형식적이고 발전없는 농산물수급대책의 원인은 기획재정부의 물가안정대책에 기인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직언이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내논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선 신선채소 물가지수는 전년보다 8.5%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자는 76.9%, 무는 41.9%나 뛰고 쌀은 30.2% 올랐다고 게재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가격 강세 품목에 대한 물가관리를 강화하고, 체감물가와 지표물가간 괴리를 줄이는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무, 감자 등 가격 강세 농산물에 대해 수급·가격안정대책을 지속키로 했다. 무 비축물량 300톤을 방출하고, 감자 TRQ(저율관세할당량) 물량 4천400톤을 5월말까지 조기 도입하겠다고 피력했다. 쌀 또한 공공비축쌀 8만4천여톤을 지난 4월부터 방출중이다.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 관계자는 “채소가격안정세 확대 등 농산물 수급관리기반을 강화하고 유통구조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기획재정부의 물가안정대책의 세부계획을 농식품부가 담당하는 모양새이다. 농산물수급조절과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무와 감자 외에 주요 채소 가격의 경우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거나 지난해 동기보다 하락세”라고 말했다. 가격폭락으로 농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품목보다, 일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품목을 우려하고 강조하는 뉘앙스이다.

농민단체 다른 관계자는 “이번 생산예측에서 보듯이 정부의 농산물 수급조절 정책이나 시스템은 이미 퇴보 수준”이라고 혹평한 뒤 “가격이 오르면 순발력있게 수입산을 방출하고, 가격폭락으로 농가들이 수확조차 포기하는 상태가 돼야 울며 겨자먹기로 일부 수매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