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사과로 전통 자연발효 식초 만들어요”

전통의 사전적 의미는 한 집단이나 공동체 내에서 형성되어 역사적 생명을 가지고 내려오는 사상·관습·행동 등의 양식이나 그것의 핵심을 이루는 정신적 가치 체계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 먹거리에 대한 전통은 시대가 바뀌면서 그 의미가 많이 희석되고 있는데 그럼에도 전통방식으로 우리 장류를 지켜나가는 여성농업인이 있다.

충북 충주시 천등산농원 김영자 대표는 15년전부터 고추장과 식초를 연구해 판매하고 있다.
“친정 어머니께서 손맛이 좋으셨어요. 그걸 믿고 도전했는데 그 손맛은 어머니의 것이지 제 것이 아니더라고요. 수차례 실패 끝에 저만의 맛을 만들어 냈어요.”

그녀만의 맛은 정직과 환경이다. 아직도 가마솥에서 콩을 삶는 등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그녀는 지역 환경에 적합하게 자란 재료들을 쓰면서 장류가공에 새로운 눈을 떴다고 한다.

“장류는 어떤 재료를 사용하고 어떻게 발효시키느냐에 따라 맛에 큰 차이가 나요. 그렇기 때문에 직접 재배한 콩과 사과를 사용하고, 발효식품은 최소 2년간의 발효기간을 거쳐 판매하고 있어요.”

최근 천등산농원의 주력 상품은 사과식초다. 10년전 살짝 동해(凍害) 피해를 입은 사과를 버리기에도 너무 아까워 활용하는 차원에서 시도한 사과식초는 점차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남편을 설득해 B품이 되어버린 사과에 설탕을 넣고 식초를 만들었는데 지금도 매일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천등산발효식품의 사과식초는 깨끗이 씻은 사과를 적당한 비율로 설탕에 재워 2년 동안 정성껏 보살피며 발효시켜야 완성된다. 자연발효를 하다 보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생산량도 많지 않다 보니 나오기 무섭게 팔려나간다.

“사과식초는 되거나 말거나 하는 심정으로 1년을 숙성시켜 판매했는데 예상외의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식초는 우리 몸의 독소를 제거하고 면역력을 높여줘요. 바이러스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요즘시대에 최고에요.”

일각에서는 2년이나 걸려 소량을 생산하는 사과식초가 돈이 되겠냐는 우려도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해 나가고 있다.

“발효음식이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잘 모르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더 건강하고 좋은 음식을 많이 만들어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그녀는 현재 딸에게 자신의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장류를 손에 놓는 날 누군가는 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제가 그랬듯이 우리 딸도 저한테 배우고, 자신만의 장류를 만들어 내길 바라고 있어요. 이런게 전통인 것 같고, 작게나마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인 것 같아요. 전통이 깃든 장류와 발효식품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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