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량 50% 줄고, 분구 현상 발생…“막막해”

▲ 청량문수산 양파 작목반 박동환씨가 수확할 수 없는 양파를 쳐다보면서 허탈해 하고 있다.
“중생종 다수확 종자라더니 수확이 안 되어서 1년 농사를 완전히 망쳤습니다. 수확도 안될 뿐더러, 수확된 것은 팔 수 조차 없는 상태라서 큰일 입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문수산양파작목반 반원들은 불량 양파 종자로 양파밭을 다 갈아엎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27일 찾은 현장에는 예정대로라면 이미 양파를 모두 수확한 후 땅을 갈고 있어야 하지만 양파밭은 썩어가는 양파들로만 가득 차 있다. 6명인 작목반원들의 양파 재배 면적을 합치면 1만5,000평으로 피해액도 수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이 이번에 심은 ‘황금마차’ 품종은 일본에서 수입된 것으로 S종묘회사가 판매했고, 판매상인 변 모씨의 추천을 받아 심었다. 또 구매량만 80캔 약 22만립으로 대부분 2,000~3,000평 정도씩 심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양파가 평당 2망 정도가 수확되는 것에 비춰볼 때 수확된 양파의 양은 평당 1망도 채 되지 않고, 분구까지 생겨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50%는 수확이 안됐고, 50%는 수확은 했지만 사가려는 사람이 없다.
 
작목반장인 박규암 농촌지도자울산광역시연합회장은 “농사를 지은 지 50년이 됐지만 종자 때문에 이런 적은 처음이다”면서 “올 해 양파작목반을 처음 꾸렸는데 이런일이 생기니 작목반원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또 “수확한 양파도 상태가 안 좋아 팔 수도 없고, 사가려는 사람도 없어 올 해 양파농사는 끝났다”고 한숨을 내 쉬었다. 실제로 한 작목반원의 경우 상인이 낮은 가격에 사간다고 해서 트럭에 실었지만 반품을 요청해 다시 내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고 한다. 문제는 농사 과정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작목반원들과 전국에 씨앗을 팔았고, 울산 지역에만 문제가 발생해 농사의 문제라는 변 모씨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변 모씨는 “그 품종을 전국적으로 판매를 했지만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고, 그 지역에서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농사 과정에서의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현재로서는 보상을 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종자의 문제가 입증이 되면 종묘회사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보상에 나설 생각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목반원들은 처음에는 페가수스나 수페리어를 원했지만 변 씨가 황금마차를 추천했고, 문제가 발생한 현장을 확인한 뒤에도 농사를 잘 못 지어서 그렇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다 적극적인 보상대책을 세우기는 커녕 오히려 법대로 하라는 등 큰소리를 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 역시 “나 혼자 이런 피해를 입었다면 말도 꺼내지 않았을 텐데 작목반원들이 같은 품종의 양파를 같은 조건으로 심어 같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종자에 문제가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서 “판매상과 종묘회사의, 잘못이고, 이에 상응하는 법적 보상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작목반 박재우씨는 “육묘에는 문제가 없었고 작목반원들은 종자 불량을 입증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목반원들은 농촌진흥청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해 종자 불량이 원인인지 조사를 할 예정이며, 때에 따라서는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비치고 있다.
한편 S종묘는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뚜렷한 입장 표명은 들을 수 없었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