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키워 건강한 유정란, 소비자들 마음 사로잡다

국내산 곡물과 유용미생물 등을 이용한 사료를 직접 제조해 닭에게 먹여 안전하고 건강한 유정란을 생산하는 여성농업인이 있어 화제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에 위치한 ‘아빠사랑팜’ 표성미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표 대표는 지난 2013년 천안으로 귀농한 귀농인이다. 그녀는 넓은 평지에 닭을 방사해 자연유정란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유정란은 ‘꼬꼬란’이라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꼬꼬란 한 알의 가격은 ‘800원’. 계란 한판으로 생각하면 24,000원이다. 계란값이 떨어진 요즘, 마트에서 한판에 5,000원 내외면 살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고가의 계란이다. 그럼에도 꼬꼬란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있어 아빠사랑팜의 회원이 아니면 구매하기 힘들 정도라고 표 대표는 말한다.

“겉보기에는 마트에서 파는 것과 똑같은 계란일지 몰라도 꼬꼬란, 이 한 알의 가치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자부합니다. 그만큼 건강한 계란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죠. 그리고 그 가치와 노력을 알아주는 소비자들이 꼬꼬란을 찾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꼬꼬란의 비법(?)은 아빠사랑팜 농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알 수 있다. 좁은 케이지가 아닌 넓은 평지에 사면이 모두 환기창으로 된 양계장에서 방사로 닭을 키우고 있다. 자연채광, 자연환기 등 자연에 근접한 환경을 제공해 건강하게 닭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양계장 안을 보면 바닥이 질퍽하지 않고 보슬보슬한 흙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양계장 안에 들어가도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았다. 이것은 미생물을 사료에 첨가해 주고, 양계장 바닥에 미생물을 뿌려준 역할이 크다고 표 대표는 설명한다.

특히 가장 큰 특징은 직접 배합한 사료에 있다. 쌀의 부산물인 청취, 싸라기, 미강을 비롯해 발효황토, 식용석회. 멸치, 들깨깻묵, 유용미생물 등 10여가지를 배합해 직접 사료를 만들어 먹이고 있는 것이다. 몇 배의 수고로움을 감수하며 사료를 직접 만드는 이유는 ‘non-GMO’ 사료를 만들기 위해서다.

“사료에 대부분 옥수수가 쓰이는데, 이 옥수수는 미국, 남미 등에서 수입해온 GMO 옥수수에요. 끝도 안 보이는 밭에 옥수수를 심고 쉽게 관리하기 위해 제초제, 살충제 범벅을 하는데, 이러한 약에 잘 견디게 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하는 것입니다. 또 이미 약에 범벅된 옥수수는 배를 타고 국내로 들어오기 위해 또 약처리를 하는 등 수많은 과정을 거치게 되죠. 이 옥수수가 사료에 쓰이고 이 사료를 먹은 가축을 우리가 먹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표 대표는 non-GMO 계란을 생산하기 위해 옥수수 대신 쌀 부산물을 이용해 사료를 만들고 있다.

또한 닭들과의 교감을 위해 직접 사료를 주고 알을 뺀다. 이에 아빠사랑팜에는 사료탱크를 비롯해 기계가 전혀 없다.

다소 번거로움이 있고, 힘이 들어도 6년 간 이러한 과정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믿어주는 소비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표 대표는 블로그 ‘꼬꼬맘의 귀농이야기’를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고 있는 것이다.

“인근 농장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걸려 우리 농장이 반경 500m 안에 들어가 닭을 모두 살처분해야 했어요. 다시 정상화해 계란을 생산하려면 시간이 걸리기에 회원들에게 회원비와 선불금 냈던 것을 환불해 줄테니 탈퇴의사를 밝혀달라고 했는데 160여명의 회원 중 7명만이 탈퇴를 했어요. 그리고 정상화될 때까지 9개월 동안 모두 기다려주셨죠. 심지어 닭이 없으면 먹고살기 힘들겠다고 선불금으로 10회분을 먼저 보내주는 고객들도 있었어요. 얼굴한번 본적 없는 저를 이렇게 까지 믿어줘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런 소비자들 때문에 힘들어도 그만둘 수가 없어요.”

표 대표는 계란 생산과 함께 지난해부터 농촌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닭모이 만들어주기, 달걀껍질을 이용한 밀싹화분 만들기, 첨가물 없는 건강마요네즈로 샌드위치 만들기, 에그트레이 만들기 등 다양한 농촌체험을 운영하며 체험객들이 점점 늘고 있다.

표 대표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닭들이 행복하게 건강한 계란을 생산하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거예요. 계란 한 알 속에 건강한 농업의 가치가 오롯이 담아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 꼬꼬란, 앞으로도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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