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평휴게소서 항의 집회…“국내 재배 농가 죽는다”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외국산 담배를 판매하자 잎담배 재배 농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연엽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 등 잎담배 재배 농민 200여명은 31일 경기 이천시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에서 집회를 열고 외국산 담배 판매를 금지하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내 휴게소 195곳중 경부고속도로 옥천 만남의광장 휴게소를 제외하고 외국산 담배를 판매하는 곳은 없었다.

하지만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가 지난달 29일, 평창휴게소가 지난달 30일 부로 외국산 담배 판매를 시작하자 농업인들은 외국산 담배 판매가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엽초조합 관계자는 “30여년 전 담배시장 개방 이래 외국 담배회사들은 국내에서 담배를 제조해 이익을 보면서도 국내산 잎담배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내 잎담배 생산 농민 10명 중 9명이 전직을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국산 담배가 휴게소에 들어오면 국산 담배 판매량 감소는 불 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외산 담배 판매 결사반대’, ‘잎담배 농민 다 죽는다’, ‘국산 잎 쓰지 않는 외국산 담배 판매가 웬 말이냐’라는 등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2시간여 동안 집회를 연 뒤 자진 해산했다.
휴게소 운영업체 측은 소비자 요구로 어쩔 수 없이 외국산 담배를 판매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덕평휴게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왜 외국산 담배는 팔지 않느냐며 항의하는 경우가 많아 외국산 담배를 판매하기로 한 것”이라며 “더구나 요즘엔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가 늘면서 이런 요구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농가의 우려는 이해하나 국산 담배로 판매되는 상품도 원료의 상당 부분은 수입된 것”이라며 “잎담배 재배농가를 위한다면 실질적 수매 안정화 방안을 요구해야지 판매 루트를 막아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는 방법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