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의 저하는 우리 사회를 급격한 고령화로 이끌고 있다. 미처 고령화 사회에 대한 준비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갑작스런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은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야기 시키고, 원만한 국가 성장 엔진의 가동에도 부하가 걸리고 있다.

도시의 고령화된 인적자원에 대한 논의가 이제 겨우 걸음마 수준에서 시작되고는 있지만, 농촌지역의 노인문제는 어느 측면에서는 거의 방치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초 고령화 사회에 이미 도달한 농촌에서 젊은이들의 웃음소리나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버렸다. 각종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과 외로움 같은 심리적 공황의 극복이 도시에 비해 사회적 안전판이 미비한 농촌노인문제의 화두이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합리적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국가적 책무지만, 전북도의 면 단위에서 시도하고 있는 마을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실버공동체 활동은 문제 해결의 한 방편으로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과거 농촌이나 도시의 경로당에서 소일거리는 TV보기, 화투치기나 바둑·장기두기 등의 신체소모성 잡기 위주였다. 이는 각 개인적 기호나 호·불호에 따라 공동체로서의 의식을 진작시키기 보다는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기가 십상이었다.

그러나 마을 전체의 고령자들이 경로당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식사를 함께 하면서 한 식구로서의 운명공동체를 시도하는 일은 분명 신선한 발상이다. 또한 관계기관은 새로운 실버문화를 육성하기 위한 각종 유익한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서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공동체를 정착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자녀들이 떠난 빈 둥지를 박차고 일어선 노인들 스스로가 제2의 인생을 즐기기 위해 새로운 소득사업을 기획해서 실행에 옮기고, 춤추며 노래하면서 활짝 웃을 때 농촌은 정말 살 맛 나는 삶의 터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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