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성가족재단, 결혼 주제 대화 남녀 모두 불편

민족의 대 명절인 추석이 지났다. 명절은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과 즐거움이 있지만 한편으론 성차별로 인해 남녀 모두가 불편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특히 여성이 명절 가사를 도맡는 현실에 대해 남녀 모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하 재단)이 추석을 맞아 추석에 흔히 겪는 성차별 언어와 남녀가 꼽은 성차별 행동을 발표했다. 재단은 재단 홈페이지를 통한 시민 참여 캠페인에서 1,170명의 시민에게 1,275건의 의견을 접수받아 국어·여성계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재단에 따르면, 명절 성차별을 조사한 결과 남녀 모두 여성만 상차림하며 가사를 도맡는 현실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페인에서 ‘명절에 성차별적인 언어나 행동(관행)을 듣거나 겪은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참가자 중 약 80% 이상이 성차별 언어나 행동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여성만 아니라 남성 응답률도 높아 남성 중 약 70%가 성차별 언어나 행동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명절 성차별 사례로 꼽은 것은 ‘명절에 여성만 하게 되는 상차림 등 가사분담’이었다. 전체 중 절반 이상인 53.3%를 차지했다.

이어 ▲성별 고정관념을 제시하는 ‘여자가~’, ‘남자가~’(9.7%) ▲결혼을 권유하거나 화제로 삼는 ‘결혼 간섭’(8.1%) ▲남성, 여성 따로 상을 차려 식사하는 ‘남녀 분리 식사’(5.4%) ▲여성이 배제되는 ‘제사문화’(4.6%) 등의 순이었다.

여성이 꼽은 1위도 역시 ‘가사분담(57.1%)’이었다. 할머니부터 손녀까지 여성만 부엌에 가있는 명절에 분노했다. 2위가 ‘결혼 간섭(8.9%)’, 3위가 ‘여자가, 남자가(7.9%)’, 4위가 ‘남녀 분리 식사(6.5%)’, 5위는 ‘외모 평가(4.7%)’였다.

남성이 꼽은 1위도 ‘가사분담(43.5%)’이었다. 여성만 집안일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과 함께 남성도 함께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개선하고 싶어 했다. 2위는 ‘여자가, 남자가(14.4%)’, 3위는 ‘남성 부담(13.3%)’이었다. 남성에게만 지워지는 집, 연봉 등의 금전 부담과 특히 명절에 힘쓰는 일, 운전, 벌초 등을 모두 남자가 해야 한다는 것에도 불편함을 드러냈다. 4위는 ‘결혼간섭(6.1%)’, 5위는 ‘제사문화(4.7%)’로 여성과 남성 모두가 겪는 성차별 사례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재단 관계자는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절에 성차별적인 언어나 행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친척들과 대화할 땐 결혼과 관련된 주제는 피하며, 시가만 우선 방문하기보단 시가와 처가를 번갈아 방문하며, 운전과 힘쓰는 일은 남자가 잘하고 혼자 해여 한다는 생각도 버리는 것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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