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김입분씨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서 농사를 짓는 김입분씨는 지역에서 ‘김이뿐’으로 통한다.

그녀는 곱상한 외모에, 차분한 성격으로 마을 사람들은 ‘이뿐이 언니’나 ‘이뿐씨’로 부른다. 4년전 농사를 시작한 그녀는 그동안 고구마와 돼지감자도 키웠고, 콩 농사도 지었다. 또 최근에는 화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꽃을 키우고 있다.

인터뷰를 청했을 땐 “농사라고 말할 것도 없다”면서 손사래를 치는 그녀는 “더 훌륭한 분을 인터뷰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 역시 지역에서는 훌륭한 여성농업인으로 통한다.

그녀의 말대로 대농도 아니고, 특별한 작물을 내놓는 것도 아니지만 그녀는 토종작물과 흙 살리기에 전문가 못지않은 관심과 지식을 자랑한다.

“저는 농사를 통해서 인생공부를 한다고 생각해요. 고라니나 멧돼지가 돼지감자를 다 퍼먹을 땐 쟤들도 얼마나 배고팠을까 싶고, 난방없이 겨울을 나는 화초들을 보면 생명이라는 것이 참 신비하면서도 귀한것이라는 것을 요즘 배우는 것 같아요.”

은행원이었던 남편 덕에 가족들과 따뜻한 생활을 했던 그녀는 그러나 남편이 은행을 그만두고 시작한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서 당장 오갈 곳 없는 신세를 겪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도 그녀의 긍정적인 생각은 지금까지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10여년전 서울에서 분식집을 운영할 때는 동네에서 ‘퍼주기 대장’으로 통했고, 유력 일간지에 선행이 소개되기도 한 에피소드가 있다.

“아이들도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고, 제가 지금 키우는 화초들도 소중한 자산이에요. 비록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있지는 못하지만 건강하게 크는 화초들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또 아이들이나 화초들이나 토대가 튼튼해야 잘 크잖아요. 아이들에게는 부모와 가족이 토대이고, 화초에는 건강한 자연과 흙이 토대가 되겠지요.”

그래서일까 그녀는 자신의 화초와 토종씨앗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는데 지인들에 따르면 모두 시중에서는 구하기 힘든 작물이라고 한다.

마을의 한 이웃은 넉넉하지 않은 생활에도 늘 나누고 웃으면서 생활하는 그녀를 보면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전하기도 했다.

“제가 퍼주기 대장이잖아요.(웃음) 나이가 60살이 넘고 이런저런 일을 겪다보니 다 내 것이 될 수는 없는 것이 삶인 것 같아요. 움켜 쥔다고 해서 다 내 것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화초도 좋은 환경에서 더 잘 키울 수 있는 사람이 키우면 좋잖아요. 내려놓을 것도 많이 없지만 내려놓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그녀는 앞으로도 농사를 통해 더 많이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또 기회가 되면 더 좋은 환경에서 농사를 짓고 싶다.

“저는 신문에 나올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찾아와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은 건 우리가 자연에서 배울것이 너무 많다는 거에요. 우리 자연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농산물 많이 드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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