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 폐경기 후 호르몬 변화가 원인

손목 저림 증상이 있는 ‘손목터널증후군’이 5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 진단명으로 ‘손목터널증후군’ 질환을 진료 받은 환자는 지난 2013년 16만7천명에서 2017년 18만명으로 7.4% 증가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3.19배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수손목부위의 뼈와 인대로 이루어지는 수근관(손목터널)에서 여러 원인으로 정중신경(팔의 말초신경 중 하나로 일부 손바닥의 감각과 손목, 손의 운동기능 담당)이 압박돼 발생하는 압박성 신경병증이다.

2017년 기준으로 연령대별 성별 진료인원 현황을 살펴보면, 50대(6만8천 명, 37.8%)가 가장 많았고, 60대(3만7천명, 20.4%), 40대(3만1천명, 17.5%) 순이었으며, 중장년층(40대~60대)의 진료인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여성이 5만6천명으로 같은 연령대 남성 1만1천명보다 5배 더 많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이상윤 교수는 50대 여성 환자가 가장 많은 이유에 대해 “중년여성에서 호발하는 이유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무리한 가사노동이나 폐경기 후의 호르몬 변화가 일부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한창 활동량이 많을 시기이면서 이전부터 축적된 퇴행성 변화가 일반적으로 중년부터 나타나는 것 또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목터널증후군’ 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 시 문제에 대해 이 교수는 “정중신경이 장기간 눌려 있을 경우, 신경이 관할하는 근육의 위축이 오며 신경손상 또한 발생할 수 있다”면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초기에는 간단한 감압술로 해결할 수 있으나 근위축이 올 정도로 장기간 방치 시 근·건 인대 이전술이 필요할 수 있는 등 수술도 커지고 예후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또 “이미 손상된 신경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며 “수개월 간의 보존 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의사의 조기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2013년~2017년 까지 ‘손목터널증후군’ 진료인원을 월별로 살펴보면, 연도별 월별에 진료인원이 차이가 있으나, 평균(2013년~2017년) 진료인원이 다른 계절에 비해 추운 겨울(12월)에 연도별 가장 많은 진료인원이 발생했다.

이상윤 교수는 겨울철 환자가 가장 많은 이유에 대해 “날씨가 추워지면 수근관 내 구조물, 주변 연부조직들의 위축이 발생할 수 있으며 혈액순환 또한 원활하지 않아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며 “활동량 또한 감소하기 때문에 더더욱 환자분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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