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도 성차별 문제 관심 높아…젠더 이슈의 대중화


 
국내 20대 여성 2명 중 1명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사회의 성평등 현안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대 여성 10명 중 5명, 20대 남성 10명 중 1명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 인식하고 있었다. 최근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페미니즘 운동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정체성으로 확장돼 나타날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상당한 비율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투운동 지지도는 20대 여성과 남성 모두 감소하긴 했으나, 여성은 7월 88.8%, 11월 80.2%로, 10명 중 8명 정도의 고정된 지지층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역시 7월 56.5%, 11월 43.6%로, 10명 중 5명은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 비해 지지율이 낮고 하락폭은 조금 더 크지만 20대 남성 중 절반가량이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것은 미투운동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크게 확보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대 여성 10명 중 8명(79.4%), 20대 남성 중 7명(68.2%)이 우리사회 성차별 문제에 대해 ‘관심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여성 10명 중 7명, 남성 10명 중 3명은 일상생활에서 여성 대상 고정관념 및 차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고, 우리사회의 여성혐오를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에서의 성별 고정관념, 성차별, 여성혐오 등에 대한 20대 여성들의 민감성은 높았고, 일부 남성들도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었다. 20대 남성 45%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 판결를 반대하고, 낙태죄 폐지를 지지하고 있었다. 이는 20대 남성들 중에도 우리사회의 성불평등 문제에 공감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권인숙 원장은 “7월과 11월 두 번의 조사를 통해 50% 정도의 20대 여성 뿐만 아니라 10%의 남성이 페미니스트로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남성·여성 모두 성차별 이슈에 대한 높은 관심도는 젠더 이슈가 한국사회의 메인 이슈로서 보편화·대중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권 원장은 “각종 젠더 이슈에 분명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크고, 7월에 비해 11월의 조사결과 남성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어 이 의미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이슈에 따라 30~40% 남성들은 성차별 문제의 심각성에 동의하고 성평등 의제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의 성불평등 문제를 풀어나갈 중심 동력으로서의 20대 여성과 남성에 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이에 “향후 20대의 의식과 정책수요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실질적인 성평등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페미니스트란 ‘페미니즘을 주장하거나 따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페미니즘’이란 모든 차별을 부정하며 성평등을 지지하는 믿음에 근거를 두고, 불평등하게 부여된 여성의 지위, 역할에 변화를 일으키려는 여성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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