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한솔농장’ 김경자 대표


“한 겨울 한파에서도 파릇하게 자라는 채소를 보면서 곧장 남편을 설득해서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농사 경험은커녕 그 흔한 삽질한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지만 한겨울 추위도 이겨내는 채소는 새로운 희망을 꿈꾸기에 충분했습니다.”
멋들어진 직장생활을 하던 남편을 꼬드겨(?) 농사꾼으로 인생2막 도전장을 내민 한솔농장 김경자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용인에서 청경채 첫 재배…쏠쏠한 수입 올리며 승승장구

김 대표는 지난 1993년 무작정 귀농을 결심하고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에 터를 잡았다. 귀농 이후 내리 2년간 죽을 썼다. 농사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버는 돈은 한 푼 없고 적자 삶이 지속됐다.

귀농 의지가 꺾일 무렵 김 대표에게 기회가 왔다. 당시에는 생소했던 청경채를 용인시에서 최초로 재배에 나선 것이다. 모종 포트에 씨앗을 심는 재배법을 시도해 그해 김 대표는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특히 도시에서 한량 삶이나 즐기러 왔나보다 했던 주변 농업인들도 청경채 재배로 승승장구를 하는 김 대표를 달리 보기 시작했다. 김 대표의 농장은 청경재 재배법을 알려달라는 농업인들로 넘쳐났다.

김 대표는 현재 용인시 모현면 일대에서 시설채소 7천평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다. 신선채소 이다 보니 매일 수확하고 포장, 배송하는 인력이 필요해 상주 직원만 7명에 달한다. 김 대표가 생산한 신선채소는 전량 용인시 관내 6개 이마트에 납품되고 있다. 소량의 물량은 모현농협 로컬매장에 납품되고 있다.

이마트에 전량 납품…탄탄한 판로 구축

당초 김 대표도 도·소매 구분 없이 생산된 농산물을 판매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관내 이마트와 연결돼 탄탄한 판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김 대표는 “용인시에서 특별하게 농사짓는 9명의 농업인들이 뭉쳐 ‘아홉 색깔 무지개 농부’를 결성하고 꾸러미사업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작지만 성과라도 낼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주문 수량이 소량이고 주문 패턴이 일정하지 못하다 보니 수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해 고민이 깊던 찰나에 이마트에서 채소를 전량 납품해달라는 요청받으면서 활기를 띄게 됐다”고 말했다.

순탄할 것 같던 김 대표의 귀농생활은 남편이 버섯 재배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또다시 힘든 여정을 보내게 됐다. 신선채소 농사로 기세등등해진 남편이 어느 날 느타리버섯 재배에 뛰어든 것이다.
밤낮없이 열과 성을 다했지만 생산된 느타리버섯은 불량률이 너무 높았다. 원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했지만 허사였다.

그나마 신선채소는 계속 유지되고 있어 버틸 수 있었지만 느타리버섯 재배로 그간 쌓았던 공든 탑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어 과감하게 버섯농사는 포기하고 신선채소 재배에 전력을 쏟았다.

큰 딸이 영농후계자로 나서… 홍보·마케팅 분야 강화 계획

김 대표는 최근 또다시 큰 결심을 했다. 큰 딸 노한라 씨를 후계자로 설득해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시킨 것이다. 땀 흘리며 농사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김 대표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홍보와 마케팅 분야를 큰딸이 도맡아 주기를 바라고 있다.

김 대표는 “농사 잘 짓고 제값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된 농산물을 어떻게 홍보하고 소비자들과 소통을 강화해 가느냐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큰딸이 충분히 공감하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 향후 졸업하고 현장에 복귀한다면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모현채소작목반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용인시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지켜 나가기 위해 품질 관리 만큼은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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