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대한 많은 관심이 필요해요”

“1986년 아시안게임때 부터 꽃농사를 했으니 30년도 훨씬 넘었네요.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는데 그래도 잘 넘기고 여기까지 와 있네요.”

경기도 평택시 다란농원 김복순 대표는 초화농사로 시작해 심비디움을 거쳐 지금은 호접란을 재배하는 화훼전문가다.

“김영란법의 영향도 남아있고, 경기가 안 좋아 꽃소비가 늘어나지를 않고 있어요. 꽃값은 예년 수준을 찾아가는 것 같은데 소비가 없으니 큰 일이네요. 지금 상황에서는 어느 농사를 지었어도 마찬가지겠지만 농업인들은 마음을 다잡고 농사지어야 해요.”

20~30년 동안 꽃농사 짓는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왔는데 이제는 나이도 들고, 힘도 부치면서 마음을 많이 내려놓은 그녀다. 그동안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품종등록도 해봤고, 아직도 시도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농사다.

특히 올해는 학생들의 졸업식이 1월달에 많이 열리면서 화훼농가들이 시기를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연말·연초 인사철에 주고받는 꽃 수요도 사라져 농가들의 고민은 커져가고 있다.

“호접란 농가는 많이 줄었어요. 채소나 다른 작물로 전환한 사람들도 많고요. 꽃값도 30년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같은데 농사를 포기하는 것도 이해가 될 정도에요. 호접란은 2~3년은 키워야 출하를 할 수 있는데 우리는 온실 한 동을 비워놨어요. 적게 키우고, 적게 팔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녀는 지금은 뾰족한 수가 없다고 한다. 몇 년 전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로 물량을 줄이고, 생산비를 줄여서 버티고 있다. 호접란도 겨울에 난방비가 많이 들어가는데 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소비가 되지 않으면 더 큰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꽃이 경조사나 졸업·인사철처럼 1회성 소비가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이나 네덜란드 같은 화훼선진국이 꽃 용도의 70% 이상을 가정이나 사무실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꽃을 멀리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거에요.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꽃을 즐겨하는 성향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또 갑작스럽게 경제성장이 되다보니 꽃을 보면서 여유를 즐기는 문화도 많이 없었던 것 같고요. 그런데 하루를 피든, 100일을 피든 꽃들이 피어있는 동안 즐겁고, 행복하면 그걸로 값을 다 한거에요. 꽃값을 들이는게 아깝다는 분도 많으신데 꽃이 보여주는 여유와 즐거움이 있으니 그렇게 생각안하셔도 되요. 올해는 꽃을 보면서 꽃만큼 아름다운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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