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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대통령 직속’ 될까
2019년 05월 10일 (금) 14:33:31 유영선 기자 .


“2002년 당시 역삼동에 사무실을 뒀는데, 지금은 광화문에 뒀습니다. 그것만 다릅니다.”
농특위 출범에 날을 세운 시선이 많다. 그동안 정부의 각종 위원회 운영을 답습하는 준비 행태 지적부터, 농민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미흡하다는 농민단체들의 잇단 성명 발표도 눈에 걸린다. 자문역할인 만큼 대통령에게 무게감있게 접근하는 정무적 비중도 있어야 하고, 농식품부의 현실적 농정과 이질감없이 섞이면서 방향 감각을 잃지 않는, 분명한 색깔의 패러다임도 구축해야 한다는 게, 농특위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요구이다.

‘비공개·불통’의 농특위 설치 준비

농특위는 일단 위촉위원 선정과정이나 계획된 일정부터 지적대상이 됐다. 올초부터 준비에 착수한 농특위 T/F는 당초 2월말쯤 위원장과 위촉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대상 의제를 논의한다는 방침이었다. 결국 4월 25일 출범일에 맞춰 위촉위원이 발표됐고, 시작부터 의제를 다뤄야할 한정된 시간에 상견례를 가졌다.

농특위 준비와 관련, 농민단체들은 줄기차게 공개된 인선과 의제선정을 요구했다. 농특위 자체가 ‘농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현장의 얘기’를 대통령에게 전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기구 설립 과정 자체를 공개해야 한다는게 농민단체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농특위 T/F는 위원회 특성이 대통령 직속이기 때문에 모든 결정은 BH(청와대)에서 진행하고, T/F에서는 법률에 근거한 행정·회계를 지원하는 역할만 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결국 인사검증을 이유로 위촉위원 인선이 늦어졌고, BH에서 다루는 문제란 이유로 비밀리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농민단체들은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 등의 참여를 배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인선 주최측은 농정의 현장을 담당하는 협동조합장들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며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위원장과 사무국장의 상근직화, 민간중심의 사무국 구성 등을 요구했으나, 이 또한 막힌 의견이 됐다. 위원장.사무국장 비상근직이고, 20여명의 사무국 직원 또한 농식품부 해수부 농진청 산림청 등에서 외부 파견 형태로 차출된 공무원들이고, 전문임기제로 3명만 민간 채용키로 했다.

 “반쪽짜리 농특위 출발”


농특위 본회의 구성은 위원장 포함 30인 이내 위원으로 짤 수 있다. 그러나 28명으로 닻을 올렸다. 예정대로라면 30명을 채울 계획이었다. 배석 될 것으로 예상했던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2석이 빠진 상태로 운영에 들어간 것이라는 전언이다.

농특위 측은 BH에서 결정한 일이기 때문에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인사검증 문제와 농특위의 방향성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불참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한농연은 성명을 통해 “(위촉위원에) 현장 전문가는 포함되지 않아 농정 전반을 고르게 다룰 수 있을지 걱정이 따르고, 여기에 학계 또한 농어업 정책과 무관한 인사가 다수 포함돼 위원 선정 기준 및 절차에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전농은 농특위 출범 이전 이미 성명을 내어 “농정개혁이라는 과업을 수행하기 부적절한 인사들이 다수 인선돼 있고, 사무국 또한 개혁 대상인 관료 공무원 중심으로 구성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전농은 이때, “농민단체들의 의견수렴없이 이대로 농특위가 출범할 경우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었고, 실제 농특위를 부정하고 나섰다.

이들 주요 농민단체들이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농특위는 농업계의 모든 의견을 수렴한 대통령 자문기구로서의 무게감이 약하게 됐다.

 과거 실패한 농특위 ‘데자뷔’ 우려

2002년 김대중정부에 처음 생긴 농특위는 설립 당시, ‘획기적인 농촌회생대책’이란 높은 기대에도 불구, 대통령과 농민들간 교량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실패론’이 일반적인 평가다. 2003년 노무현정부가 들어설 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농특위를 그대로 받아들일지, 논쟁이 있었다. 관련법률상 2004년까지 농특위 운영기간을 두고 있지만, 인수위의 의지에 따라 흑백이 갈릴 상황이었다.

이때에도 전농과 한농연등 농민단체들의 탈퇴로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 기획예산처 등 행정 실권을 쥐고 있는 부처의 반발 등에 의해 유명무실하게 좌초 위기를 걷게 됐다.

협동조합 개혁, 추곡수매제, 쌀직불제 등 농정현안이 터질 때마다 농특위의 기능과 역할은 한계를 맞았고, 농어촌중장기대책 또한 ‘찻잔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는 소소한 현상으로 사라졌다. DDA, FTA 등 농특위가 발동하게 된 주요 현안들에 대해서도 아무런 역할 없이 시나브로 없어졌다. 대통령에게 자문역할을 해야 할 위치에서 국무조정실 자료 제공, 국회 농해수위 자료제공 등으로 본래의 취지가 퇴색했다.

이번 농특위도 활동 기간이 5년으로 정해졌다. 3년 남짓 문재인대통령 임기를 감안하면, 올해와 내년 2년의 정상 운영기간이 부여된 셈이다. 박진도 위원장의 임기 또한 2년 단임이다. 박 위원장은 “2년간 농특위는 농어업 농어촌의 발전방향과 그 실천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농어민·농어업·농어촌 3농을 국민 모두의 의제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농특위가 현안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기간과 예산의 한계를 인정했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자칫 과거의 농특위와 비슷한 절차를 밟지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현 단계에서 대통령이 각 부처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개혁의제를 실천해 나갈 의지가 없다면, 말그대로 ‘끈떨어진 연’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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