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고향은 전북 장수이다. 어린 시절을 농촌에서 중학교까지 보냈기 때문에 농촌에 대한 멋진 추억도 많다. 내가 알던 농촌의 4월은 농번기가 시작되면서 논밭에 축분 냄새가 가득했다. 이 또한 봄이 오는 냄새였던 걸로 기억한다. 봄 들판은 봄 향기보다 비료용으로 살포한 축분 냄새에 인상을 쓰며 불만을 토로했던 기억이 난다. 이때 마을 어른들께서는 이게 돈의 냄새라며 안위하던 모습들이 떠오른다.

최근 양계 농장들의 계분 처리 문제 때문에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 30년 전만 해도 과거에는 소, 돼지, 닭 축분은 비료적 가치가 높아 농번기에 꾀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돈을 주고 계분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고 이마저도 처리가 어려워 웃돈까지 요구하는 처리업체의 횡포에 당황스런 모습들로 대책들이 부산하다.

올해부터는 부숙이 되지 않는 퇴비나 액비를 농경지에 살포하면 과태료가 부과되며 단속도 강화된다고 한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을 구현하고자 정부의 정책과 진정한 축산인이라면 깨끗한 환경과 오염되지 않은 지구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육계 농가들의 계분 처리 시스템은 업계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두의 지혜와 해결책 절실해진다.

첫째, 양계농장은 이제 부터라도 농장 내 일정 공간의 퇴비 저장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양계장 계사 건축 시 허가 사항이지만 계분 처리 업체와 계약이 되어 있으면 면제되었기에 대부분 농장들은 계분 건조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계분을 신속히 처리하고 싶어도 처리업체 눈치만 봐야 하고 웃돈을 주면서 처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악화되고 있다.

계분 처리 비용의 상승원인은 2014년 개정된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지침인 원료의 50% 범위 내 음식물 처리물을 사용가능하도록 하고 국가 보조금 지원이 계분 처리보다 음식물 처리 보조금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이 가축분뇨 및 축산 부산물의 자원화 촉진과 토양 환경의 오염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지만 스스로 계분처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육계인들 모두가 인지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농장 내 계분 건조장을 설치하여 축분을 충분히 발효 처리하여 수요와 공급의 타임을 컨트롤하고 사육기간 사계처리를 병행하여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둘째, 정부의 계분 처리 방법과 포괄적 행정적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 구현과 자연 순환농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가축분뇨의 해양배출을 금지하고 각종 환경 규제와 축분 자원화 시설을 확충하여 고품질의 퇴비 액비 유통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양돈, 산란계 중심의 축분 처리에는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육계 농장에 대한 조치는 무방비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양돈과 산란계 대한 축산분뇨처리는 지속적으로 정책 자금을 통해 해결을 모색해 왔다.

 하지만 주도적이지 못한 계분처리 문제가 이제 비용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지역적이나, 광역적으로 육계 계분 처리를 할 수 있는 지원정책을 강구하여 우수한 유기질 비료를 생산하게 하여 토양에 돌아가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셋째, 양계인 스스로 비용을 절감하면서 효율적인 계분처리 문제를 위한 방법들도 연구되어 표준화가 필요하다.

육계 사육 시 계분을 재활용하면 좋은 유기질 비료가 될 수 있다. 1회 왕겨를 사용하면 계분적인 가치가 떨어져 처리업체가 수거를 해가지 않아 어려움이 있는데, 연속사육 방법도 연구되어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 경우 3년 정도 재활용하여 사용하는데 처리 절차와 발효처리 방법을 통해 숙성하면 계사 내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으므로 하우스 키퍼 보급 및 처리방법, 암모니아를 통제하는 깔짚 처리제 PLT 사용방법, 계분을 모아서 숙성 시키는 기계화 작업이 가능하도록 양계 설비 보급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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