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림(전라북도 완주시 생활개선회)


농촌생활에서 가장 힘들고 도시로 나가려고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아이들 교육인 것 같다.
10년 전에 전주 근교의 소도시에 살던 우리는 대둔산이 가까워지는 더 작은 시골로 귀농했다. 그 때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라 그렇게 큰 어려움이 없었다. 도시에 살때는 교육에 대한 치맛바람이 거셌다.

하지만 귀농을 하면서 그런 마음가짐을 하나씩 버리게 됐고 인성에 중점을 두는 교육으로 바뀌게 됐다. 그러나 아이들이 중,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는 대부분의 시골살림처럼 사교육은 뒷전이라도 교통이 힘들어 도시와 시골 두 집 살림을 하게 된다.

우리도 여느 부모들처럼 처음엔 그리 하려고 했다. 하지만 워낙 큰살림이라 시골 생활을 버릴 수도 없었고 한창 사춘기에 들어있는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도시에 따로 내보내는 것이 선뜻 내키지 않았다.

지금 살고 있는 완주시 화전면에서 전주 시내까지 한번에 가는 직행버스만 있어도 안심이 될 텐데 하는 바람이 컸다. 중학생들은 오후 5시30분이면 수업이 끝나는데 하루에 두세 번 있는 공용버스는 한 두 시간은 기다려야한다. 이 시간 동안 아이들이 시간을 보낼 곳은 대부분 PC방과 만화방 밖에 없다.

그래서 택한 방법은 세 명의 아이들을 새벽마다 1시간30분 거리의 학교에 등교시키고 저녁에도 데려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지치기도 했다. 학교 앞에서 하숙을 시킬까 고시원에 넣을까 고민도 많았지만 옛날 부모들이 그랬듯이 내 자식이라 그런지 힘이 나온다. 그러기를 2년째에 접어들고 우리 집의 하루 일과는 모두 아이들 등하교에 맞추어 이루어지고 이제는 이런 시간들을 소중한 추억으로 가꾸어 가고 있다.

농촌 교육의 또 다른 문제는 우선 아이들과 대화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바빠 대화할 시간이 없는 도시하고는 반대로 농촌에서는 오히려 부모가 너무 바쁘다. 특히 요즘 농촌은 사시사철 농사가 가능한 비닐하우스 재배를 하는데 거의 하루를 보낸다.

또 매년 오르는 등록금 때문에 농사를 큰 규모로 하지 않으면 아이들 대학 학비도 마련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에 농촌의 부모들은 모든 시간을 농사일에 투자한다. 밤낮없이 일을 하다 보면 부모들의 여유시간은 밤 11시를 넘기기 일쑤다.

농촌에서 자녀와의 대화는 사치다. 농촌 생활과 농촌에서의 아이들 교육이 더욱 풍요롭고 안정되려면 정부에서 농촌지역 학교에 많은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 10월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발의한 농촌 학교에 통학버스 운영, 마을공부방 설치 지원을 법으로 명시한 농어촌 교육지원 특별법 법안이 자동으로 폐기된 사례가 있다. 정부의 농촌 교육에 대한 무관심이 안타깝다.

이밖에도 최근에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지난 해 서울 지역 학생 1명에게 들어간 월평균 사교육비는 28만4000원으로 농촌지역의 12만1000원에 비해 2.3배나 높게 나타났다.

아이들 교육도 소득수준이나 지역, 계층에 따른 격차 확대 속에서 양분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용성을 위주로 공교육 수준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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