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농산물이 국내 농산물 수급에 끼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농가들은 ‘안방’을 내주지나 않을까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옥수수, 콩 등의 수입을 중국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최정섭)은 최근 ‘중국의 농산물 수급 중장기 전망’이란 보고서를 발표, 중국산 농산물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농업에 대한 전망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농산물의 수입액 비중은 1995년 전체 농산물 수입의 7.3%를 차지했으며 10년이 지난 2005년에는 전체의 23.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수입된 고추, 마늘, 파 같은 양념채소와 팥, 들깨, 배추, 배추김치 등은 100% 중국산이고 땅콩, 당근, 양파, 생강 등도 90% 이상이 중국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2004년 중국 내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수입이 27% 감소했다가 이듬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중국의 수급상황에 따라 국내 농산물시장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국내농업 보호와 안정적 농산물 수급을 위해서는 중국 농정이나 수급전망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와 분석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원 어명근 박사는 “중국 작황과 수급상황에 따라 옥수수와 대두, 양념채소는 이미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의 위생여건 개선과 자유무역협정 협상 등에 따라 과일, 육류까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 박사는 특히 옥수수와 대두의 국제가격 상승을 전망하면서 “이들 작물의 소비가 늘고 수입량이 늘어나면 높은 가격에도 중국산을 수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입선의 다양화를 강조했다.
사과, 배, 감귤 같은 과일 수급도 머잖아 중국산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과일 수출량은 지난해에 사과 82만톤, 감귤 43만톤, 배 37만톤, 포도 3만5천톤에 달하고 있다”며 “저가의 중국산 과일 수입이 늘면 국내 과수농가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중국이 세계적으로 비교우위에 있는 배추, 무, 고추, 마늘, 양파 등의 채소와 양자강 중·하류 지역에서 재배가 늘고 있는 중·단립종 쌀, 위생검역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쇠고기도 위협 품목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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