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채소의 전문가 되고 싶어”

  
 
  
 
어떤 계기로 채소 농사를 하게 됐습니까?
대학 졸업하고 원양어선을 탔습니다. 총 4년간 배를 탔었는데 2년째 되던 해에 아내와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2년을 배를 더 탔는데 건강이 굉장히 안 좋았습니다. 평소 간경화에 혈압도 240을 웃돌아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에서 장기간 불규칙한 어선 생활을 했던 것이 화가 됐습니다. 귀국한 후에 유기농 채소로 만든 녹즙과 생식 위주의 식이요법을 아는 분이 권해서 먹었습니다. 석달 만에 혈압이 정상치로 돌아왔고 운동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것을 계기로 배를 타며 모은 돈을 5000만 원을 고스란히 투자해서 1500평 농지에 하우스 시설을 짓고 유기농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귀농을 반대해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지금은 아내도 열심히 농장일을 돕고 있습니다.

채소 농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때는 언제였습니까?
가장 어려웠던 때는 농사초기였습니다. 농사라고는 어린 시절 어깨너머로 본 것이 전부라 막막했습니다. 1990년 1500평의 농지에 하우스 시설을 짓고 유기농 채소 재배를 시작했는데 5년 동안은 실패만 했습니다. 투자한 5000만 원도 모자라 2억의 빚을 졌습니다. 유기농법 관련 서적 몇 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습니다. 5년 동안 건강도 못 챙기며 막연히 시작한 유기농 사업이 번번이 빚더미를 만들었지요. 그때의 실패가 지금의 저와 천지원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값 비싼 공부를 톡톡히 했습니다. 누구나 그런 고난 속에서 겸손을 배우고 조금씩 성공해 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만큼 농장을 이룬 대표님만의 노하우가 있습니까?
먼저 벤처농업대학, 전북대 농업개발대학원, 전북농민교육원 등 수많은 교육과 유기농 서적을 읽었습니다. 친환경 농산물 유통관리사 자격증과 국제유기조사 자격증도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4년을 재배 기술에 투자하고 나니 서서히 주위에서 인정해주기 시작했습니다. 또 때마침 웰빙 바람이 확산되면서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유행했던 게 수경재배 채소였습니다. 그 덕분에 사람들의 인식이 차츰 식품안전성과 기능성 채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판로 개척이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지금은 전국의 롯데마트와 농협에 납품 중이며 학교급식과 직영점을 운영해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갈수록 환경은 오염되고 우리의 먹을거리는 위협받고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은 이미 친환경 농산물이 대세인 만큼 식품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기농법이 손도 많이 가고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고 먹을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많은 농업인들이 유기농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농산물 수입이 개방되고 경작지도 감소되는 등 우리의 농업은 위기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농업인들은 단순히 농산물을 팔아 이득을 남긴다는 생각보다 인간 삶의 근원이 되는 생태환경을 지속적으로 보존하고 화학합성물질 등으로부터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또 소비자들은 우리 농산물 믿고 많이 애용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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