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으로 키운 친환경 풋고추, 소비자 입맛에 딱맞아!

  
 
  
 
충남 공주시 신풍면 양지농장(대표 유충조)에는 아침 6시가 되면 성장음악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이 음악은 9시까지 3시간 동안 풋고추들에게는 성장요소로, 진디물이나 벌레들에게는 공포로 전해진다. 양지농장의 ‘그린 풋고추’가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매일 아침 성장음악을 듣는 풋고추들은 이도 부족한 듯 계피, 당귀, 감초가 들어간 한방 비료를 먹는다.

마치 현대인들이 건강관리를 위해 명상을 하고 보약을 먹는 것처럼 양지농장의 고추들은 좋은 값을 받기 위해 음악을 듣고, 한방 비료를 섭취한다. 이보다 더 어떻게 정성을 들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유충조 대표는 “농사를 지으려면 우선 작물의 뿌리가 박혀있는 토양부터 제대로 관리를 해야한다”면서 “좋은 토양에서 자란 양지농장 풋고추들은 모양부터 다르다”고 슬쩍 자랑을 늘어 놓는다. 이처럼 창의적인 사고로 선진농업을 해 나가고 있는 양지농장을 찾아 비결을 들어봤다.


좋은 땅에서 좋은 고추 탄생

양지농장은 왕겨훈탄, 게르마늄 그리고 한방 비료로 토양을 관리하고 있다. 좋은 땅에서 좋은 고추가 생산된다는 유충조 대표의 신념 때문이다.
“우리 땅에는 지렁이를 비롯해 생물, 미생물들이 많이 퍼져있습니다. 그만큼 땅이 좋다는 얘기죠. 화학비료를 많이 쓴 땅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죠.”

계피, 감초, 당귀 등을 재료로 적당히 배합한 한방비료는 유충조 대표가 직접 만들어낸 작품으로 양지농장 토양관리의 핵심이다. 천혜녹즙과 목초액 키토산과 유산균도 주기적으로 뿌려주고 있어 일반 풋고추에 비해 맛과 모양이 뛰어나다. 1998년에는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저농약 품질인증을 받았다.

이 같은 새로운 시도는 양지농장의 풋고추가 맛과 향은 물론이고 영양만점의 친환경 고추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서 성과를 볼 수 있다. 양지농장에서 생산된 풋고추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시장에 내놓기 무섭게 구매자들이 양지농장 그린고추, 그린오이가 적힌 박스 겉만 보고 사간다. 10kg 당 가격이 일반 풋고추보다 1만원, 2만원 더 비싼데도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조상들의 지혜가 어우러진 ‘성장음악’

양지농장 풋고추의 또 다른 인기비결은 매일 아침 6시부터 9시까지 들려주는 ‘성장음악’이다. 유충조 대표에 따르면 식물에게 들려주는 음악은 조상들의 지혜가 녹아들어 있다고 한다.

“옛날 조상들은 농사를 지을 때 ‘만물’이라고 해서 논이고 밭이고 풍물을 쳤습니다. 그 풍물소리에 벌레들은 달아나고, 또 터져죽곤 했습니다. 지금은 그 역할을 성장음악으로 대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농촌진흥청의 이한주 박사팀의 시범사업에 선정돼 시작한 성장음악 생육은 병충해 방재 효과도 20%이상 거두고 있다고 한다.

“처음 시범사업을 펼칠 때는 왜 풋고추에 음악을 틀어줘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교재도 사고, 자문도 구하면서 공부해보니 성장음악으로 병충해에 대한 농작물의 내성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게 바로 조상들의 지혜구나 싶었습니다.”

시설 구축에도 소홀함 없어

양지농장의 연동식 하우스는 벌써 15년째 아무 이상 없이 사용하고 있다. 유충조 대표가 실패를 거듭하면서 중부지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 하우스가 벌써 15년이 됐습니다. 오래전에 일본으로 선진농업을 견학하러 갔는데 그 때 눈여겨 보고 제가 도입을 했습니다. 시설투자비도 비싸고, 우리나라 기후와 토양에 맞지 않는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농촌진흥청 박사 등 최고 전문가들과 하우스를 세우고, 최고급 필름만을 쓴 결과 4년전 폭설에도 양지농장의 하우스만 무너지지 않았다.

유충조 대표가 두툼한 손으로 가리킨 지붕은 조금 뾰족하게 만들어져 폭설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설계가 돼 있었다.

진짜 비결은 바로 ‘정성’

“우리농장 풋고추가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것은 앞서 말한대로 한방비료나 성장음악의 효과가 큽니다. 그러나 그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지농장에서는 7월말까지는 고추를 하고 이후에는 오이를 수확한다. 농장의 연매출은 품질에 따라 가격변동이 있어 금액으로는 7000만~8000만원 정도다.

농장 규모를 늘리면 매출도 늘겠지만 유충조 대표는 이와는 생각이 다르다. “농산물은 많이 생산한다고 많이 먹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를 생산에도 품질 좋고 맛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자는 것이 저의 철학입니다.”
양지농장은 내년부터는 친환경을 넘어 말 그대로 100% 무농약 재배에 나설 계획이다. 품질개혁을 위한 양지농장과 유충조 대표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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