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 맛 그대로 명품 청국장 전파 할 것

  
 
  
 
강원도 태백시 소도동 ‘명품 대가 청국장’을 찾아가는 길은 강원도의 산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말 그대로 미지의 환상속에 빠져들듯 아름다운 자연 경관 속에 자리잡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맑은 공기며 곳곳에 조성된 조경 꽃들은 인심 두둑하고 소박한 시골생활을 꼭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이곳 대표인 윤종필(42)씨가 환하게 웃으면 반겨준다.


손맛이 경쟁력, 옛 방식 그대로

명품 대가 청국장 윤종필 대표는 5년 전 식품가공업으로 허가를 받은 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서 전국적인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고향이 경남 영산인 윤 대표는 남편을 따라 이곳으로 온 후 20여년간 지금은 고인이 된 시외할머니 안순녀씨와 시어머니 석춘자씨 등으로부터 청국장 기술을 배웠다. 3대의 손맛이 윤 대표의 손에 그대로 베어있는 것이다.

어른들로부터 어깨 넘어 배운 청국장 기술을 꾸준히 익히다보니 자연스럽게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됐다고 한다.
“청국장을 한 두 번 했을 때 제가 음식 솜씨하고 손맛이 괜찮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어른들한테 비법을 알려달라고 애교도 떨고, 주변사람들에게 맛도 보여주고 했는데 그것이 시작이 됐습니다.”

윤 대표는 된장 담그는 방법을 시어머니가 했던 것처럼 옛날 우리 조상이 하던 그 방식 그대로 따라서 장을 만들고 있는데 참으로 과학적이고 위생적인 재래식 된장을 만들고 있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콩을 띄우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콩, 물, 맑은 공기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듣고 한때 콩 재배까지 나선적도 있을 정도로 이제는 청국장 없는 생활은 생각도 못한다.

“청국장은 최근 생활환경 변화와 편리성 추구로 전통 장이 인스턴트 식품보다 항암, 혈압저하 등 생리활성화 물질을 생산해 성인병 예방에 좋은 기능성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명품 대가 청국장에서 판매되는 청국장은 특유의 냄새를 말끔히 걸러낸데다 해발 700m대의 고산지대에서 재배된 국산콩만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다.

발품으로 얻은 성과물들

윤 대표가 청국장을 사업으로 시작하던 1993년에는 청국장을 사업 상품으로 생각하던 사람은 많지 않았다.

“처음부터 내가 만든 청국장을 소비자에게 팔기 위해서는 고급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청국장은 항암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피곤하고 입맛 없는 사람들에게도 최고의 음식입니다. 늘 피곤한 도시민들도 저의 소비층이었습니다.”

윤 대표는 우선 우리나라의 별 5개 이상의 호텔에는 모두 전화를 걸어 명품 대가 청국장의 입점을 권유하고 샘플을 보내주기도 했으나 돌아오는 건 무시당함 밖에 없었다고 한다.

“‘내가 이거밖에 안되는가’라고 생각도 하고 또 이를 꼭 물고 더 좋은 청국장을 개발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지역의 강원랜드에서 연락이 오면서 조금씩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윤 대표와 시어머니가 운영하는 청국장 식당 옆에 ‘대가 청국장 공장’을 세우고 인터넷 판매 사업에 나서고 있다.

시·도 보조금 등을 포함한 1억2천을 들여 100㎡(약30평) 규모로 건립한 공장에서는 청국장 가루와 청국장 환, 산채 청국장 등이 생산되고 있다.

200g 기준 1만3천원 등에 판매하고 있는 대가 청국장 가공품들은 현재 1일 20여건씩 주문이 들어오고 있으며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산채 청국장은 산채 나물과 청국장을 혼합한 제품으로 등산이나 야외활동을 할 때 라면처럼 끓여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또 태백시가 인증한 ‘하늘 다음 태백’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하고 있다. 그 결과로 명춤 대가 청국장은 연 5천여만원의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다.

이외에도 윤 대표는 태백시 생활개선회원으로도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제 가입 3년차의 신참이지만 누구보다 많은 교육과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조미료 없는 입맛 전수하고파

윤 대표는 우리나라 청국장이 건강을 위한 식품으로 부족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서양의 입맛을 원하는 추세가 안타깝다고 한다.

“어느 날 저희 집 아이들이 집에 와서는 음식이 싱겁다고 하더라고요. 원인을 알아보니 밖에서 먹는 음식에 들어간 조미료 때문이었습니다. 어느새 우리 아이들까지 조미료에 길들여진건 아닌가 하고 아차 했었죠.”

이런 아이들에게 윤 대표는 어린 시절 친정엄마가 도시락 반찬으로 싸준 짱아찌가 고맙다고 했다. 천연재료만 쓴 짱아찌 덕에 지금의 입맛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윤 대표 역시 청국장을 이용한 짱아찌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살짝 귀뜸했다.

소비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특히 젊은층의 신세대 소비자들에게도 청국장이 매력적인 음식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청국장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청국장업 가업으로 잇고 싶어

앞서 말한 대로 경남이 고향인 윤 대표는 대학을 갓 졸업하고 강원도까지 시집을 왔다. 당시 경남에서 농사를 짓고 있던 시아버지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고 그를 따라 온 것이다.

“대학졸업하고 바로 결혼하고 태백으로 왔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고, 거기다가 날씨까지 굉장히 추워서 ‘내가 여기 왜 있나’도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청국장에 관심을 가진 것이 지금까지입니다.”
대학에서 가정학을 전공한 것이 지금의 생활에 많은 기초가 되고 있다고도 한다. “배워두니 다 쓸모가 있더라고요.”

또 윤 대표는 가업에 생각도 깊어 아이들에게 시집갈 때 청국장 집 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저 역시 시어머니를 통해 음식을 배우고, 지금 이 길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갖고 있는 기회를 훗날 아이들에게 전해 명품 대가 청국장의 맛을 소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고등학생 윤 대표의 딸 역시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한 번에 따 내는 등 손맛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끝으로 윤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같은 사람도 보는 시각에 따라 평이 달라지듯이 우리 청국장을 비롯한 발효음식들도 생각을 바꾸고 맛을 보면 언젠가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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