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소비가 급속 늘고 있는 만큼 양돈농가는 육가공업체와의 연계 등 가공화에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쇠고기 파동 영향으로 지난 5월 초 삼겹살 가격이 66% 급증세를 보이는 등 돼지고기 소비가 늘고 있다. 삼겹살이 100그램당 2,000원 대를 넘어서자 다른 부위의 수요가 급증했다. 신세계 이마트의 지난 5월부터 이달 8일까지 돼지고기 부위별 매출실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앞다리살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목살은 45%, 뒷다리살은 40%가 늘어났다.

돼지고기 수요 증가와 함께 돼지 사료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돼지고기는 가격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 600킬로그램 수소 한 마리당 가격은 478만8,000원이었으나 한미 FTA협상이 급진전된 4월에는 391만3,000원으로 100만원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홍역을 앓고 있는 닭은 지난 1월 킬로그램 당 1,477원에서 4월 1,304원으로 200원 정도 내렸다.

이에 반해 돼지는 한 마리당 지난 1월 19만5,000원에서 4월 27만3,000원으로 약 10만원 정도 급등했다. 양돈농가는 돈육가공산업과 상호 시너지 효과를 최적화할 시점이다.


돈육 가공, 부가가치 창출
돈육 가공은 양돈농가가 생산한 돼지를 소비자가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체(지육) 부위별로 정형하는 1차 가공(식육포장처리업)과 1차 가공돈육을 이용해 햄, 소시지, 분쇄가공육제품, 양념육류 등을 제조하는 2차 가공(식육가공업)으로 구분된다. 1차 돈육가공산업(식육포장처리업)은 원료돈의 구매 및 부분육 판매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2차 가공은 돈육을 가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국내 1차 돈육 가공업체는 2007년 현재 약 700개인데 이중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인증을 받은 업체는 약 385업체이다. 2차 가공업체는 약 200개이며 HACCP인증을 받은 업체는 116개이다.

2006년 현재 햄, 소시지, 베이컨 등의 육가공품의 시장규모는 약 6,7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햄이 2,600억원, 소시지가 2,100억원, 베이컨 330억원 수준이다. 육가공 시장은 전년대비 2005년에 9%, 2006년에 4.2% 증가했다.

육가공 생산량 정체상태
육가공품의 생산량은 1990년 6만톤 수준에서 2000년 11만톤 수준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2006년 13만톤 수준으로 2000년 이후 정체상태이다. 이는 육가공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 감소와 원료육의 가격상승에 의해 생산이 부진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번 쇠고기 파동과 조류 AI 등의 영향으로 급증한 돼지고기 수요자들의 입맛을 붙들어 놓을 절호의 기회이다.

원료 비율보다 고기함량
육가공제품의 가격은 외국산 원료 비율보다는 고기의 함량이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료의 원산지 여부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칸햄인 CJ 백설런천미트의 100g당 가격이 845원으로 낮은 것은 원료고기가 외국산이어 서라기 보다는 돼지고기 함량이 50.95%로 낮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산 돈육이 육가공제품의 원료로 더 많이 사용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돈육의 품질제고가 중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돈의 계열화
양돈농가와 돈육가공업체의 연계는 주로 계약생산 등을 포함하는 계열화, 돈육 브랜드화에 의한 차별화, 양돈 클러스터의 형태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991년부터 양돈계열화사업을 지원했는데 계열화사업자금을 수령한 업체는 총 17개 업체이며 2006년 현재 14개 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2000년 이후에는 수출산업과 연계한 계열주체를 육성하고 신규지정보다는 기존업체의 경영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계열화사업의 유형은 계열주체의 업종, 기업군 및 형태, 계열화 정도, 계열화 형태, 주도 주체의 수, 계열화 사업체의 경영성과 분배, 부문별 계약형태 등으로 구분된다.

계열화 유형을 운영주체별로 보면 기업형 계열화, 협동조합형계열화, 영농법인형 계열화의 3가지 유형과 이외 기타 계열화(연합 유통형, 사료업체 중심형, 도축장 중심형, 유통업체 주도형)로 나눌 수 있다.

양돈 클러스터 형태인 홍성군의 양돈 클러스터 육성사업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총 6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게 된다.

군내 45만두의 돼지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양돈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고품질·친환경돼지고기 생산기반이 구축되고 ‘토굴햄’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나가 한·미 FTA, DDA 등에 대응하는 축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기업 양돈참여 제약
대기업의 양돈계열화사업 참여는 축산법에 의해 제약을 받고 있다. 주요 육가공업체인 CJ와 롯데햄은 계열화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양돈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시장경제 원리에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조합형 양돈계열화 업체는 도드람, 목우촌, 부경, 제주양돈조합 등이 있다. 영농조합법인 형태는 탐라 양돈영농조합법인과 산수골 양돈영농조합법인이 있다.
2005년 말 돼지 도축두수기준 양돈계열화 업체의 비중은 14.6%이다. 조합형이 약 67%이고 다음이 기업형 29%, 영농법인형 5% 순이다.

국내산 사용 27%
22개 육가공업체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회사법인 형태의 경영조직은 96%, 회사 이외의 법인으로 된 경영조직은 5%로 나타났다. 업체당 평균 종업원 수는 245명이다. 돈육가공업체 중 국내산과 외국산 모두를 사용하는 업체가 73%, 외국산 원료는 전혀 사용 않고 국내산 돈육만 사용하는 업체가 약 27%로 조사됐다. 돈육가공업체는 후지, 전지 등 삼겹살로 이용하고 남는 부분육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국산원료의 사용비율이 비교적 높다.

국내산 원료육을 사용하는 이유는 ‘소비자의 요구’ 36%, ‘높은 품질’ 27%로 육가공업체가 국내산을 더 많이 사용토록 하려면 소비자 홍보 등 관리와 국내산 돈육의 신선도 등 품질 제고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국내산 원료육 구입 시 우선 고려 사항은 품질 36%, 가격 23%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산 원료육의 품질은 지방함량이 낮고 뼈 조각 등 이물질이 들어있지 않는 것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외국산 돈육 물량확보 용이
외국산 원료육의 구입은 대부분 전문수입업자를 통해 직수입하는 경우도 15%였다. 전문수입업자를 이용하는 이유는 물량확보 용이가 45%, 가격경쟁력이 30%였다. 외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물량 공급 50%, 낮은 가격 44%로 나타났다. 따라서 국내산 돈육의 이용률을 높이려면 안정적인 공급 물량 확보가 가격을 저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육가공업체 원료 구입 시
물량확보 우선 선택

국내산 원료의 주요 구매처는 전문 원료생산업체에서 구입이 51%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시장 이용 22%, 직접생산 16% 순이다. 양돈계열화가 많이 진전돼 직접 생산하는 비율도 16%로 비교적 높았다.
육가공업체가 이런 구입방법을 택한 이유는 물량확보 용이가 54%로 가장 높다. 다음, 가격경쟁력과 상품의 품질이 16%로 나타났다. 돈육가공업체가 원료육 구입 시 전문납품업자를 이용하는 이유는 물량의 안정적 확보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돈육의 소비자 수요 특성상 삼겹살 이외의 부분을 가공육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1차 가공업체로부터 여타 부위를 수집해 판매하는 전문납품업자를 이용하는 것이 원료의 안정적 구입에 유리하다.

국내산 돈육 이용 상품 개발 95%
육가공업체의 국내산 원료육을 이용한 상품개발 의향은 95%로 높았다. 국내산 원료육을 이용한 제품을 개발하려는 이유는 소비자 구매 욕구 충족이 50%로 가장 높고 다음이 상품의 차별화와 국내산 돈육의 원활한 재고 소진 도모가 각각 20% 수준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육가공품 구입 시 36% 품질 고려
소비자들이 육가공품 구매 시 100% 국내산 원료육 제품 구매 의지도는 17%, 국내산 원료육이 많이 들어 있는 제품 구매는 62%, 원산지에 신경 쓰지 않는 소비자는 17.8% 등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육가공 구매 시 우선 고려사항은 품질(36.2%)이 우선이고 브랜드 및 상표(21.3%), 식품의 안전성(21.1%) 순으로 중요시 했다.

가격은 외국산, 품질은 국내산
소비자들은 가격에 대해서는 외국산 원료육을 이용한 제품이 좋다고 인식했고 품질이나 식품안전성은 국내산 원료육을 사용한 제품을 높게 평가했다. 국내산 원료육 사용 제품 선호 이유는 수입산 보다 안전하기 때문이 63%로 가장 컸다. 외국산보다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은 15%로 비교적 낮았다.

유기농, 국산원료 사용 제품 지불의사 높아
수입원료를 사용한 제품보다는 유기농 또는 국내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한 지불의사가 높았다. 외국산과 국내산을 50%씩 사용한 제품에 대한 지불의향가격은 수입 유기농 원료로 만든 식품과 비슷했다.

구입 시 국내산 확인
소비자들이 돈육가공제품을 구입할 때 원료육의 국내산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에서 구입할 때마다 확인 27%, 자주 확인 23%, 가끔 확인 34%로 나타나 주의 깊게 확인하는 경우는 49%인 것으로 분석됐다. 확인 않는 경우는 약 17%였다. 확인방법은 포장의 원재료 표시부분 확인이 95%로 대부분이고 판매원에게 물어보는 경우는 4%로 낮았다.

도드람 양돈 계열화
1990년 13명의 양돈농가가 사료의 공동구매 시작을 모태로 설립된 도드람 양돈협동조합은 1992년 도드람사료와 도드람푸드의 설립을 통해 양돈산업에서의 수직적 결합체를 구축했다. 2004년 지분출자를 통해 사료공장, 도드람푸드, LPG 등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도드람 계열화 사업화은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브랜드육 생산과 보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투자해 성공한 ‘도드람포크’의 원료돈을 공급하는 농가들이 직접 사업에 참여해 의사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도드람포크 계열화사업이 정착됐다. 도드람계열사업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모든 사업을 공개 경영하고 끝없이 정보제공을 함으로써 많은 조합원의 참여가 지속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한마을의 양돈계열화
선진한마을은 자돈생산농가 및 비육돈생산농가와의 생산계약, 생산원자재 공급, 육가공, 유통, 수출 및 그에 따른 부대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 양돈계열 전문업체이다. 선진한마을은 1979년부터 계열농가를 모집해 2 Site 체제로 비육돈 위탁사업을 실시했다. 1992년 8월에는 선진크린포크(SJ CLEAN PORK)라는 상표를 등록해 국내 최초로 브랜드 돈육을 생산해 현재 유명백화점과 할인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선진한마을의 계열화사업 체계는 계열주체인 선진한마을이 종돈계열농가, 모돈 계열농가, 비육계열농가, 축산물종합처리장과 판매 및 유통을 결합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이다.

돈육 품질관리를 위해 계열농가의 기술 및 경영지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선진한마을과 (주)선진에서 생산하는 브랜드육인 크린포크는 크린포크란 브랜드육으로 판매할 뿐 아니라 위탁 사육한 비육돈을 선진육가공에 원료돈으로 공급함으로써 종돈부터 사료, 식육, 육가공에 이르기까지 직계열화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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