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쟁이입니다.” “우리 집 솥뚜껑 운전수입니다.” 또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표현으로 “제 집사람입니다.” 심지어 “저희 부엌데기”, “제 와이프입니다.” 이는 특히 경상도 지방의 기혼 남성들이 편하게 대하는 사람에게 자기의 아내를 소개할 때 흔히 쓰는 인사법이다.

이와 같이 한국의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을 하고 나면, 관명(官名)인 이름을 잃어버리고 가사 노동을 하는 주부의 천박한 호칭으로 타인에게 소개되고 불려지며, 출생 시에도 여자의 이름은 공들여 짓지 않는 일이 많았다. 이란성 쌍둥이의 출생 때에도 역시 여자의 이름은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 이유는 동시에 태어난 여아가 남아의 정기(精氣)를 누른다고 하는 미신에 의해 뒤 후(後) 사내 남(男)자를 사용해 ‘후남’이라고 이름을 지어 부르는 등 여성을 하시(下視)하는, 소위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유교적인 폐단도 이름에 존재했다.

지금 이 시대에는 암탉도 울 때 울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의 여성은 서방님 밥 해주고, 계보(系譜)를 잇기 위해 아이나 낳아주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한 가정이나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역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장군과 장관, 국회의원을 포함해 대통령 후보까지도 여성의 사회진출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한 가성에서의 여성, 즉 어머니는 자녀의 교육과 살림을 꾸려나가고 가계(家計)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지니고 이다.

집안의 어른들이 남아를 봤을 때는 “그 놈 이름 잘 지어라, 이름값 한다니까”라며 신중한 작명을 원하면서, 여아를 봤을 때 이름을 대충 짓는다는 것은 작명을 하는 필자의 입장으로서는 납득이 가지 않으며, 오히려 여자의 이름에 복이 더 많아야 할 것이다. 여아가 항상 예쁜 아이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숙녀가 되어 한 남자의 아내가 되며,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을 하는 어머니로서, 나이가 들어서는 손(孫)을 거느리는 튼튼한 한 집안의 안주인이 될 것이니 어찌 여자의 이름을 대충 짓고 장난삼아 부르겠는가.

인간의 성격을 형성하는 요인으로는 유전적·환경적인 요소와 태어날 때에 우주의 기운인 사주의 영향도 있으나. 부르는 이름의 물리적인 힘의 작용도 크다.
여성의 부르는 이름의 식상(食傷)이 과다하면, 지나친 자존심과 고집이 세고 남편운을 손상시켜 부부관계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며, 비겁(比劫)이 강하면 사교성은 좋으나 낭비벽이 심해 금전고통에 시달린다.

재관(財官)을 겸비한 여성의 이름은 합리적 성격이 강해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안다. 시비를 분명히 하여 올바른 행동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심성이 명랑, 화창해 생애가 안락하다. 결혼운도 좋아 남편을 성공, 발전시키고 사회생활에도 쉽게 적응한다. 종교, 의약, 법률 등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가정이 화목한 사람이 많은 것도 그 성격 때문이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나의 아내 또한 특별한 것이다. 이제부터 아내를 남에게 소개할 때에 ‘밥쟁이’ 같은 속어에 가까운 소개보다는 “제 처(妻) 누구구입니다.”라고 복있고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줘 사랑하는 아내의 사라진 이름을 찾아줘야 할 것이다.

(예지작명원 문의. 053-791-3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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