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과 생태공원 서비스 산업의 접목 ‘송광매원’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에 들어서면 도심지에는 낙동강이 흐르고 강 건너편에는 생태공원 같은 과수원이 펼쳐져 있는 것이 보인다. 2만여평의 땅에는 매실나무들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곳이 바로 송광매원(대표 서명선·52)이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니 매실농원은 물론이고 매실가공 공장, 식당, 숙박시설, 판매장까지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시설이나 주변환경이나 하나 나무랄 만한 곳이 없다.

서명선 대표는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 생산에만 치중 하는 농업은 경쟁력이 없다”면서 “가공을 비롯해 숙박, 체험, 직판장까지 두루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명선 대표와 농장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송광매원의 10년에 걸친 성장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500년 묵은 매실나무 씨앗

송광매원의 서명선 대표는 대구·경북의 유력 신문에서 20년을 보낸 언론인으로 지난 1999년 매실이 가진 살균과 해독작용에 매력을 느껴 매실농업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듯이 초기에는 많은 실패가 뒤따랐다.
“나름대로는 많은 준비를 하고 귀농을 했지만 기후를 맞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영남대 권병탁 교수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권병탁(80) 영남대 전 교수는 토종매실 박사로 1980년부터 전남 순천시 송광사에 있는 500년 묵은 매실나무에서 나온 종자를 채취해 대구·경북 지방에 보급운동을 펼치고 있다. 서 대표는 권 교수에게 매실 관련 노하우를 전수받아 지금의 매실농원의 토대를 만들었다.

“권 교수님에게 토종매실 노하우를 전수받기위해 그 분이 계신 팔공산에 수도 없이 찾아뵈었습니다. 그 때 제 모습은 미쳐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생산만이 전부가 아니다

송광매원은 현재 제1농장 2만여평, 제2농장 1만여평에서 토종 매실과 자소(참차조기) 관련 제품 12가지를 생산에서 가공, 유통까지 하고 있다. 또 과학기술부가 인정하는 부설연구소와 중소기업청이 인정한 벤처기업이다. 농산물업체로서는 매우 드문 농장이다.

“처음에는 매실만 잘 키우면 그 다음은 술술 풀릴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장에 진출하는 것부터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라는 생각으로 다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서명선 대표는 농장내 식당, 직매장, 농장체험 등 다양한 수익 요소를 갖추고 농장을 성장시키고 있다.
“매실식품 개발, 가공방법, 유통개선 뭐든 도움이 될 만한 곳은 무조건 쫓아 다녔습니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당하는 사람 없다고 그렇게 뛰니 매출도 오르고, 지자체 지원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송광매원은 연 매출이 약 18억원에 이르고, 칠곡군으로부터 향토사업 육성을 위한 지역브랜드 기관으로 선정 돼 연구비 30억을 지원받고 있다. 2000년 연 매출이 5천만원이었다고 하니 30배가 넘는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배움이 있는 곳은 어디든 뛰어다녀

‘경북벤처농업대학 1기, 한국벤처농업대학 2기, 한국농촌관광대학 1기, 한국농수산무역대학 1기, 전문농업인정보화교육, 그린투어리즘 등’

송광매원 서명선 대표가 공부하러 다녔던 곳들이다.
“전국의 크고 작은 교육기관을 찾아다니며 도움이 될 만한 교육프로그램에 빠짐없이 참여했습니다. 농사일이 바쁘고, 주어진 시간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공부하는데 투자는 생각하는 농업인을 만들어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 결과 2004년 농림부 신지식인 144호로 지정됐고, 2005년에는 농림부 신지식인중앙회 감사직도 역임했었다. 2005년엔 국내 최초로 매실 관련 무농약 품질인증도 받았다. 또 한국농업대학 현장교수로 매월 70여명의 농업인들에게 복합영농을 가르치고 있다.

“농장도 열심히 키웠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고생을 너무 많이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제가 힘들었던 과정을 다시 밟게 하고 싶진 않습니다. 누구든 처음부터 다 아는 사람은 없듯이 모르면 배우면 됩니다.”

지역생태문화공간으로서의 자리매김

미국, 일본 수출에 이어 Foodex나 Thaifex, FHC beijing 등의 국제박람회를 통한 방콕, 북경 등 동남아시아권의 진출을 준비하는 바쁜 시기에도 송광매원은 농촌테마관광마을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농장 관리와 공장 라인 점검은 물론이고 지역 문화와 자연생태와의 조화를 통한 녹색체험마을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명선 대표는 “전통과 기술이 자연속에서 만나 도시민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3차 산업, 즉 지역생태문화공간으로서의 생태공원의 형태인 서비스 산업에의 접목을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인근의 경북벤처농업대학, 경동정보대학, 경북대, 대구보건대, 고신대 등과의 산학 협력 등 지역발전을 동반하는 폭넓은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송광매원은 직원 채용에서도 칠곡군에서 발굴 하는 등 지역발전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인터뷰-송광매원 서명선 대표

“매실의 참 맛을 느껴보세요”

송광매원은 어떤 회사인가?
1980년 6월 당시 영남대학교 경제사학 교수이신 권병탁 박사님께서, 송광사에 들러 500년 묵은 고매에서 나온 씨앗을 수집해 보급하셨다.
그런 교수님의 뜻을 받들어 영남대학교 제자이며 후학들이 모여 팔공산 소재 송광매원과 송광매(토종매실) 보급 운동본부를 계승ㆍ발전시키기 위하여 2000년 1월 1일부터 그 사업을 계승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매실 업계에서는 거의 최초로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무농약 재배를 추구하고 있는 이유는?
송광매원은 100% 토종 매실이라 짙고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그런 매실을 인위적인 재배방식에서 벗어나 자연 그대로 재배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만류를 했지만 농산물 수입 개방이 이뤄진다면 경쟁력 갖출 무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무농약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2005년 송광매원은 농업분야 신지식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될 수 있었다.

앞으로 계획이 있나?
매실은 익히 알려진대로 우리 몸 구석구석에서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그런 매실을 재배하고 있다는 것이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매실을 소비자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도 매화축제, 김치축제, 매실수확체험, 다양한 워크샵을 농장에서 펼치고 있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에코파크(Eco-Park)를 조성하고 싶다. 에코파크는 친환경적인, 환경과 관련한 테마파크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에코파크는 사후매립지 활용 형태로 많이 쓰이고 있는데 농장에 친환경 테마마크를 조성한다면 소비자들의 쉼터는 물론이고 교육적으로도 많은 활용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때 까지 송광매원의 매실 관련 제품들을 많이 애용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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