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가 자생하는 자연속의 문화공간

  
 
  
 
충북 청원군 낭추골 현장 체험학습원(대표 신규식)에 가 보면 말 그대로 자연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5만여평의 넓은 부지에서는 청원군 금강 발원지에서 먹을 수 있는 맑은 1급수로 운영되는 물썰매장을 비롯해 각종 물놀이시설, 각종동식물, 계곡관찰 등 자연 속 놀이마당으로 자연이 주는 휴식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

또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맑은 바람과 함께 고라니, 다람쥐가 여기저기서 뛰어논다. 계곡물 돌 사이로는 깨끗한 환경에서만 서식한다는 버들치와 가재, 도룡뇽이 깃들어 살고 많은 다슬기가 서식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낭추골 현장 체험학습원의 자랑인 ‘반딧불이’를 불러들인다. 특히 이곳은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이처럼 독특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경쟁력 있는 자연체험학습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낭추골 현장 체험학습원을 찾아 그 비법을 들어봤다.

자연속의 ‘별천지’

낭추골 현장 체험학습원에 들어서면 우선 대형 물썰매장이 눈에 들어온다. 유아용 코스 와 성인용 코스 두 개로 조성된 사계절 물썰매장은 다른 지방의 놀이시설들이 화약약품을 첨가하는 것과는 다르게 금강 상류에서 발원한 1급수를 물놀이장 및 물썰매장에 사용하고 있다. 우선 여름 물놀이 후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는 금강 1급수가 뒷산에서 내려와 아이들이고 어른들이고 물놀이 후에 피부병 염려가 없어요. 자연을 이용한 현장 체험학습원이란 이름이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신규식 대표가 차분하게 설명을 곁들였다.

이어 옆을 돌아보니 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물높이가 1미터 정도인 물놀이장은 뗏목놀이와 물 징검다리, 물 미끄럼, 물 분수 등 가족들이 놀기에는 안성맞춤인 것 같다.

물놀이장을 뒤로하고 산기슭과 숲길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보리수, 라일락, 명자나무, 팥배나무, 마가목, 당단풍나무, 계수나무, 이팝나무, 뻐꾹나리 등 이름조차 다 나열 할 수 없는 희귀한 나무와 야생화와 500여종이 자리하고 있다. 또 개구리 서식지 주변으로 고라니 발자국과 고라니 배설물이 눈에 띠는 등 천연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신규식 대표는 “고라니는 물론이고 다람쥐, 살쾡이, 심지어 맷돼지도 가끔 내려온다”면서 “여간한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속의 별천지가 조성돼 있다”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외에도 특히 다양한 종류의 야생초와 식물들을 모아 가꾸어 도시민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자연에서 익숙해지는 야생초 관찰학습장을 비롯해 버들치, 가제, 다슬기, 우렁이 등 사계절 자연관찰이 가능한 온실자연관찰학습장을 갖추고 있으며 너구리, 공작새, 칠면조 등 다양한 동물도 볼 수 있다. 또 길이 500미터의 자연계곡으로 이루어진 계곡관찰 학습장 과 3km, 5km, 20km의 3개 코스로 이루어진 숲 산행코스에 길이 200m의 공포체험장, 캠프파이어 및 운동회 등이 가능하도록 야외무대와 운동장 등 이 모두 설치돼 있어 학생들, 직장인들 현장체험학습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겨울에도 볼 수 있는 ‘반딧불이’

낭추골 현장 체험학습원의 또 하나의 자랑은 바로 겨울에도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기술력이다. 일반적으로 1년 수명을 갖고 있는 애반딧불이는 알(7월경)→25일 후 부화→유충→흙고치속의 번데기(이듬해 5월)→성충(보름 안팎)→교미·산란 후 사망(7월) 등의 일생을 갖고 있다. 이중 냉광(찬 불빛)을 발하는 기간은 교미를 전후한 15일(6월쯤) 정도로, 이 기간이 지나면 냉광 정도가 급격히 약해지면서 일생을 마치게 된다.

이밖에 애반딧불이 유충은 풀섶 등 땅에서 서식하는 늦반딧불이와 달리 물속에서 겨울을 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애반딧불이 냉광을 감상할 수 있는 시기는 6~7월 정도로 자연상태의 겨울철에는 냉광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이같은 번식환경을 딛고 낭추골 현장 체험학습원은 수년간의 관찰과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지난 해 1월 겨울철에도 발광하는 애반딧불이를 사육하는데 성공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학습원 내 곤충을 총괄하는 서강호 부장은 “사육장치 안의 반딧불이 애벌레가 다 자란 9월 이후 실내 온도를 25도 전후로 유지하면서 빛의 조건을 3개월가량 하루 14시간씩 관리해 주는 것이 기술력이다”면서 “특히 밤에는 10시간 이상 전등을 이용해 빛을 비춰 주고 낮에는 내부를 어둡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연 상태의 반딧불이는 번데기가 된 후 겨울철 휴면기를 지나 성충이 되지만 밤과 낮을 바꿔 빛의 조건을 관리하면 이 같은 절대휴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원리다.

낭추골 현장 체험학습원은 이를 이용해 ‘낭추골 겨울나라 행사’를 열고 한겨울에 반딧불이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또 올 해도 겨울에 반딧불이를 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있다.

신규식 대표는 “여름에만 잠깐 볼 수 있었던 반딧불이를 겨울에도 볼 수 있다는 것은 획기적인 기술이다”면서 “이 기술이 발전되면 반딧불이가 크리스마스트리의 전구를 대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낭추골엔 볼거리도 다양해

이처럼 낭추골 현장 체험학습원에는 가족여행을 동반한 휴식을 비롯해 대학생 MT 등 다양하게 즐길 소재가 많다.
또 이외에도 주변에는 충북기념물 90호 단재 신채호사당 및 묘소, 충북유형문화재 108호 묵정영당, 충북유형문화재 161호 신중암 신도비, 충북기념물 69호 영조대왕 태실유적, 낭성산성, 이정사, 산성리 봉수지 등 많은 유적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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