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은 성장, 경쟁력, 소득 등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미래 농업은 정보통신(IT),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등을 접목해 선진국형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 농업 분야의 연구개발 성과가 현장에서 가시화되려면 10년 이상이 소요되므로 미래 농업을 위한 R&D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농경연이 최근 ‘신기술과 한국농업의 비전’이란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을 통해 신기술이 농림기술개발사업 현장에서 활용돼 농업에 희망을 심고 있는 모습을 살펴본다.


신기술 개척자

대구대 전하준 교수가 개발한 ‘딸기 고설수경재배 기술’은 기존의 딸기 재배에 비해 노동 강도가 적어 경영규모 확대가 가능하고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한다.

한국농업대학 박광호 교수가 개발한 ‘복토직파 기술’은 경운·정지·파종·복토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기술로서 생력화·친환경성·수량성·재해 경감 등의 효과가 크기 때문에 북한, 중국, 아프리카 수단 등 해외로도 진출하고 있다.

경북대 박경규 교수가 개발한 ‘청보리를 이용한 완전혼합사료(TMR) 조사료 기술’은 답리작 보리를 재배해 경지이용률을 높이고 TMR 조사료 플랜트를 통해 사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경상대 이정규 교수가 개발한 ‘무선자동(RF)-ID를 이용한 한우생산이력제 기술’은 한우의 고품질·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해 한우산업 발전에 기여한다.

딸기 고설수경재배로 작업편이, 병해충 해결

딸기는 국민생활 수준이 향상될수록 소비가 증대하는 채소이다. 소비자들은 고품질 및 무공해 제품에 대한 기호도가 높으며, 장래에는 수출유망 채소로서도 기대가 큰 작목이다.

전하준 대구대 교수·김연중 농경연 연구위원은 딸기는 작물 특성상 키가 작은 작물이기 때문에 낮은 자세로 수확 및 관리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편한 자세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설온실의 딸기 수확작업은 열악한 조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딸기 재배를 하기 위해서는 편한 자세로 작업할 수 있는 고설수경재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딸기 재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연작장해가 심해 병해충 발생 등으로 품질과 수량이 떨어지는데 수경재배기술을 이용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딸기 재배시 단위면적당 노동투하시간을 토경재배와 고설수경재배로 각각 비교한 결과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설수경재배는 토경에 비해 재배기간이 길고, 수확량이 많아 단위면적당 총 투하 노동 시간은 토경재배 노동시간과 차이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딸기 1kg당 노동투하시간을 비교해 보면 고설수경재배가 토경재배에 비해 노동력이 40% 적게 투입된다고 밝혔다.

딸기 고설수경재배의 작업성은 하우스 내에서의 작업을 토대로 평가했다.

연간 하우스 작업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수확작업과, 그 다음으로 ‘하엽 및 과방처리’와 ‘적엽 및 적과’ 작업에 대한 작업성 시험을 했다. 특히 수확작업을 비롯한 ‘하엽 및 과방처리’와 ‘적엽 및 적과’는 고설에 의한 작업시간의 단축에 따른 생력효과 외에 작업자세의 편안함에서 오는 작업 강도의 저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됐다.

딸기의 수경재배로 질소질 비료의 조절이 가능해 화아 분화를 촉진할 수 있고, 위황병 등의 토양전염성 병해를 예방할 수 있으며 시비 및 관수를 자동화할 수 있다. 수경재배는 재배면적 확대와 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농업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복토직파 기술로 노동력 크게 절감

박광호 한농대 교수·김연중 농경연 연구위원은 이앙기를 이용한 영농은 노동력이 부족한 현실에 많은 제약이 있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 단계를 축소하고 기존 직파기 기술의 단점을 보완해 새로운 복토직파기를 개발했다. 새로 개발된 복토직파 기술은 에너지 절감, 생산비 절감, 화학비료 절감, 친환경 농업, 높은 수량성, 고품질, 기상재해(저온, 냉해, 침관수해, 도복) 경감 등의 효과를 실현할 수 있다.

기존 이앙법은 본답 준비를 할 때 경운, 정지, 평탄작업, 기비살포작업 등 4차례의 트랙터 이용과 이앙작업까지 총 5회 동안 집중적인 노동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복토직파 기술은 무경운 상태에서 경운-정지-평탄작업-심층·측조시비-정밀파종작업-복토작업이 동시에 1회 트랙터 운행으로 가능하므로 에너지와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으며, 생력화에 의한 경영규모 확대도 가능하다.

벼농사의 경우 간접생산비가 48.5%(2006년)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간접생산비 가운데 토지용역비가 90.4%, 자본용역비가 9.6%로 대부분이 토지용역비로 나타났다. 복토직파 기술을 이용해 이모작(벼+청보리 등)이 가능할 경우 간접생산비도 줄일 수 있다.

작물재배(논, 밭작물) 과정에서 화학비료는 토양의 표층 또는 전층에 시비되고 있다. 그 결과 비료성분인 질소와 인산이 강우, 관개, 배수과정에서 호수나 강으로 흘러들어가 부영양화를 초래하고 있다.


그러나 본 기술은 토양에 시용된 비료 성분이 환경오염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작물에 꼭 필요한 만큼의 비료를 공급할 수 있고, 비료를 심층·측조 시비할 수 있다.


복토직파 기술은 벼농사 뿐만 아니라 모든 경종작물에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기존의 직파기술에 비해 생력화·친환경성·수량성·재해 경감 등의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기술적인 우수성 때문에 최근에 민간교류 차원에서 북한의 협동농장에 기술이전하고 있다. 중국, 캄보디아, 아프리카수단 등 해외로도 진출하고 있다.

청보리 랩-사일리지 TMR 연계 기술

박경규 경북대 교수·박문호 농경연 연구위원은 최근 국제곡물가격 상승이 사료비 인상으로 이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힘든 국내 축산농가의 경영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로 국내 청보리를 이용해 완전혼합사료(TMR) 플랜트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경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겨울철 휴경지에 청보리를 재배해 조사료를 생산·이용하고, 원형베일 랩-사일리지의 이용확대 기술 및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국내산 조사료를 자급화할 수 있는 생태순환형 친환경 조사료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한 것이다. 또한 최소비용과 노동력으로 조사료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조제, 급여를 위한 기계화 일관작업 체계의 완성이다. 이로써 국내산 원형베일 조사료의 생산과 소비 확대를 위한 기술 및 시스템부재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했다.

농가형 TMR 플랜트는 축사로 반입된 원형베일을 손쉽게 적재하고 세절해, 세절된 조사료는 TMR 배합기로 투입, 배합기는 여러 가지 조사료 및 농후사료를 정량 개량·배합한다. 배합된 조사료는 운반이 용이하도록 일정용량의 무게로 계량된 이후에 타이콘 백에 담기며 단독 또는 10여 농가까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

원형베일 전처리가공 시스템(양질의 TMR사료 생산을 위한 것임)의 기능은 반입된 원형베일을 연속적으로 적재하고 연화 및 세절, 볏짚의 흙먼지 등 이물질 제거, 일정무게 및 크기로 규격화 하는 것이다.

답리작 랩-사일리지 생산기술 및 시스템 개발에 의해 6천억 원대의 신규조사료 시장을 형성했고 1천억 원대의 수입 조사료를 국산 조사료로 대체해 외화절감 효과가 매우 크다. 또한 원형베일 랩-사일리지 이용확대 기술 및 시스템 개발을 통해 조사료 및 TMR사료가치를 향상시킴으로써 연간 약 1천억 원대의 축산농가 경영비를 감소시키고 아울러 연간 3천500만 달러의 수입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IT-BT 활용,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 기술

한미 쇠고기 협상타결 등으로 수입산 쇠고기의 수입이 증가는 필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더불어 외국산 쇠고기가 한우로 둔갑돼 불법 유통되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도 속속 발생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우개체식별번호와 생산 과정의 정보가 효율적으로 결합될 수 있는 관리체계 기술을 개발·보급함으로써 국내산 쇠고기 소비의 안정성과 축산농가의 경영성과를 높여야 한다는 당위성이 돋보인 기술이다.
이정규 경상대 교수·박문호 농경연 연구위원은 IT(정보기술; Information Technology)-BT(생명공학기술; Biotechnology) 활용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IT-BT 활용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 기술은 생산단계(생산정보), 도축단계(등급정보), 가공단계(판매정보), 소비단계(소비정보)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무선자동개체식별(RFID) 시스템 및 데이터베이스(DB)화를 통한 정보연계와 쇠고기 이력정보 조회가 가능하며, 더 나아가 DNA 지문검사를 통한 쇠고기 이력정보의 정확성을 과학적으로 확인해 소비자 믿고 구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RFID를 토대로 한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은 생산단계에서 무선자동(RF) 단말기를 이용해 이표 정보 확인, 사육단계의 다양한 정보를 관리한다.

도축단계에서는 RF우형기를 통과해 체중 기록 및 RF안테나를 통해 가축의 개체식별번호 인식 등 도축정보가 칩의 개체번호와 함께 도축관리서버로 전송된다.

가공·유통단계에서는 가공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가 도축시와 마찬가지로 중앙서비로 전송된다. 소비단계에서는 구매한 제품을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DB화한 기술이다.

이 기술의 경제적 효과는 상당히 크다. RF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한 추가 비용은 두당 5천369원이고, DNA 시스템 추가 비용은 두당 1만6천원, RF+DNA 시스템 동시 적용시 추가비용은 두당 2만1천369원이다.
그러나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두당 추가 수입은 68만4천원이다. 즉 연간 작업두수가 6만 두인 경우 연간 123억원의 소득증대 효과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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