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한국 내에서 나타나고 있는 국제결혼의 증가세를 통해 급격한 사회, 경제, 문화적 변화를 겪고 있는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베트남으로 배우자를 찾기 위한 ‘결혼여행’에 나선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단일민족의 정체성이 강한 한국인들 사이에서 국제결혼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 신문은 남아선호사상에 따른 남초현상,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이로 인한 이혼과 독신 남성의 증가, 상대적인 높은 경제수준과 한류로 인한 한국 남성에 대한 호감도 등이 맞물리면서 한국 내 국제결혼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아제한정책이 출산장려정책으로 바뀔 정도로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강하게 남아있는 남아선호사상으로 남성의 비율이 높아진 반면 경제발전과 함께 높아진 여성의 사회적 지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만들어진 불균형이 국제결혼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여기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른바 결혼산업도 국제결혼을 부추기고 있다.
결혼산업은 지난 1990년대 초만 해도 주로 신체장애인이나 농촌총각들의 짝을 해외에서 찾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쳤으며 대상도 대부분이 해외에 있는 교포들이었으나 이후 사회적, 인구학적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이제는 주로 도시총각들이 국제결혼에 나서고 있으며 대상도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앙아시아국가들로 확대됐다.

또한 경제발전에 따른 윤택한 생활과 아시아권을 강타하고 있는 한류 열풍이 아시아 여성들에게 한국에서의 결혼생활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킨 것도 한국남성의 국제결혼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4%에 불과했던 한국 내 국제결혼은 지난 2005년에 이미 전체 결혼건수의 14%에 이를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이제는 한국 내에서 국제결혼 알선 광고판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가 됐으며 심지어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한번에 1만 달러에 이르는 결혼여행 비용을 보조해주는 지방자치단체까지 등장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사회의 변화상이 국제결혼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라면서 이 같은 현상은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 나타날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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