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99주년을 맞은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기념하는 제23회 한국여성대회가 지난 4일 서울 홍익대 체육관에서 개최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연)이 주관하고 150개 여성시민단체로 구성된 ‘한국여성대회 준비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양극화 넘어, 대안 사회로’라는 슬로건 아래 1천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석자들은 ‘빈곤의 여성화 해소’, ‘평등ㆍ평화 문화의 확산’, ‘풀뿌리 지역 공동체 확산’을 위한 운동을 벌여나갈 것을 다짐했다.

남윤인순, 박영미, 정현백 여연 공동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여성들은 우리 사회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사회 양극화의 가장 큰 피해자”라면서 여성의 잠재력과 생명력으로 사회 양극화를 넘어서자는 ‘여성 희망 쑥쑥!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들 공동대표는 “척박하고 오염된 환경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주변을 푸르게 뒤덮는 쑥처럼 삶을 피폐화시키는 신자유주의에 대항하고 희망을 만들어내자”면서 “캠페인을 통해 빈곤 극복을 위한 각 지역 여성들의 요구를 모아 대선 시기에 공약으로 요구하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연 홍보대사인 배우 권해효와 전문사회자 최광기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여성노동자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과 비정규직화에 당당히 맞서 투쟁한 KTX 승무지부를 ‘올해의 여성운동상’에 선정, 시상됐다.

또 2007년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로 고위공직자에 의한 성희롱을 공론화 하고 경종을 울린 제주도지사 성추행 사건의 고정희씨, 여성승진차별에 맞서 승리를 얻어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판매본부 광주전남 지부 여성분회 기운영 외 39명,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워온 평택미군기지 대추리 도두리 할머니들, 성폭력을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의 관점에서 판결한 서울중앙지법 제26형사부 황현주 부장판사, 성평등 문제를 지속적이고 심층적으로 제기한 MBC 여성의 힘 희망한국 제작진을 선정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이효재 여연 고문, 지은희 전 여성부장관, 이혜경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장,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여성계 인사들과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이은영, 이미경 등 국회의원, 강지원 변호사,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각계 인사들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대회에 이어 비가 내리는 가운데 희망을 상징하는 무지개 색깔의 복장으로 홍익대 인근 지역에서 ‘여성희망 걷기’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또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는 5일부터 9일까지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여성노동만화 ‘이어달리기’ 전시회로 여성 노동권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환기시킨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7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열었다.
한미FTA저지 여성대책위원회는 9일 국회앞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미 FTA 반대 여성 38인 기자회견’을 통해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대전과 전주, 부산, 창원, 광주, 대구, 울산, 포항, 제주 등 지방에서도 8일을 전후해 성평등과 여성차별 철폐를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열어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한다.
이밖에 문화미래 이프와 대한 YWCA연합회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2일부터 18일까지 상명아트홀 1관에서 여성주의 연극 ‘히스테리아, 자기만의 방 2007’을 공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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