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 파동으로 온 나라가 들썩였고 중국발 멜라민 사태가 아직 수그러들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농산물시장 개방 후 경쟁력이 약했던 국내 농가는 벼랑위로 내 몰려 험난한 개방파고와 힘겨운 씨름을 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해마다 산지에서 폐기되는 채소만도 15만톤이 된다 하니, 참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대목이다.
뒤늦게 가동된 18대 국회는 개원 두 서너 달 만에 국정감사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었다. 부랴부랴 허둥지둥 시작한 국정감사는 수박겉핥기식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채 농정 파악 등 업무숙지도 덜된 현실이기 때문이었다. 농림수산식품부를 출발로 시작된 농업부문 국정감사는 그래서 인지 임하는 의원들의 열의 보다 핵심을 빗겨간 질의에 더 안타까웠다.
그러나 악 조건 중에도 우리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국민들의 걱정을 덜려고 애쓰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되짚어 본다.

농협이 쇠고기 수입 막대한 이익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충남보령, 서천)은 농협중앙회 국감에서 “농협이 국내 축산농가를 외면하고 쇠고기를 수입했다”면서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2002년부터 지난 6월까지 국내 전체 쇠고기 수입물량 133만9천349톤 중 NH무역이 수입한 물량은 6만9천755톤으로 5.21%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NH무역이 수입한 전체 쇠고기 물량 가운데 도매물량은 4만1천184톤으로 59% 정도이고 나머지 2만8천571톤인 41%가 군납됐다”면서 “군납을 명분으로 군납에 필요한 물량보다 휠씬 많이 수입해 돈벌이를 했다”고 지적했다. 농협이 보관하고 있는 수입쇠고기 2천200여톤(150여억원 상당)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물었고 쇠고기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촉구했다.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 ‘돼지고기’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부산 서구)은 “농축산물 원산지표시 위반 업체가 2005년 3천231개소에서 2006년 3천634개소로 12.5%, 2007년 4천374개소로 20.4% 등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단속은 6.6%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위표시 품목 중 돼지고기가 2005년 357건, 2006년 515건, 2007년 399건, 2008년 338건 등으로 제일 많게 나타났고 떡류가 472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 8월까지 쇠고기가 194건으로 가장 많이 원산지표시를 위반했다고 파악했다.

농협마저 원산지 위반
민주당 김우남 의원(제주시 을)은 “농산물품질관리원의 2006년부터 지난 8월까지 농협의 농축산물에 대한 원산지표시 위반 적발 건수가 62건이다”면서 “2006년 31건에서 2007년 12건으로 크게 줄었던 위반 건수가 지난 8월 기준 19건으로 다시 증가추세”라고 지적했다.
신토불이 농협의 원산지 위반은 허위표시(형사입건) 22건, 미표시 40건 등으로 3천62만4천원의 과태료에 처해 졌다고 덧붙였다.

농협중앙회, 수입농축산물 판매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경북 군위 의성 청송군)은 “농협이 포도, 키위, 레몬, 바나나, 오렌지, 파인애플, 고사리, 도라지, 연근은 ‘수입농산물 취급기준’에 금지품목으로 명기해 놓고도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인애플, 죽순, 락교, 강낭콩, 버섯, 소꼬리곰탕, 대합조개, 새우살 등 수입농축산물 가공품도 매년 30억 가까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농협중앙회의 농협공판장을 통한 수입농산물 규모는 2005년 406억에서 2007년 550억으로 증가했고 지난 6월까지만 해도 398억으로 급속 늘어나고 있다”며 우려했다. 특히 전체농산물 중 수입농산물 취급비율이 2006년 3.8%, 2007년 4.5%로 점차 증가추세라고 지적했다.

중국산김치 수입 급증세 지속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은 “중국산김치 수입물량이 4년만에 7.7배나 늘었다”면서 “국내산 김치 수출물량은 제자리인데 수입은 24.5%나 늘어 수입물량을 9.2배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생충알 발견으로 충격을 줬던 “중국산김치는 국산김치 수출단가의 1/6에 불과한 만큼 위생상 문제 등 안전성을 적극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치를 담그기 위해 기본적으로 마늘, 파, 당근 등 각종 양념채소와 더불어 배추 무 등이 버무려져야 하기 때문에 김치에 대한 멜라민 검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1월부터 8월말까지 중국산김치 15만7천800톤(8천71만달러)을 수입한데 반대 국내산 김치는 1만7천200톤(5천435달러)을 수출한데 그쳤다”고 말했다.

검사 불가능 병원체 79종
이와 관련, 민주당 김우남 의원은 “외래 병해충이 들어와 소나무재선충처럼 국내 농작물 등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검역이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162개 병원체 중 실질적 검사법이 개발된 병원체는 83개에 불과하고 49%에 해당하는 79종의 병원체는 검사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검역병해충 중 육안식별이 힘든 병원체(바이러스, 바이로이드, 세균, 파이토프라즈마)는 잠복돼 있을 경우 전자현미경 등으로도 발견이 힘들기 때문에 정밀 검사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엘라이저(ELISA), 피시알(PCR) 같이 검역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첨단검사법이 개발되지 않으면 실질적 검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2008년산 미국산 오렌지 검역 결과 지난 9월 현재 수입약정 위반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22건에서 142건으로 545% 증가했다”면서 “미국 현지 방제나 수출 검사, 정부의 현지확인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농수산물 밀수 극성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홍청 횡성)은 “2006년 767건(624억원)의 밀수품이 적발됐고 국제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해는 926건(506억원), 올해 8월 현재 260건(298억원)의 밀수농수산물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콩, 인삼, 생강, 고추, 마늘, 호두 등의 밀수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농수산물을 저가 신고 적발 건수는 2006년 198건(408억원), 2007년 135건(187억원) 등으로 여전하다”면서 “농수산물 밀수가 늘어남에 따라 줄거나 늘어나는 양상이다”고 분석했다.

밀반입 맹독성 중국 농약인삼 국산둔갑 유통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강원 원주)은 “중국에서 밀반입돼 국내산으로 둔갑해 시중에 불법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인삼에서 기준치 최고 89배에 달하는 BHC, 퀸토젠 등 맹독성 농약성분이 검출됐다”고 지적했다.
밀수에 성공해서 국산으로 둔갑돼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인삼에 대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실시한 잔류농약 성분검사 결과 총 37건 중 20건에서 맹독성농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강조했다.

또 “2006년부터 지난 9월까지 중국산 수입인삼 잔류농약 검사결과 총69건 중 5건의 중국산 인삼에서 BHC의 경우 최고 10배, 퀸토젠은 최고 44배의 농약이 검출돼 중국으로 반송된 바 있다”면서 멜라민 사태에 이어 인삼류 수입주의를 주문했다.
이 의원은 “바코드를 통한 ‘(가칭)인삼이력추적제’ 등의 정부의 대책과 아울러 국산 인삼과 가짜 중국산 인삼을 판별하려는 소비자들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산 다데기 가짜고춧가루 둔갑돼 유통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경기도 안산시)은 “고추와 쌀가루, 밀가루, 소금, 포도당이 결합된 중국산 다데기 제품에 파프리카 색소를 첨가해서 기계로 돌리면 색깔 좋은 고춧가루로 둔갑한다”며 “파프리카 추출색소가 다데기에는 첨가가 금지된다”고 지적했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약 1만8천739톤(4만5천 달러)의 중국산 다데기가 수입됐고 이중 상당수가 고품질 고춧가루로 둔답돼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농산물 산지 폐기 안타까워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조진래 의원(경남 의령 함안 합천)은 “2006년부터 2007년까지 국내 농산물의 산지폐기 채소 15만942톤 중 농협에서 7만5천610톤을 폐기해 131억7천200만원이 길바닥에 버려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현재 가지, 오이, 호박 등 시설채소 폐기량만 1천846톤으로 최근 2년간 합계 규모 2배 이상, 2006년 대비 10배 이상 된다”는 조 의원은 “과실을 포함하면 산지폐기 농산물은 총 4만4천580톤으로 66억3천만원 규모”라고 말했다.

과잉 생산된 배 1만톤 산지폐기
농식품부는 올해 과잉 생산된 배 1만톤을 산지 폐기하고 폐기비용 약 44억원을 정부와 농협이 농가에 보전한다고 밝혔다.
폐기대상은 병해충 및 결점이 없는 정상과로 무게가 375g/개 이상(농산물 표준규격상의 ‘소‘)으로 제한된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배는 재배면적이 8% 감소했음에도 기상호조와 병해충 감소로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늘어 총 생산량은 전년보다 최대 2.8% 증가한 480천 톤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

또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10일 정도 빨랐고, 경기침체로 소비가 부진해 추석용 소비도 지난해보다 21% 감소했다. 추석대목에 지난해보다 낮은 배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산지폐기를 추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은 “산지 폐기 이외 다른 방법을 정부에서 검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수입농산물 홍수속에서도 해마 되풀이 되는 국내 농산물 폐기의 악순환을 해소하기 위해 구조적 원인을 조사 분석, 해결방안을 적극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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