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가 어느 인가에서 하룻밤을 자게 되었다. 그 날 밤중에 아랫목의 주인이 그의 아내와 사랑하게 되자 윗목의 나그네가 신음소리를 엿듣고 주인에게 “어흠, 잠자는 사람 생각 좀 해주소.”
말하자 주인이 대답했다.

“집사람과 정기적으로 사랑하고 있소.”

다시 나그네가
“아직 주인은 모르시겠지만 운우의 품격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깊이 꽂아 오래 관계하여 여인으로 하여금 감질나게 하는 것이 상품이요, 또 격동하는 고리가 요란하여 번갯불처럼 휘향할 뿐 잠깐 동안에 방사라는 것이 하품이지요.”

나그네의 한 마디는 주인 여자의 귀에 벼락처럼 울렸다. 여인은 꾀를 내어 눈을 살며시 감고 자는 듯하다가 일부러 꿈에서 깨어난 듯 배 위의 지아비를 밀어내며,

“여보, 큰일났소, 지금 내가 꿈을 꾸었다는데 우리 콩밭에 멧돼지가 들어와 콩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었답니다. 어서 가서 멧돼지를 쫓으세요.”

그 소리에 놀란 지아비가 황급히 허리에 활과 화살을 들고 콩밭으로 뛰어가자 여주인이 나그네에게,
“저기요 나그네님. 어찌 그냥 두고 보기만 하겠어요. 어디 뼈 한 번만 녹여 주시겠어요.”

하고 나그네에게 추파를 던지니 나그네가 어찌 그냥 보고만 있겠는가. 과연 여인이 바라던 것처럼 깊이 넣어 여인으로 하여금 뼈를 녹게 하였다.

여주인이 넋을 잃고 흘려서 가재도구까지 전부 싸서 나그네와 함께 달아나 어느 정도 마을과 멀어지자, 나그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유부녀를 훔쳐 가지고 도망하는 것도 큰 죄인데 가재도구까지 훔쳐 도망하니 이는 반드시 후환이 있을 것 같아 여인을 떼놓으려는 생각으로, “우리가 이렇게 길을 떠나는데 중간에 배고프면 어떻게 해. 가서 밥지을 솥과 냄비가 없으니 그대가 가서 한 번 더 수고를 하기 바라오,” 했다.

여인이 그 말을 굳게 믿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와 화로며 솥을 이고 도망쳐 나오다가 본서방을 만나자 본서방이 크게 의심하여 연유를 물었다.

“아 글쎄, 그 못된 나그네 놈이 내가 깊이 잠든 틈에 우리 세간을 전부 가지고 도망가지 않았겠소. 그래 내가 점쟁이에게 물어 보았더니, 점괘에 나그네가 철인이어서 쇠로 만든 물건을 갖고 쫓으면 쉽게 붙잡을 것이라 하기에 이렇게 뒤를 쫓고 있는 중이라오.”

그러자 본서방은, “저런 나하고 함께 쫓지 않고 혼자 쫓을 생각을 했소?”하며 솥을 걸머지고 함께 뒤를 밟으니 여인은 겁이나서 나그네가 없는 곳으로 찾아가다가 죄책감이 든 나머지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
출처 : 한국 전례 성해학 민담과 중국 황제 성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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