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머거리가 길을 가다가 건장하게 생긴 소금장수와 함께 투숙했다. 소금 장수는 그가 귀머거리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밤이 깊자 주인 부부가 거시기를 시작하였는데, 운우의 비명 소리에 소금 장수는 잠이 깨어 옆의 귀머거리를 쿨 찔러 깨웠다.
귀머거리는 소금 장수가 우연히 찔러 깨운 줄만 알고 나무라지 않았다.
얼마 후 주인 부부의 사랑 놀음도 끝나고 고요히 잠들려 하는데 웬걸 워낙 금실이 좋은지라 주인 부부가 새벽녘에 또다시 일을 시작하자 소금 장수가, ‘이번엔 저 재미있는 풍경을 옆의 나그네와 함께 봐야지’하고 또다시 귀머거리를 쿡쿡 찔렀다.
이에 귀머거리는 화가나서 “이 늙은 놈아 시도 때도 없이 왜 찌르느냐”하고 소리를 버럭 지르니 주인이 자기들 부부의 일을 비방하는 줄로 잘 못 알고 큰 막대기로 후려치며 말했다.
“이 놈아! 남의 부부간 일을 네가 뭔데 요모조모 따지느냐?”
귀머거리는 연고를 알지 못한 채 소금 장수와 함께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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