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 마니 반메훔…” 이 주문은 우리에게도 그다지 낯설지 않은 소리이다. 몇 년 전 왕건(王建)이라는 티브이 드라마에서 미륵보살의 화신이라 자칭하며 등장하는 궁예와 그의 신하들이 이 주문을 읊조리는 모습이 종종 방영되었다. ‘옴 마니 반메훔’은 티벳의 불교인 라마교의 신도들 사이에 가장 대중적으로 퍼져있는 주술적인 소리로서, 이를 암송하면 모든 해로운 잡기를 물리치는 효과가 있는 주문으로 생각하고, ‘옴 마니 반메훔’ 을 암송하는 것만으로도 공덕을 쌓고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주문(呪文)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음절이 신비로운 소리로서, 그것을 읊는 것만으로도 주술적인 힘을 발휘하고, 이러한 술적인 힘은 나쁜 악령을 쫓기도 하고 해치는 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준다고 믿어져왔다. 주문이 구성하는 단어의 뜻은 사전적인 의미와는 큰 뜻이 없으며, 무의미한 음절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주문은 그 뜻을 해석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며, ‘옴 마니 반메훔’은 티베트 불교에서 보살(菩薩)을 소환하는 주문이라 한다.

필자는 여기서 티벳의 라마교 승려들과 신도들이 수행을 하며 암송하는 주문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신비로운 주문소리의 대부분이 라마교의 ‘옴 마니 반메훔’과 같이 우리나라의 무속신앙에서도 이와 유사한 주문을 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간단히 주문의 앞 음절만 적어보면, (옴 아례, 옴 비니 미니, 옴 아모가, 옴 아라나야, 옴 바수, 옴 삼삼숨, 옴 소싯지, 옴 기리기리, 옴 미라야, 옴 바아라) 등 하나같이 주문의 앞 음절에 ‘옴’이라는 소리가 들어가 있다. 이 소리는 중국어가 아닌 인도의 산스크리트어이고 밝은 마음이라는 뜻이며, 땅을 뜻하고, 우주의 소리와 유사하다고 한다. 굳이 한자(漢字)로 적는다면 근접한 음(音)을 따서 암(唵)자로 표기하고, 영문으로는 소리가나는 대로 ‘Om’으로 표기하고 있다.

신생아가 태어나서 말을 듣고, 배우기전에 옹알이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언어능력에 따라서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으나, 처음에는 미소와 울음소리로 이야기를 하다가 3~4개월이 지나면, 입에서 처음 나오는 제대로 된 음절(音節)의 (옴, 음, 엄) 과 같은 소리로 말을 시작한다. 이것을 보고 옛 어른들은 아기가 이런 소리로 옹알거리면 귀신도 무서워서 도망간다고 했다. 방어능력이 전혀 없는 신생아의 본능적인 폐호흡에서 나온 공기가 후두부를 통과하여, 다른 조음기관을 거치지 않고 입술로 바로 나오는 이 소리가, 액운을 쫓는다는 주문(呪文)의 첫소리이며, 우주의 소리로 비유되는 ‘옴’의 소리와 너무나 흡사하니, 소우주라 일컫는 인간이 첫소리가 신비로울 뿐이다.

이름은 고유명사이다. 주문(呪文)에서도 사람이 내는 소리가 중요하기에 그 문자의 뜻은 해석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 하듯이, 사람의 이름에도 한문이든, 한글이든 뜻을 두고 짓기보다는 듣고, 말하는 소리의 음운(音韻)을 어떻게 사용하여야 할지를 먼저 생각해야한다. 사람의 이름은 다른 사람과 구별하여 부르기 위한 소리가 우선이며, 문자는 그 소리를 기록하기위해 기호를 붙였을 뿐이다. 부르는 이름에 문자의 뜻이 좋아서 나쁠 것은 없지만, 영동력이 있는 음운(音韻)을 먼저 고려하여 이름을 짓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문의: 053 791-3165 이재박원장)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