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젊은 농업인…세계 최고 유기농인삼 도전”

  
 
  
 
일반적으로 인삼과 농약은 떼어내려고 해도 떼어낼 수 없는 관계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런 통념을 깬 사람이 국내 최초 인삼분야 친환경 농산물 유기농인증을 받은 사람이 있으니 바로 임진수(40) 자농삼팜 대표다. 임진수 대표는 자연농업을 실천하기 위해 농장 이름까지 자연농업인삼의 준말인 자농삼팜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대한민국 최고 인삼에서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 인삼을 탄생시키고 싶다는 임진수 대표의 농업혁신 스토리를 들어봤다.

대학에서 인삼 공부한 진짜배기 인삼농사꾼

“크기, 수확량이 문제가 아닙니다. 유기농인삼은 관행재배인삼보다 크기도 작고, 수확량도 떨어지지만 그만큼 값어치가 높습니다. 그것을 믿고 친환경 유기농인삼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왜 친환경을 생각했냐는 뜬금없는 기자의 질문에 임진수 대표가 한 치 망설임 없이 꺼내는 말이다. 우리나라에 하나 밖에 없는 연초학과를 나온 진짜배기 인삼농사꾼 같았다.
원주시 신림면이 고향인 임진수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하나 밖에 없는 충북대학교 연초학과(현재 특용식물학과)를 졸업했다. 연초학과는 인삼과 담배의 생산에서 제조, 판매까지 공부하는 학과다.
“원래 어른들이 농사를 다 짓던 분들이시라 졸업하고 저도 농사를 짓고 싶었습니다. 대학에서 인삼을 공부하고 나서 인삼시험장, 미생물연구소에서 근무도 해보고, 인삼농장에서 농사도 짓다보니 자연스럽게 고향땅에서 인삼농사를 짓게 됐습니다.”
임진수 대표는 특히 인삼농장에서의 농사 경험이 자신이 인삼농사를 짓는데 밑바탕이 됐다고 했다.
이후 1998년 독립 재배한 임진수 대표는 2003년 자연농업생활학교의 자연농업교육에서 자연농업 자재를 사용한 영양분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인삼도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겠다’는 자신감을 갖었다고 했다.

유기농 인삼재배가 왜 안됩니까

임진수 대표가 재배하고 있는 자농삼팜의 인삼은 농약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100% 순수 인삼이다. 일반적으로 인삼은 그 어느 작물보다도 농약을 다량 살포하는 재배작물로 알려져 있다. 5년, 6년 다년간 재배하는 작물인데다 심은 후 최소 3~4년 경과돼야 수확하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고 버티기는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병해충으로부터 보호돼야 성숙단계에서 잎의 영양분이 뿌리로 내려가기 때문으로 인삼재배 농가에서는 삼밭 토양 조성 때부터 각종 약을 사용한다.
그러나 임진수 대표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인삼의 굵기가 시중인삼의 절반 정도고, 무게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가볍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하듯이 작은 인삼도 맵습니다”
임진수 대표의 인삼은 임 대표가 직접 개발한 자연농업 자재로 직접 만든 영양분을 먹고 자란다. 이런 무농약 인삼재배로 지난해 국내 처음 친환경 유기농인증을 받는 등 인증기관과 인삼업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친환경 유기농 인삼재배는 그가 자연농업생활학교 교육을 마친 후 부엽토속 토착미생물을 비롯해 여러 자연농업 자재를 사용, 20리터 항아리에 숙성시켜 자신의 땅 500평 위에 조성한 인삼밭에 3월부터 살포한 것이 시작이었다.
임진수 대표는 “친환경 유기농인삼 재배의 최대 노하우는 자연농업 자재를 활용한 영양분”이라면서 “영양분은 일주일 간격으로 살포되며 인삼잎 뒷면에 뿌려지도록 특히 신경 쓴다”고 말했다. 잎기공이 뒷면에 있기 때문에 잎 뒷면을 중심으로 뿌려야 영양분 흡수가 빠르고 숙성기간이 길면 길수록 농도가 짙어 1년 숙성을 기준해 물과1000배 희석하며 기간이 길면 희석배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임진수 대표는 이러한 원료 채취 시 해뜨기 전 식물정기가 가장 넘쳐나는 시간에 채취하는 정성을 유지한다고 했다.
이와함께 사진, 꼼꼼히 적은 작업일지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개가 된다. 미생물 채취에서 토양만들기, 효소 만들기, 풀 뽑기, 영양제 살포와 같은 모든 일정을 숨김없이 기록한다. 홈페이지에서 작업일지를 보면 인삼농사를 눈에 보는 듯 그려지게 한다.
이 기록이 누구도 엄두내지 않은 인삼 무농약 재배로 가는 소중한 자료가 되고, 기준이 된다. 정직하고 부지런하게 홈페이지에 기록하는 작업일지가 광고가 되고 단골을 만들게 한다. 크기는 작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철학이 담긴 ‘자농삼’을 접한 고객은 저절로 다시 찾게 된다. 임대표는 판로를 근심하지 않는다. 인터넷이 남긴 긍정의 효과다.
임대표 자농삼 농장은 영월군 주촌면 판운리와 원주 신림에 있다. 판운리에는 섶다리와 평창강이 흐르고, 신림은 치악산 남쪽 자리에 있다. 신림 800평, 주천 판운에 800평, 제천 1000평 등 모두 2,600평이다. 올해 1,000평과 내년에 1,000을 임차해 재배면적도 늘릴 계획이다.

시련은 오히려 보약이라고 생각

연초학을 공부하고 인삼에 대해서는 조금 안다고 생각했던 임진수 대표도 시련은 있었다. 재배초기 재배량의 절반을 잃은 적도 있었다.
“2004년에 인삼 생육주기인 5월에 영양제를 살포했는데 너무 진하게 살포해 농도장애로 수확량이 절반으로 줄어버렸습니다. 그때 당시는 막막했는데 지나고 보니 오히려 잘되려고 하는 보약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진수 대표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은 4000평 규모, 매년 200kg정도의 인삼을 생산하고 있다. 친환경 유기농업에 대한 결과로 가격도 일반인삼에 비해 4~5배 높게 받고 있어 연간 5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최소한 4년 이상 재배하는 인삼의 특성상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인삼을 재배할 경우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어 흉작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가장 중요한 점은 재배 초기 탄저와 반점, 역병 등의 병을 잡지 못하면 사실상 실패한다”고 설명하면서 임진수 대표는 그동안 터득한 그만의 노하우를 설명했다.
특히 부엽토속에 있는 토착 미생물과 키토산, 칼슘제, 영양제 등 10여 가지를 섞어 만든 자연농법자재 생산이 중요하고 일주일 간격으로 인삼의 잎과 줄기에 골고루 뿌려 영양분이 고루 흡수되도록 살포하는 것도 중요한 점으로 꼽았다.
“아직은 유기농인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미흡하지만 홈페이지 택배를 통해 유기농인삼을 먹어본 고객 200여명이 단골이 됐습니다. 지금은 자체 제작한 로고와 상품명 ‘삶엔 삼’을 브랜드화해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는데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은 공급량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임진수 대표는 또 “다양한 가공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는 최소 연간 500kg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생산량 확대를 위해 원주 무농약 인삼연구회 농가들에게 재배기술과 관리기술, 유기인삼재배 조건 등을 월 1회 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최고 유기농 인삼 재배 할 것

인삼에 대한 임진수 대표의 좌우명은 ‘품질이 세계 최고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임 대표는 무농약 인삼에 그치지 않고 ‘유기농 인증(전환기)’를 받았다. 인삼의 유기농 인증은 아직 아무도 시도조차 못한 개척 분야이다. 신청자격도 까다로워 저농약·무농약 재배 3년 이상 농가에만 주어져 제천에 조성한 1000평의 인삼밭만 해당되고 있다.
끝으로 임진수 대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두 발로 흙을 밟아야 건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살고 있는 농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처럼 믿음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창조하는데 흔들리지 않겠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하는데 인삼도 못 할 것 없지 않습니까. 언젠가 자농삼팜의 인삼이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인삼이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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