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는 쓰고 구아바는 달콤했다…

  
 
  
 
몇 년전 한 음료회사에서 열대과일을 주재료로 한 음료수를 출시해 크게 인기를 얻은 적이 있었다. 바로 구아바였다. 이 구아바를 1997년부터 한국에서 재배해 구아바 농사의 선구자로 불리는 사람이 한국구아바경원농장 이기현(63) 대표다. 그러나 아직도 구아바가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다는 사실은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구아바 재배의 선구자로 매일 매일 좋은 구아바 재배에만 골똘한다는 이기현 대표와 아내 손연옥씨를 만나 그들의 농업혁신 혁신스토리를 들어봤다.


화훼농사꾼이 열대작물 재배도전 “구아바에 대한 연구가 농사밑천”

지난 1997년 한국에서 구아바를 첫 재배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로 12년째 구아바 농사에 힘쓰고 있는 이기현 대표는 30년전에는 화훼농사를 짓던 평범한 농사꾼이었다.

“고향인 진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화훼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한 10년쯤 지나니 보다 경쟁력이 있는 작물에 관심이 갔습니다. 그때 우연히 구아바라는 작물을 알게 됐고 10년에 가까운 토착화 작업을 거쳐 1997년 처음 재배에 성공했습니다.”

이기현 대표는 “20년 가까이 지었던 작목을 바꾼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도박이나 마찬가지였다”면서 “하지만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콤하다는 말처럼 도전하는 정신으로 과감하게 작목전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물론 초기에는 화훼농장을 폐원하고 구아바로 작목전환을 하면서 닥쳐온 수입감소로 어려움도 겪었다고 했다.

옆에 있던 아내 손연옥씨는 “화훼농장을 닫으면서 기존의 수입원이 모두 없어진 상황에서 구아바 농장을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했다”면서 “하지만 남편이 구아바라는 작목에 대한 연구를 충분히 해 장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믿고 따랐다”고 회상했다.


구아바 재배방법 발명 특허 획득
강남과일, 오랑케석류 등 숱한 별명

이기현 대표는 지난 2002년 10월에 특허제 0359273호로 등록했다. 그 동안 국민 일부만이 알음알음으로만 알고 먹어 ‘강남(江南)과일’, ‘선과(仙果)’, 석류를 닮았다 해 ‘오랑캐석류’, 유럽에서는 멀리서 온 과일이라 해 ‘여행망고’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구아바를 온 국민이 먹을 수 있게 세상에 내놓았다.

“구아바는 숱한 별명을 가진 환상적인 향과 맛을 가진 과일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아바는 열매와 잎은 갈아서도 먹을 수 있고, 잎은 물에 달여서도 먹을 수 있어 어느 것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과일입니다.”
이어 이기현 대표는 구아바 선구자답게 구아바 재배에 관한 노하우 한 가지를 슬쩍 알려줬다.

“이것만은 분명하게 아셔야 합니다. 구아바는 자연에 가깝게 재배해야만 병해충이 없습니다 . 홍삼도 6년근 정도가 효과가 좋듯이 무농약, 유기농 구아바 나무도 나이가 많은 나무에서 수확된 과일과 잎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농장 주위 환경이 청정해야 하고 재배방법, 수확시기, 수확방법, 수확 후의 관리 등이 맛, 향, 성분 함량을 크게 좌우합니다.”

특히 이기현 대표는 2001년 11월에는 자신의 농장에서 구아바 묘목을 분양받은 전국의 재배자들을 모아 ‘한국구아바농업경영인연합회’를 발족시켜 ▲ 묘목의 개발 보급 ▲ 수확을 위한 재배 기술지도 ▲ 구아바 산물의 업체 공급의 규격 및 창구일원화 ▲ 제품개발 및 판로개척 ▲ 한국 구아바 산물의 우수성 홍보 등 구아바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혼자서만 잘먹고 잘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구아바에 대한 정보나 교육을 원하는 곳은 전국 어디든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기현 대표의 농사에 대한 소신이 보이는 대목이었다.


구아바가 국민과일이 되는 그날까지…
구아바 열매, 잎 활용한 다양한 상품개발

한국구아바경원농장의 이기현 대표는 주변에서 어느 정도 경영안정화에 진입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이기현 대표는 또 다른 새로운 목표를 세워 도전하고 있다.

이기현 대표는 “구아바 농사는 연매출이 2억 수준으로 안정화는 이뤘지만 많은 농가가 참여할 수 있는 작물이 될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기현 대표의 결심은 농장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한국구아바경원농장의 ‘경원’은 아들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송 대표는 “현재 구아바 시장은 잎차용과 생과용, 화분 등 세 부분으로 나눠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구아바는 연구개발과 접목영역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만큼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기현 대표는 현재 구아바 열매와 잎을 다양한 가공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이기현 대표의 구아바 농장에서는 구아바 과일(생/냉동)을 비롯해 구아바 과일, 잎 분말가루, 구아바 잎, 구아바 화분, 구아바 묘목을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기현 대표가 직접 개발한 구아바 비누, 칼국수 등이 꾸준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구아바 잎은 구아바 차의 대중화를 위해 보다 간편하고 일상 생활에 접할 수 있도록 포장 돼 있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손연옥씨는 설명했다.

이기현 대표는 “내 농산물의 절대적 가치는 결국 ‘안정성’이다”면서 “내 자신, 내 가족이 사고 싶은 농사만 지으면 앞으로도 고객이 찾아올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농산물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늘 새로운 도전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있는 이기현 대표와 그의 아내 손연옥씨. 농업에도 열정과 목표가 있으면 거칠것이 없다는 그들에게서 한국 농업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구아바는 어떤 과일인가?

구아바는 옛 잉카인들이 즐겨 재배했던 과수식물로 유명하다. 잉카인들은 구아바를 ‘신이주신 선물’이란 뜻으로 불렀다고 한다. 또 동화 ‘나의라임 오렌지 나무’에서도 주인공인 제제가 구아바를 따려다가 발을 다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구아바는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독특한 맛과 많은 연구자료를 통해 얻어진 질병에 대한 우수한 효과가 입증된 과일이다.

특히 구아바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특히 비타민 C가 귤보다 3배 이상 많아 감기에 효과가 있다. 또 혈당을 내리는 효과가 있어서 당뇨병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구아바는 그 열매의 향기가 매우 향기로와 일상 생활에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으며, 잎이나 열매는 차로 이용하기도 하고, 열매의 경우 바로 즙을 짜내어 건강식으로 섭취할 수 있다. 특히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그 잎과 열매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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