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복을 받고 재난을 피할 수 있을까하는 피흉추길(避凶趨吉)은, 고대사회에서나 현대의 인류에게 가장 보편적인 문제이면서도, 뿌리 깊고 역사가 오래된 염원(念願)이라 할 수 있다. 인류가 어려움에 직면하면 각종 종교에 의지하기도 하지만, 가장 가까이에 접근해있는 민속신앙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민속신앙은 일상에서 겪게 되는 상황에서 특정한 사물(事物)이나 행위, 특정한 문자(文字)나 숫자(數字)를 피하는 것에 대해 금기라고 말한다.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라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음양(陰陽)을 가리는 짝수와 홀수에 관계된 미신은, 짝수는 ‘두 배’를 뜻하기 때문에 주로 경사스러운 일이나 좋은 일에 짝수를 사용하여, 좋은 일은 한번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거듭 반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즐겨 사용하였다. 반대로 나쁜 일에 짝수를 쓰면, 나쁜 일이 ‘두 배’로 찾아온다고 믿어 장례식과 같은 슬픈 일에는 3일장, 5일장, 7일장 등으로 치렀고, 상가에 부조금을 낼 때에도 짝수 금액을 내지 않는 풍습은 아직까지 내려오고 있다.


한자를 발명한 중국에서도 한자에 관련된 미신이 빠질 수가 없다. 우리나라와 같이 중국은 숫자 ‘4’를 금기시하며 피한다. 이는 발음상 ‘죽을 사(死)’자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건물에서 4층이라는 표시를 아예 없애거나 4자가 들어간 전화번호를 좋아하지 않는다. 숫자 ‘8’은 한자의 여덟八자획의 모양이 양옆으로 뻗어 내린 형상이기에 자손과 재물이 번창한다는 상징성을 가진다. 실제로도 중국에서 八이 많이 들어간 번호의 승용차일수록 높은 값에 팔린다고 한다.

아홉수(9)는 길수(吉數)이다. 중국에서 숫자9는 하늘을 상징하기 때문에 하늘을 대신해서 인간을 다스리는 천자, 황제를 상징하는 고귀한 숫자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홉수에는 대소사를 치르지 않는다. ‘아홉수의 금기’ 즉 흉수라는 말인데, 이는 사주역학과 그 어떤 역서(易書)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고, 수의 마지막숫자이기 때문에 끝났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나쁘다고 와전된 것이다. 성명학에서도 한자의 획수가 9수리로 끝나면 중도좌절 운이라 하여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하나, 이는 미신이다.

필자의 한자이름이 李在博이다. 이름의 첫 자인 (李)는7획, 마지막자인 (博)은12획이므로, 수리성명학의 이격(利格)으로 본다면 19획으로 아주 나쁜 흉수이다. 또한 한자작명법으로는 불용문자(不用文字)라 하여, 있을‘在’자는 허약하고 빈곤을 면치 못하며, 이름의 마지막자인 ‘博’자는 넓고 평탄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나 이름에 쓰이면 오히려 좌절과 고난이 따른다고 하지만, 필자 자신에게는 좋은 이름이 틀림이 없다.

그 외에도 수백 가지의 불용문자를 보면 밝을 명(明)자는 고통이 많고, 구슬옥(玉)자는 천박하고, 맑을 숙(淑)자는 추한 일을 당하고, 아들 자(子)자는 장애가 많다고 하나, 이러한 한자를 쓰고도 한 국가의 요직을 두루 거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불용문자라는 것은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미신에 불과하다. 불용문자와 불용숫자는 존재하지 않기에 이러한 한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마음고생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한다.(문의 : 053-791-3166 이재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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