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문자인 한글의 탄생은, 정인지외 7인의 집현전 학자들이 세종대왕의 명을 받아 1446년(세종28)에 창제한 훈민정음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훈민정음인 한글의 철학적인 역성(易姓)을 이해할 수 있는 오행(五行)과 음양(陰陽)의 원리가 많이 왜곡 되고 있는 실정이다. ‘삼재(三才)’의 주역원리와 역성, 그리고 철학적인 배경을 가진 한글의 음령오행을 결정하는 닿소리와, 음령오행의 음양을 결정하는 홀소리가 있다. 홀로 소리를 낼 수 있는 모음(母音)의 음양에 대하여 설이 분분한데, 이는 삼재 즉 天, 地, 人을 상형한 제자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며, 훈민정음 해례본을 보면 소리의 음양이 이렇게 적혀있다.

소리의 음양(陰陽)은 지원거상흥외자(之圓居上興外者)ㅗ, ㅏ, ㅛ, ㅑ의 둥근 것이 위나 밖에 있는 것은 이기출어천이위양야(以其出於天而爲陽也), 그것이 하늘에서 생겨나 양(陽)이 되기 때문이다. 지원거하흥내자(之圓居下興內者)ㅜ, ㅓ, ㅠ, ㅕ의 둥근 것이 안과 아래에 있는 것은 이기출어지이위음야(以其出於地而爲陰也), 그것이 땅에서 생겨나 음(陰)이 되기 때문이다. 라고 적혀 있다. 조선시대 어학자인 신경준도 소리의 음양을 음성학적으로 보면, 조음기관의 모양이 입 벌림(開口)과 입 오므림(合口)에 따라 음양을 정하였고, 입술이 열리어 뿌리고, 오므려 거두니 이것이 역학적인 소리의 음양(陰陽)이치라 하였다.

소리의 오행(五行)으로, 토(土)의 궁음(宮音)은 울려 퍼져나가는 소리로서 평탄하고 광활하다. 금(金)의 상음(商音)은 쇠가 마찰을 하는듯한 소리로서 맑고 청명하다. 목(木)의 각음(角音)은 나무를 두들기는 듯한 소리로서 솟아오르듯 힘차다. 화(火)의 치음(徵音)은 불이 타오르는 듯한 소리로서 흩어지는 성질이 있다. 수(水)의 우음(羽音)은 물이 흐르는 듯 부드럽게 퍼져나가는 소리이다.

훈민정음해례 원문을 보면 토(土)의 소리인 궁음(宮音)이 수(水)에 소리인 우음(羽音)으로 적혀있다. (喉邃而潤水也)후수이윤수야, (聲虛而通)성허이통, (如水之虛明)여수지허명, (而流通也)이류통야라. 목구멍은 깊숙이 젖어있으니 물이다. 소리는 허하고 통하여 물이 맑아 훤히 들여다보이고, 두루 통하여 흐르는 것과 같다고 적었다. 그 당시 학자들은 궁음의 역성(易姓)보다는 그 소리가 생성되는 기관의 특성에 기인(起因)한 것 같다. 후대에 소리글자의 역성을 연구한 실학파 음운학자이며, 역학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었던 신경준 외에 많은 학자들이 궁음은 땅(土)이 둥글고 두루 찬 것과 같이 결함이 없는 모양을 본뜬 것이라 土로 분류하였다.

한글이름을 지을 때에는 이와 같이 소리글자인 한글의 역성(易姓)을 잘 살펴, 사주(四柱)와 부합하게 작명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글 박字의 획수를 세어 7획이니 음(陰)의 소리로 판단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 글자는 양(陽)의 소리가 분명하다. 이와 같이 한글의 획수를 세어 음양을 판단하는 것은, 소리글자의 역성(易姓)이 뒤바뀌게 되어 天, 地, 人을 상형한 한글의 제자원리에 맞지 않아 바른 작명이 될 수 없으니 소리글자인 한글의 역성을 잘 이해하고 한글이름을 작명하였으면 한다. (문의 053-791-3166, 이재박 원장)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