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중 온난화가 농작물에 가장 큰 피해

쌀.보리 농가 10곳 중 6곳은 지구 온난화 등의 이유로 최근 재배 시기가 빨라졌다고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기후 변화에 대한 농업계의 인지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작년 8〜9월 농업인 46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재배 시기가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미곡(쌀) 및 맥류(보리, 귀리, 밀 등) 재배농가의 20.4%, 채소류 농가의 18.9%, 과실류 농가의 14.6%가 온난화로 인해 빨라졌다고 답했다.

원인은 모르지만 빨라졌다는 응답도 미곡, 맥류 42.4%, 채소류 29.6%, 과실류 25.0% 등이었다. 원인 진단은 다르지만 미곡, 맥류 농가의 62.8%가 재배 시기가 예전보다 빨라졌다고 답한 것이다.

재배 면적과 생산량의 변화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재배 면적의 경우, 원인은 모르지만 감소했다는 답과 온난화로 인해 감소했다는 답을 합칠 경우 미곡, 맥류 농가가 40.8%, 채소류가 39.6%에 달해 변화가 없다는 응답(미곡, 맥류 37.6%, 채소류 25.4%)보다 많았다.

생산량도 원인은 모르지만 감소했다는 답과 온난화로 감소했다는 답을 합치면 미곡, 맥류, 채소류, 과실류 농가 모두에서 변화가 없다는 답을 앞질렀다.

작목별 온난화 체감시기도 다소 차이가 있었다. 미곡, 맥류 농가는 가장 많은 33.7%가 5년 전, 그 다음인 21.1%가 3년 전이라고 답했지만 채소류 농가는 35.0%가 5년 전, 33.3%가 10년 전이라고 답해 다소 앞섰다.

과실류 농가도 가장 많은 38.8%가 5년 전, 그 다음인 22.5%가 10년 전이라고 대답했다.
농업인들은 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 중 농작물에 가장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이상기온(59.3%)을 가장 많이 꼽았다. 태풍 피해(14.1%), 병해충 발생 증가(13.7%), 물 부족(7.8%)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농업인들은 잦은 기상 이변과 기상 재해 등을 통해 기후 변화를 체감하고 있지만 생산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체감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농업 생산의 변화가 기후 때문인지, 다른 요인 탓인지의 구분도 아직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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