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인간의 정주공간 중에서 자연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농업은 인간 삶의 가장 기본적인 생명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이 지나쳐 우리 농업과 농촌은 비료와 농약의 과다 사용과 각종 공해로 인해 토양은 병들고 황폐화 되어 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세계 무역의 자유화로 수입농산물이 무분별하게 몰려오면서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는 심화되고 농심은 농촌을 떠나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을 맞고 있다.
이에 우리 농업인은 인간의 생명 산업인 농업을 지키기 위해 지식과 정보, 기술적 농업의 가치를 새로이 인식하여 우리의 농업을 발전시켜야 할 책임자적 역할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

생산자의 입장에서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농업이야말로 진정한 부가가치 창출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 농업의 성공적 발전을 위하여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동으로 생산하는 먹거리야말로 수입농산물에 대응하고 과잉생산에 좌절하지 않고 생명 산업을 지킬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농업 부가가치 창출에 나서야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농업의 기본인 흙을 살리기 위하여 되도록 퇴비를 생산해 사용하고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모든 농산물을 유기농으로 재배하여 품질인증화 하고 얼굴있는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노력함으로써 소비자의 마음을 이끌어 우리 농산물을 다시 찾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대면적 재배가 늘면서 단일품목이 과잉생산됨에 따라 가격하락이 반복되고 있는데, 품목을 다양화해서 출하시기를 조절하고 단경기 출하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셋째, 대체작물의 입식으로 소득안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우리 먹거리의 기본인 토종 잡곡을 채소의 후작으로 재배하는 방법을 적극 제안한다.

채소 대체작목으로 토종잡곡 재배를

현재 메수수와 메조, 메기장, 메옥수수, 율무, 찰기장 등이 사라져 가고 있는데, 이를 체계있게 재배하고 가공포장해서 소비자와 직거래를 활성화한다면 농업적 부가가치 창출의 으뜸이라 생각한다.
채소와 감자 등의 농산물은 고비용의 과잉생산 품목으로 가격폭락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또한 저장과 수송에 과다비용 지출, 농약과 화학비료의 과잉시비, 농업인의 건강저해, 토양의 노후화, 자연환경의 오염 등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의 토종잡곡을 채소와 감자, 마늘, 풋옥수수 등의 후작으로 재배하는 방안을 감히 제안한다.
우리의 토종잡곡은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농업의 부산물인 퇴비만으로 재배가 가능하고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또 저장과 운반이 용이하며, 가공포장해 출하시기만 잘 조절하면 가격의 등락폭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토종잡곡의 부산물은 그 쓰임새가 대단히 유용하다. 부산물은 가축의 사료로 대체 효과가 크고, 퇴비로 만들어 다시 흙으로 돌려보내면 토양이 재생되는 등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계약생산·단지화가 관건

그러나 토종잡곡을 재배 생산만 한다고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여년간 토종잡곡 재배만을 고집하여 온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을 비춰보면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문명과 기계의 현대화, 그리고 세계의 먹거리가 밀려오면서 소비계층이 줄어 들고 마을마다 있던 방앗간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농산물의 대부분이 잡곡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맛과 품질의 차별화가 대단히 중요하다. 이 때문에 우수한 품질의 잡곡을 생산해서 품질인증을 통해 얼굴있는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와 주문생산·계약제를 보편화 시켜야 한다고 본다. 이러기 위해서는 우수종자의 선택과 협동가공시설이 필요하므로 지역적으로 단지화가 이뤄져야만 성공할 수 있으리라 본다.

농업인 여러분께 앞으로의 우리 농업발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 덧붙여 애향심 고취를 위해 여러분께 일 년에 담배 한 갑, 소주 한 병을 줄여서 향토수 심기 운동을 권장드린다. 숲이 있는 삶이야말로 환경을 보존하고, 돌아오는 농촌을 만드는 가장 기본 운동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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