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쯤이면 아름다운 목소리로 뻐꾹, 뻐꾹하고 우는 뻐꾸기의 소리를 도시와 근접한 야산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다. 평소에 울지 않던 뻐꾸기가 이 때 우는 것은 새끼 뻐꾸기가 부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뻐꾸기는 자신의 새끼를 직접 부화하지 않는다. 뻐꾸기는 붉은머리 오목눈이(뱁새)의 둥지에 탁란(托卵), 부화부터 양육까지의 모든 일을 오목눈이에게 맡기기 때문이다.

오목눈이의 새끼들보다 먼저 부화한 새끼 뻐꾸기는 오목눈이의 알과 새끼들을 본능적으로 둥지 밖으로 밀어내 버리고 먹이를 독차지한다. 시간이 흘러 새끼 뻐꾸기가 독립할 때가 되면, 부화 전부터 들어온 어미 뻐꾸기의 소리를 따라 둥지를 떠난다. 결국 뻐꾸기가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 다니며 뻐꾹, 뻐꾹하고 우는 것은 깨어날 새끼에게 어미의 소리를 각인시켜 자신의 무리에 합류시키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소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만이 음악을 만들고, 그 소리를 듣고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때론 열광한다.

다양한 소리와 생활소음에 적응하며 유아기를 보내는 아기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는 것은 바로 자기를 부르는 이름의 소리이다. 부모가 반복해 불러주는 이름의 소리가 자신을 부르는 것으로 인식하고 반응하는 것이다. 이름 소리는 자신만을 위한 짧은 음악이다. 소리가 생성되는 과정은 사람의 폐호흡에서 밖으로 배출되는 공기가 후두를 통과, 입속의 각기 다른 조음기관(調音器官)의 마찰 작용에 의해 생겨난 말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자신이 듣기도 한다. 이는 이름이 문자(文字)의 시각성(視覺性)보다 사람의 귀로 듣는 청각성(聽覺性)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문의:053-197-3166 이재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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