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주식재로인 노지채소, 버섯에 더해 우리나라 전통에 깊이 뿌리 내린 고려인삼의 현실을 진단해 보았다. 최근 농산물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관계기관에서는 노지채소 출하가 본격 시작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관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에 편승해서 갑작스럽게 재배면적이 폭증한 결과로 ‘과다 생산 농산물 산지폐기’가 되살아나기 않기를 바라고 싶다. 정말 정성들여 가꾼 농산물이 제값을 받고 식탁에 올라 온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 될 수 있도록 농업인, 관계기관 모두 심혈을 기울려야 한다. 홍수출하 되면 당연히 산지폐기 하는 지금까지의 땜질식 처방에서 탈피해야 한다. 고추의 경우 중국산 불량, 가짜 고추가 국산으로 둔갑돼 유통되면서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큰 피해를 주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농경연을 비롯해 관련 자료를 근거로 작성했다. 


노지채소산업
노지채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이 많이 요구되고 있으나 농촌노동력의 고령화와 이농 등으로 농작업을 할 수 있는 노동력이 부족해 재배면적이 감소하면서 생산량이 줄어들어 수입량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수확작업을 일시에 할 수 있는 품종개발로 노동력을 절감시키고 규모를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급불안정 가격 등락폭 커
노지채소는 기후변화에 민감해 기수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하고 이로 인해 가격 등락폭도 커서 농가소득이 불안정하다. 고온성, 내병성 품종 등 기후변화가 작황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품종을 개발하고 수급안정을 위해 자조금 제도를 확대해 공급물량 과잉시 가공하는 등 처리방법을 모색하는 등 수급을 조절해 가격안정을 유도해야 한다.

 고추, 가공기술 부족 품질저하로 직결
고추의 경우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자연건조는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농가들은 노동력이 적게 드는 화건방식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현재의 화건 기술은 자연건조에 비해 색택이 좋지 않아 품질경쟁력이 떨어짐으로 색택이 좋도록 건조기술을 개발해 품질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추 소비자는 색택이 좋은 고추를 원하고 있지만 화건건조는 자연건조에 비해 품질이 낮다. 고추 수확은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으면서 수확 횟수는 연 6에서 7회로 다른 작목에 비해 노동력이 과대 투입된다.

또한 고추는 용도를 여러 가지로 개발해서 수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고추가공은품은 고추장 정도에 그치고 있으나 고추 색소를 이용한 염색, 의약품 이용 등으로 적극 가공품을 개발해야 한다. 화건 기술 개발의 미흡, 고품질을 위한 세척 기술 부족과 함께 선별, 포장 등 상품화 과정에서 상품의 품질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수확 후 관리 처리 등의 기술개발이 아쉽다.

배추, 1차 대량 가공으로 가격경쟁력 향상
배추는 산물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부피가 많아서 출하비용이 증가하는 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낮다. 산지에서 1차 가공으로 부피를 줄이되 대량 1차 가공으로 비용절감을 유도해서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배추수요는 계절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으나 공급 불안정으로 가격 등락폭이 커서 가격에 따라 농업소득이 불안정하다. 배추는 계절에 따라 소비자 선호가 다르다. 고랭지 배추는 결구상태와 육질이 좋고 고온에 의해서도 부패되지 않는 것을 소비자들은 원하고 있으나 이에 맞는 품종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산 고추, 배추 급습
저관세인 냉동 고추의 수입 급증으로 국내산 고추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UR) 당시 고추의 관세는 300%로 높았으나 냉동고추는 수입이 없을 것으로 보여 관세는 37% 낮게 협상됐다. 최근 저율 관세인 냉동고추의 수입 증가로 국내 건고추 가격이 하락해 농가소득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또한 중국산 김치의 수입증가로 국내 김치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국내산 김치는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도 하고 있으나 최근 중국산 김치 수입이 확대되면서 국내 김치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국내 김치의 주 수출국인 일본시장에서 가격이 낮은 중국산과 국내산간의 경합으로 국내 김치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따라서 냉동고추의 관세를 재조정해야 하고 중국에서 생산한 김치가 국내에 수입됐을 때 원산지 표시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국인이 중국에 김치공장을 설립해 김치를 생산한 것이 수입됐을 때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되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수출로 부가가치 올려야
노지 채소의 부가가치를 더 높이려면 국내 공급 이외에 수출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김치의 수출은 일본에 한정돼 있고 고추도 고추장 등 가공품이 일부 국가에 한정돼서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공된 제품은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도 공급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출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해외시장 수요기반 구축을 위해 수출시장, 수입회사, 판매사와 지속적인 거래관계, 소비자들의 인지도 및 선호도를 제고시킬 수 있는 지속적인 활동이 절실하다.

버섯 산업
버섯 종균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배지 전문 생산·공급 업체의 부재로 비용증가와 배지 품질이 떨어져 생산성이 낮아지고 있다. 배지의 원료를 소규모 영세업체에서 수입해 공급하고 있으며 높은 가격으로 농가에 판매되고 있으나 품질이 좋지 않아서 버섯 생산과정에서 생산회전율이 저하되고 있다.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버섯 품종은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생산과정이 기계화된 팽이버섯, 양송이버섯 생산량은 급증하고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소비자 선호도에 맞도록 종균을 개발해서 수요를 창출하고 배지 전문 업체에서 품종별 배지의 규격화로 대량 공급해 가격과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더불어 소비자가 선호하는 고품질, 기능성 버섯 생산이 미흡하고 계절별·품목별로 수급 조절할 수 있는 주체가 없다. 자조금 제도 도입품목의 한정으로 다른 품목은 소득이 불안정하다. 그러므로 사전에 출하조절을 할 수 있도록 관측정보 생산·활용이 중요하고 사후에 작황 등에 의해 공급과잉 시 자조금제를 도입·확대해서 가공 등으로 수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인삼산업
5,6년근과 인삼의 모양을 중요시하는 뿌리삼 부분에서는 일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저년근, 원료삼 부문에서는 경쟁력이 취약하다. 중국, 미국, 캐나다 등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저년근, 원료삼의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장 차별화로 고려인삼의 품질경쟁력을 제고시켜야 한다. 고년근과 뿌리인삼에 대한 고품질 재배법의 개발과 함께 보급으로 품질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가공원료 등으로 사용되는 저년근과 원료삼은 기계화 등으로 생산비 절감 기술을 보급해서 가격 경쟁력 제고해야 한다.

인삼 재배 기계 보급 저조
인삼 재배 기계화를 위해 두둑 형성기, 묘삼이식기, 지주목 삽입기, 수확기 등이 개발돼 있으나 널리 보급되지 않아서 인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호당 평균 경작면적이 1헥터 수준이며 다년근 재배 시 초년도 또는 수확연도에만 사용되는 기계로 개별 농가 단위에서 활용성이 낮아 도입이 쉽지 않다. 농촌진흥청에서 품종개량과 농자재, 기계에 관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나 현장과의 연계 체계가 미흡해서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연구와 연구결과의 신속한 확산 등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인삼, 신규 경작지 확보 애로
연작장애 등의 이유로 신규 경작지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다. 연작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삼을 수확한 후 다시 재배하기까지 5년 내외의 경과 기간이 필요하다. 논에서 다년근 재배가 어려워 충분한 면적의 대체 경작지를 확보하기가 곤란한 실정이다.

농약과다 사용 안전성 대두
병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타 작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농약을 살포하고 있다. 다년근의 경우 병해가 발생하면 지난 수년간의 투입이 상실되므로 농약을 과다 사용하는 관행이 존속하고 있다. 인삼은 농약을 과다 사용해 잔류농약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는 소비자 인식이 번지고 있다. 

인삼유통 마진 64%로 높아
수삼은 판촉, 감모 등의 원인으로 소매단계의 유통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유통마진율은 농산물 평균보다 높은 64% 수준이다. 일상적인 가정용 소비의 비중이 크지 않으나 육안으로 확인한 후 구입하는 특성 때문에 진열 판매에 의존한 연유에서 이다. 더욱이 농약 잔류, 밀수삼의 시중 유통, 수입산의 둔갑 판매 등의 이유로 인삼류에 대한 품질 신뢰도가 저하되는 측면이 있다. 안전성 검사 등 수삼 유통의 안전성 확보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고려인삼 제품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나 고려인삼의 차별성에 대한 객관적 자료는 미흡하다.

철저한 품질관리로 신뢰 쌓아야
노지채소, 버섯 인삼 등은 재배와 수확, 유통에서 서로 차이가 있으나 철저한 품질관리로 인한 안전성에서 신뢰할 수 있다면 국내산 농산물의 앞날은 밝다. 수입 농산물의 안전성은 의구심을 갖지만 국내산 농산물은 맘 놓을 수 있도록 해야 농업인, 소비자 모두 상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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