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예환  농업지도자서울특별시연합회 회장

농업으로 인해 문명이 발생되었고 그로인해 도시가 탄생되었다. 원래부터 도시와 농촌은 하나였으나 도시에서의 농업은 고도성장과 지역개발에 따른 급속한 산업화 및 도시화에 의해 포위된 것이다. 이로 인하여 다수의 농지들이 상실되어 농업이 쇠퇴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농업은 도시 내에서 지속되고 있으며 이것을 도시농업이라 할 수 있다.

주말 여가시간을 주말농장이나 도시텃밭에서 보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수도권에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주말농장이 서울 시내에만 총면적 29ha에 59개소(2007년말 기준)가 있는데, 어린이 자연학습장이나 가족단위 여가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옥상, 베란다 또는 앞마당에 상추, 고추, 파를 심고 정성스레 가꾸는 사람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놀고 있는 동네 빈 땅을 텃밭으로 일구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도시에서 농사짓는 모든 행위가 도시농업이다.

서울뿐 아니라 세계 여러 도시에서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환경위기 시대에서 도시농업의 새로운 의미를 찾고 도시와 농촌의 장점을 고루 갖춘 생태도시 만들기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오늘날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도시농업의 역사, 지속가능성, 국제동향과 같은, 도시농업의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도시농업은 농가호수와 경지면적은 줄어들었으나, 시설채소, 화훼 등 고소득 작목 중심의 기술집약 영농형태로 전환 되고 있으며, 주 5일제 근무와 로하스(LOHAS) 문화시대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주말농장, 생활원예 등 시민이 참여하는 도시농업 및 친환경 안전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또한 도시 외에 녹색 띠를 형성하고 있는 농업지역은 다원적 기능뿐만 아니라 자원이 순환되는 맑고 푸른 친환경도시 조성에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실정에 있다.
아울러 도시농업은 농산물 거래 및 가격 형성의 중심지로 지역 특성상 완충역할을 하는 틈새농업으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도시농업이 활성화 되려면, 이를 육성하기 위한 법적 ·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지난 2007년도 제정된 ‘서울특별시 친환경농업 및 주말·체험영농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가 있지만, 도시농업을 활성화하기에는 다소 미흡하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 도시 내의 농업·농촌체험, 복지적 기능(실버농장), 친환경농산물 이용 학교급식 조례 제정 등이 추가돼야 할 것이다.

또한 친환경 도시농업을 위해 유관기관과 인적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여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도시농업을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관리 · 운영할 전담 기관을 설치해야 할 것이다.
특히 주말 체재형(소형 전원주택), 휴식형(방갈로식) 텃밭체험농장 같은 유럽형 텃밭농장을 도입하여야하고 고형배지경재배, 담액수경재배 같은 수경재배 전문 텃밭농장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개발제한 구역(공한지 등) 및 도시공원 내 실버농장, 어린이체험농장, 직장농장, 주부농장, 장애인농장과 같은 시민텃밭을 조성하고 수확체험농장, 오감체험농장, 곤충체험농장, 그린음악농장, 원예치료 농원, 가금류 등 소동물 사육농장 등 테마농장과 아울러 교과서 실습농원, 자연학습농원, 유기농 체험농장 등과 같은 교육형 텃밭, 옥상, 아파트 발코니, 개인정원, 상자재배, 소규모 비닐하우스 골목길 화분재배 등과 같은 후원(Back yards)형 텃밭 등 테마별 특성화된 텃밭을 조성하여 운영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교육이 필요하고 ▲친환경인증농산물 지정 판매장 개설 ▲1사1촌운동, 도농자매결연 등 도 · 농 교류 및 지역특산물 직거래 ▲친환경농업 기술보급 및 안전농산물 생산 ▲종합레저 도시농업생태마을 조성 ▲새로운 도시농업의 전령사(홍보 모니터요원, 자원봉사요원 등)를 육성해야 할 것이다.

도시농업은 정서적 교육적 측면에서 각박한 도시 회색문화에 물든 도시민들의 정서를 순화하고 도시민의 건전한 여가활동과 자연 체험학습을 지원하며 침체된 농업·농촌의 기능을 연결하여 도시·농촌 상생의 기회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생태적 측면에서는 도시생태계를 유지 보호해 주며 빈터로 내버려둘 때보다 표토유실을 줄이고 도시의 물 순환에 도움을 준다. 도시농업이 공장과 주택지 사이, 도로와 주택 사이, 도시중심부에 있을 때에는 공기정화 기능, 소음방지 기능까지도 수행한다. 또한 도시농업은 동식물의 서식처 역할도 한다. 도시농업은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자원 재이용, 수송에너지 절감, 화석연료 사용 자제 및 태양 에너지 이용 측면에서 도시 내 물질순환과 에너지 순환에도 기여한다.

이렇듯 도시농업은 정서적 교육적 측면은 물론 다양한 환경보전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자연과 인간을 철저히 분리시키는 현대도시계획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시농업을 시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살기 좋은 생태도시 만들기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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