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차장

요즘 정부에서는 푸드시장의 세계화의 추세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 한식세계화를 서두르고 있다.
며칠 전 방송매체에서도 한국 비빔밥의 글로벌 푸드를 위한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비빔밥 연구소’, ‘김치연구소’ 등 체계적인 한식을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식을 글로벌 푸드(global food)로 발전시킨다는 것은 결국 소비자층을 국내에만 한정하지 않는 것이다. 세계인의 식품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그것을 구현하면서 식문화의 확산이 바로 농업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며 당연히 농업인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한식은 농경문화에 기초한 다양하고 풍부한 소재로 인한 안정된 사회체제아래에서 발달된 먹거리이다. 어느 미국인의 한식 체험기를 읽은 적이 있다. 이방인은 한상 가득히 차려 놓은 한식을 보고 참으로 다양하고 많다는 느낌을 가졌는데, ‘내 손이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는 뼈있는 말을 피력했다. 마치 꽉 막힌 교통체증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는 한식의 원초적 단점을 꼬집는 것이 아니다. 농경문화의 기초에는 안정된 유교문화가 있었으며, 한 상 푸짐한 진지상은 최고의 연장자가 먼저 먹은 후 그 상은 다 소비되지 않고 되물려 아래 사람에게까지 전달되어야 할 필요성에서 ‘상물림’ 문화가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21세기 먹을거리의 세계적 추세를 다음과 같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첫째로 먹거리 트렌드는 퓨전(fusion)이라는 것이다. 글로벌화는 일방통행적이기보다는 쌍방향적이며 상호 선택적이어야 한다.

둘째는 선진적 표준화를 추구해야 한다. 이는 보다 선진적인 세련미를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로는 진화적인 모델은 모양이 대체로 둥글게 생겼다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의 진화 모양을 보면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다.

넷째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현대인의 생활양식을 쫓아야 하는 것이다. 간편하고 먹기 좋아야 한다. 예를 들면 한식의 성공적인 변신 중에는 식혜와 수정과 같은 것이 있다. 전통음료인 식혜는 보통은 항아리에 담가 국자로 퍼서 대접에 담아 먹곤 하였다. 현대적인 변신은 소위 깡통(can)이라는 소재와 만나 식혜는 급속히 대중적인 음료로 안착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관점에서 만약 한국의 ‘시루떡’이 영미(英美)식의 ‘샌드위치’ 또는 ‘햄버거’에 못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세계화를 지향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시루떡이 해결해야 할 단점이 있다. ▲고물이 떨어진다 ▲먹으면 목이 마르다 ▲들고 먹기 불편하다 ▲한끼 식사로 제3군의 식품인 채소류가 첨가되면 좋다 등을 생각할 수 있다.

한식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포장 디자인의 단순 고도화, 간편식, 그리고 지속경영이 가능하도록 철저한 메뉴얼이 준비 되야 한다고 본다. 또한 한식을 개발하고 상품을 명명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전통 명(名)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민간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신상품이 타의 추종을 벗어나 눈에 띨 필요가 있다. 선발자의 이익이란 광고의 ‘소비자 인식의 법칙’ 상 일정한 기간 절대적 지위를 누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새 포도주는 새 포대에 담아야 한다’ 는 영원한 경구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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