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립  농촌지도자대구시연합회 회장

그 동안 우리나라 농촌과 농업은 농촌지도자들을 주축으로 한 선각자들이 앞장서서 농촌계몽운동, 녹색혁명, 백색혁명, 첨단농업시대, 친환경농업시대를 거쳐 녹색성장의 주역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묵묵히 수행해 왔다.

1960년대 우리 선배세대가 추진하던 잘살아 보자는 농촌계몽운동은 새마을 사업으로 발전하였으며, 70년대 배고픔의 상징이던 보릿고개를 없애준 녹색혁명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 여기고 앞장서서 단기간 내에 성공으로 이끌낸 것이다. 뒤이어 농가소득증대와 국민들의 식생활개선을 위해 펼쳐진 백색혁명은 사시사철 어느 때라도 과일과 채소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농업강국의 기반을 만들었다.

국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식생활도 고급화되자 우리 농업인은 첨단시설을 농업에 도입하여 고급농산물 생산으로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였고, 시민들의 안전성 요구에 부응하기위해 친환경농법을 도입하여 안전한 농산물 생산으로 소비자들에게 한발다가서는 농업?농촌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과의 고장으로 명성을 날리던 우리 대구는 도시의 팽창으로 농업의 여건이 점점 열악해 지고 있다. 그러나 250만 소비시장과 인접해있어 근교농업을 주축으로 농가 소득증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대구를 대표하는 농산물은 식용 ‘연근’과 체리, 깻잎 등 각종 신선채소류가 꼽힌다. 식용 연근은 전국 생산량의 50%를 점유하고 있으며, 깻잎은 전국의 3대 산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젊은층의 기호식품인 ‘체리’는 전국의 2대 주산지를 이루고 있다. 이 외에도 젊은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친환경농업의 중심지로서의 위치를 굳혀가고 있고, 금호강과 낙동강가의 기름진 옥토에서 생산되는 신선채소류는 연간 7~8기작을 재배하여 농가 소득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 외에도 포도, 복숭아, 참외, 수박, 토마토, 오이, 마늘, 양파 등이 주산단지를 형성하고 있으며, 1만5,000여호의 농가에 4만7,000여명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시민들의 주간 40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농촌으로 밀려오는 소비자들과 함께하기 위해 곳곳에 주말농장과 체험농장이 운영되고 있고, 전국에서도 으뜸가는 ‘팜스테이 마을’이 대구?경북지역에서 4-H가 가장 먼저 정착한 대구 동구 ‘구암마을’에서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청정미나리, 고사리, 취나물, 두릅, 참 가죽, 생식용 옥수수, 오디가 도입되었고,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점점 북상하는 녹차도 성공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이 중에서 팔공산 자락과 북구 지역에서 지하암반수로 재배되는 청정미나리는 봄철 가장 먼저 출하돼 새봄을 알리는 채소로서 재배현장에 휴식공간을 마련하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여 높은 소득을 올리는 효자작목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렇게 대도시와 인접한 여건을 충분히 활용하여 다품목 고급농산물을 생산하는 대구의 농업은 우리 농촌지도자회원들이 선도해 가고 있다.

아무리 산업이 발달하고 사회가 복잡해져도 현대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정착하고 싶은 곳은 넓은 들판이 마을 앞에 펼쳐져있고 푸른 숲이 마을 뒤를 감싸주고 맑은 강물이 흐르는 농촌이다. 자동차와 전자제품과 각종 공업제품을 생산 수출하여 국가가 부흥해져도 결국 국민들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산하는 농산물을 먹어야 한다. 이 지구상의 선진국 중 농업이 동반발전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고 본다. 사회와 국가의 발전으로 우리가 종사하는 농업의 비중이 다소 낮아진다 하여도 우리가 선대로부터 받아 사용하다가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농업과 농촌은 우리 모두의 마음의 고향입니다.

이 중요한 자산을 아름답고 청결하게 가꾸고 발전시키는 일에 우리 전국의 농촌지도자 회원들이 앞장서고 농정과 농업?농촌 발전의 방향도 제시하는 등 농업계 맏형 역할을 해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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