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이미지’ 벗고 쉽게 접하는 생활공감 승용마 육성

라승용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원장

BC 2000년 전부터 말이 축화 된 이래, 인류는 말이 갖는 기동성과 지구력(power)을 인간생활에 활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말의 활용은 농경, 운반 등의 역용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중세 이후에는 군용으로서 스피드가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오늘날에 와서는 경마, 승마 등 레저 수단으로서 인간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승마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몇 안 되는 스포츠로 말이 만들어 내는 다이내믹한 스윙이 사람들의 심신을 정화하는 순기능적인 효과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골프를 능가하는 고급 스포츠에서 대중 생활 승용마로 애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레저문화 수요가 다양화 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시책이 발표되면서 승마인구와 승용 마필자원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레저·스포츠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승마산업은 초기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의 대체 수익원을 개발할 목적으로 몇 년 전부터 정부와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승마 활성화 대책이 추진되어 왔으나 현재 전국을 통틀어 약 200여개의 승마장만이 운영되고 있으며 등록 승마장 수는 70여개에도 못 미치는 실정에 있다. 또 승마장 가입자 수도 약 1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지만 실제로 말을 지속적으로 타고 있는 인구는 4,0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일부 계층의 귀족 스포츠라는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강하며, 또한 그 동안 말 산업이 경마에 편중되어 승용마의 산업규모나 생산 인프라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952개의 승마 클럽이 있으며 회원수도 무려 6만 2천여명으로 우리나라보다 승마가 많이 활성화 되어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말 산업을 경마 산업인 동시에 대중 생활 승마로 수익창출이 가능한 미래 경제 산업으로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승용마필 생산과 육성기반, 승마 인프라, 콘텐츠 그리고 관련 산업 등의 수요기반이 서로 조화롭게 발전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우리 농촌진흥청에서도 대중 생활 승용마로 가기 위하여 연구 개발 및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약하게 타오르는 있는 승용마 불을 더욱 더 잘 타오르고 성공될 수 있도록 해야 된다. 이를 위해서, 생산단계에서는 무엇보다도 과학적으로 육성된 전용 승용마 자원 확보가 시급하다. 국내 승용 마필자원은 제주산마로 불리는 교잡마와 경주용 개량마인 더러브렛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산마를 농촌진흥청 제주출장소에서는 2013년을 목표로 한국인 체형에 맞는 전용 승용마 육성과 외국에서 승용마로 오랫동안 개량되어 고품격의 승용자질을 갖춘 외국산 개량 승용마의 유전형질을 도입한 새로운 전용 승용마 육성 기반연구도 준비 중에 있다.

또한 제주출장소에서만 승용마 연구를 한정적으로 그동안 추진하였으나,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축산자원개발부(충남 성환 소재)가 정부의 마필(馬匹)개량사업 추진을 위해 종마목장(種馬牧場)으로 최초 설립되었다는 역사적 기록도 있고, 내륙의 승용마 기반구축 확대를 위해서 농림수산식품부, 한국마사회, 대학과 공동으로 승용마 개량 연구 및 말 전용 초지조성 등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활승마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교육 콘텐츠 개발, 승마시설 산업화 지원기술 개발 등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이를 위해 승마 선진국의 선행사례 뿐만 아니라 국내 승마관련 교육환경 실태와 조련, 순치현황과 승마시설 등을 조사·분석하여 정책 및 기술지원 자료를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승마 인구를 확대하기 위해서 승마 효과 구명과 홍보 및 승마 중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 대비 보험 등 도 적극 개발 해나가야 한다.

안전하고 쾌적한 승마 공간을 마련하는 것 역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는 독특한 자연경관들과 4대강 유역을 활용 레저 관광시설을 포함한 종합적 승마 체험공간을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농업, 환경, 생태가 어울 어진 수익성이 있는 외승 혹은 트레킹코스 등 선진국형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승마 허브’가 필요하다.

FTA 확대 등 농업부분 개방에 대비하여 정부의 마필산업 육성대책이 발표되면서 산업의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승마산업은 성장잠재력과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녹색성장 동력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위해 마필관련 정책당국, 연구기관, 학계, 관련단체, 산업체, 승마장 운영주 등 연계체계를 구축 승마 산업이 한국 농업경제에 새로운 소득과 도시민과 농민들의 생활 활력소로 자리 매김을 위해 체계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더욱더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추진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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