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부 농촌지도자울산광역시연합회 회장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농산물시장은 완전개방 되고, 우리 농업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 그나마 중요 품목에 대해 유지되던 관세라는 보호장벽이 사라짐에 따라 ‘품질도 괜찮고 값도 싼’ 수입농산물이 물밀듯 밀려온다. 외국의 거대 수출업체들이 글로벌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시장을 무차별 공략해 올 것이다. 영농규모도 작고, 생산비도 높고, 브랜드다운 브랜드도 없는 우리 농업이 ‘쓰나미’ 같은 개방의 파고를 누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지금 추진되고 있는 농정의 흐름으로, 지금 농업·농정에 참여하고 있는 주체들의 행태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농업이 다가오는 완전 개방과 글로벌 경쟁을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정부와 농민과 농업관련 모든 기관·단체 등 모든 농정주체가 긴밀히 협조하고, 각자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또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동원하여 현장 사정에 맞춰 가장 효율적으로 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특히 농촌현장의 세세한 정보에 밝고, 농촌 현장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농민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절대적으로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우리 농민단체는 각자의 이익과 명분을 위해 각자의 목소리를 낼 뿐 전체 농민의 이익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 데는 소홀히 하고 있다. 품목과 품목 간, 지역과 지역 간에 언제나 이견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농민단체 간에도 이견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보다 많은 농민의, 보다 큰 이익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힘을 합칠 때는 힘을 합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보다 많은 농민들이 한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단체 간에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을 하거나, 자신의 노선을 고집하면서 타협보다는 대립을 선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다.
농민단체들이 전체 농민들의 보다 큰 이익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농업에 대한 위기의식의 부재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국적 농산물 수출업체들과 미국 농산물이 아무런 제약없이 우리 농산물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다가오는 위기의 심각성에 비해 우리 농업의 구조와 대응체제는 너무나 취약하다.

우리 농업에 주어진 시간도 없다. 위기의 가장 중심에 서있는 농민단체가 한마음이 되어 대응을 하더라도 극복하기 어려운 위기이다. 단체들 간의 갈등과 부분적인 대응으로는 결코 감당을 할 수 없는 위기이다. 그런데도 농민단체의 지도자들은 전체를 위한 양보와 타협에 인색하다. 우리 농업의 위기를 몸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위기의 극복을 위해 몸을 던질 각오가 되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농민단체들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농민과 농민단체의 일반적인 정서가 농업문제의 모든 책임이 정부에 있고, 해결책도 당연히 정부가 강구해야 한다는 ‘정부 지상주의’ 사고방식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글로벌경쟁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치열한 노력이 필수라 할 것이다. 정부는 당사자의 노력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농민도 정부도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스스로가 국제적으로 농업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고, 더불어 미래농업을 책임질 수 있는 열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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