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70%는 식품, 30%는 한약재로 사용

우리나라는 사계절의 기후변화가 뚜렷하고 토양이 다양해 예로부터 우수한 약성을 가진 기능성 약초를 활용한 민간요법 및 전통의약이 발전돼 왔다.
최근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기록문화유산에 중국의학서적보다 앞서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이 등재된 사실은 우리 토종약초와 전통 한의학의 우수성이 입증한 것이다.

이는 향후 세계화 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평가됐고 그 맥을 잇는 큰 의미로 농촌진흥청은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시청 앞 광장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우리나라 토종약초자원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약초자원의 기능성식품 소재화 방안 심포지엄 및  한국 토종약초 500選 전시회’를 개최했다.

현대인들은 육식위주의 서구식 음식문화 확산으로 지방질 섭취가 증가하면서 청장년층 절반 이상이 고혈압과 당뇨, 비만 등의 성인병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생약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가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후퇴하는 듯한 현실에서 우리 고유 약초의 귀중함을 깨닫아 그 가치를 보존하고 향유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토종약초’에 대한 현황을 탐색했다. 국내 약용작물 시장규모는 13만6천톤 규모이지만 국내 생산은 5만5천톤에 불과해 자급률은 약 40%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약용식물 산업
황재관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는 ‘기능성 식품 산업에서의 약용식물의 이용 현황과 전망’을 발표했다. 독일은 약 60억 달러의 유럽생약제제 시장 중 약 50%를 점유할 만큼 기술이 앞서 있다. 은행잎이나 엉겅퀴 추출물 같은 다양한 생약에서 유래한 의약품 산업을 발전시켜 전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의 한방약 생산액은 1976년 약 100억엔에서 2001년 992억엔, 2005년 약 1천150억엔으로 성장했다. 특히 쯔무라 제약사는 2004년 한국 모든 제약사에서 생산한 한방제제 총액보다 많은 6천800억엔의 생산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인도는 Liv-52란 명칭의 8개 약초 복합제제를 미국, 독일, 러시아 등에 2001년 한해에만 6천700만달러(미화)를 수출했으며 히말라야 제약사는 매년 세계 52개국에 3억8천300만 달러 분량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은 1천여개의 한약기업이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2003년 기준 중국 한약재 시장은 약 9조원에 이르고 있다. 1천200억원의 수출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NCCAM(대체의학 연구소) 등에서 체계적인 연구를 주도하면서 서양의학의 기반위에 보환대체의학을 선별적으로 흡수하면서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약용산업 활성화
황 교수는 “‘허브 인 푸드’ 개념의 식문화 접목 기술, 약용식물의 역사적 자산을 이용한 문화산업기술, 약용식물 기반 기능성 식품의 맛 개선기술 등 약용식물 문화유산 활용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약용식물 산업 활성화 방안을 역설했다. 또한 한국 약용작물 표준화, 초임계 아임계 추출 등 환경친화적 추출 신기술 개발을 물론 추출물의 냄새, 색깔 제거 기술 및 유용성분 분획화 기술, 추출물의 가용화 및 안전성 확보 핵심기술 등 약용식물 관련 핵심 기반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해외 유용 약용작물의 국내 토착화 사업, 약용자원의 원료 및 추출물의 해외 생산거점 확보, 대장금 등 한류문화자산을 활용한 글로벌 기능성 식품개발, 외국인 의료관광산업과 연계된 약용식물 전략화 등 약용식물 글로벌 산업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 교수는 특히 “약용식물의 산업적 이용은 식물 생명성분을 인체 생명성분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과학적인 증거를 기반으로 인간의 지혜, 지식, 기술, 감성을 총체적으로 활용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약용작물 산업화 사례
강명화 호서대학교 교수는 “현대인들은 서구식 음식문화의 확산으로 지방질의 섭취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청장년층 절반 이상이 고혈압과 당뇨, 비만 등의 성인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삼에 들어있는 성분의 사포닌은 배당체(Ginsenoside)라 불리는 화합물의 일종으로 학습기능개선, 항피로작용, 혈소판응집억제, 기억력감퇴 개선작용, 암세포 전이억제, 간보호작용, 항암제 내성억제, 항종양작용, 혈소판 응집억제, 암세포 증식억제, 종양증식억제 등에 효과, 효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으로는 맑게 우려낸 홍삼수, 내 마음에 붉게 번진 블랙타임, 我眞(아진), 무설탕 홍삼캔디수, 레네세 젤리, 봉밀절편 홍삼 등이 있다.

가시오가피의 시린진 효과는 성선을 촉진하고 전낭, 전립선의 중량 증가, 정력증가를 비롯해 노화예방 및 시력과 청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 항피로작용, 흥분작용이 있고 간손상에 효과적이다. 특히 혈관 확장, 피로회복과 함께 항경련, 항스트레스 작용에 효과가 있다. 제품으로는 지리산 오가피 분말, 가시오가피나무즙, 가시오갈피 미용비누 등이 있다.

약용작물 재배 30% 증가
이재욱 농식품부 과장은 “웰빙 추구에 따른 약용작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배면적 및 생산량이 증가 추세이다”면서 “재배면적은 2002년 9천985헥타에서 2008년 1만2천991헥타로 30%, 생산량은 2002년 3만5천642톤에서 2008년 5만4천662헥타로 53% 각각 증가했다”고 말했다. 주요재배작물은 2008년 기준, 사삼 8천611헥타, 길경 4천264헥타, 산약 4천189헥타, 당귀 2천581헥타, 오미자 2천541헥타, 의이인 2천351헥타, 독활 1천998헥타, 천궁 1천470헥타, 황기 938헥타, 천마 986헥타 등이다.

시장규모 13만6천톤
국내 약용작물 시장규모 13만6천톤 중 국내 생산은 5만5천톤에 불과해 자급률은 약 40%에 머물고 있다는 이 과장은 “약용작물은 용도에 따라 식품과 의약품으로 유통(70%는 식품의 농산물, 30%는 의약품인 한약재)된다”고 말했다.

약용작물 수입은 약 4만톤 수준으로 의약품 보다 식품용 수입이 증가 추세라는 그는 “중국 85%, 베트남 4%, 북한 3%, 미얀마 2% 등에서 계피, 지황, 감초, 황기, 복령, 결명자 등을 수입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출은 약1천600만톤에 900만불 수준이다.

규모 영세, 생산기반시설 취약
국내 약용작물의 호당 경영규모가 2000년 0.2헥타에서 2007년 0.34헥타로 단지화가 미흡해 생산성이 낮다. 또 생산기반 시설이 취약해 고품질의 한약재 생산에 어려움이 많다는 이 과장은 “경지정리, 관수시설 등 밭 기반조성, 기계화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외국산과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품종육성이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규모화된 단지조성, 생산자 조직화 등이 미흡해 공동출하 등이 미흡하고 판로가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가격변동이 심해 경영안정에 곤란을 겪고 있다.

특히 유통과정에서 국산과 수입산 혼합 유통으로 국산 차별성 확보가 힘들다. 약용작물은 대부분 가공과정을 거쳐서 이용하지만 대부분 소규모 영세 가공형태고 시설이 낙후돼 있다.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의약품 제조 품질관리기준) 등 현대적 품질관리 시설이 부족하다.

따라서 농식품부는 계열화를 통한 고품질 약용작물 생산?공급, 생산자 단체 육성을 통한 산업발전 촉진, 약용작물의 안전성 확보와 원산지 관리 강화, GAP(Good Agriculture Practice: 우수농산물 관리제도) 사업 및 자조금사업 추진,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가공활성화 등의 약용작물 산업육성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자조금 사업
 GAP 대상 약용작물, 농가수 등은 물론 지역특산물로 성과가 높은 작물의 지리적 표시를 확대하면서 자조금 조성을 통해 국산 차별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여러 품목을 통합한 단일자조금 조성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소비촉진, 수급조절 등을 꿰할 방침이다.

또한 약용작물의 기능성 등을 활용해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약초쌈, 셀러드, 스낵 등 신선편의 가공기술 개발을 통한 소비확대를 하게 된다. 생산자 단체 등에 GMP 시설 설치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2008년부터 2010년까지 20억원을 들여 우수품종 증식?보급사업을 펴고 있다. 농식품부, 농진청, 농협, 약용작물 관련 단체 등과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를 교류하고 정책토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신정 식약청 과장은 “천연물 이용 부가가치 창출은 건강기능성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으로 가능하다”면서 다만 GAP 재배 및 품질관리를 통한 규격화 능력이 선행조건이다고 말했다.

신선식품, 천연향료
박호기 농진청 과장은 “마, 오미자, 구기자, 산수유 등 신선한 식품으로 이용되는 약용작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약용식물의 잎을 이용한 새로운 식품소재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확후 생리적 특성, 예냉 및 저장조건, 포장 및 유통조건 등 신선식품으로서 약초 수확후관리기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잔대샐러드, 인삼잎, 당귀, 민들레, 산마늘, 섬초롱, 더덕 등 신선편이 약초샐러드 7종을 개발해 각 약초와 어울리는 재료 혼합으로 기호성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부추새싹, 브로콜리 새싹, 무순새싹 등 새싹 및 쌈채소의 상품화로 신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 향료시장은 2003년 기준 15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4~5% 성장하고 있다는 그는 “국내 천연향료시장은 연간 1천억원이나 원료는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며 “원추리, 옥잠화, 쑥, 구절초, 더덕 등이 개발 가능 유망자원이다”고 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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