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 지위 향상시키는 생활개선회 만들 것

  
 
  
 
황색도시를 만들었던 황사가 지나간 후 하늘도 청명하고 봄꽃들도 화사하게 핀 날 생활개선중앙회 안연순부회장(56)을 만나기 위해 울산광역시로 향했다.
첫인상에서부터 차분함을 안겨준 그녀는 “최근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은 내 브랜드를 가지는 것이다”면서 “농업인들은 내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가장 품질 좋은 농산물을 전달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2일 안연순부회장을 만나 지금까지의 생활개선회 활동과 여성농업인의 발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상적인 남편 만나
울주군 온양이 고향인 그녀는 지난 1974년 남편 차현철(60)씨를 지인의 소개로 만나 결혼했다.
평소 지식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었던 그녀에게 당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남편은 이상적인 사람이었다.

“남편은 첫인상에서부터 똑똑하고 단단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말과 행동도 올발라 결혼 한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

남편이 생활개선회 활동에 대해서도 늘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그녀는 남편이 없었으면 지금의 자리는 없었을 것 이라며 활짝 웃었다.
남편은 울산광역시의원을 지낸 후 지금은 농업인으로써 농사에만 매진하고 있다.

◇생활개선회의 시작
그녀는 지난 1986년 면의 농업인상담소장의 권유로 생활개선회 활동을 처음 시작했다.
“활동초기에는 가정생활과 사회활동 둘 다 잘 할 자신이 없어서 많은 부담을 가졌어요. 하지만 남편과 주위 사람들이 많은 지원을 해줘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그 후 그녀는 평회원에서 울산광역시생활개선회총무 4년, 울산광역시생활개선회장 4년을 거치면서 생활개선회는 그녀의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게 됐다.

“지금은 중앙회부회장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기 노력할거에요. 그리고 그 역할이 끝이 나면 다시 평범한 생활개선회원의 한 명으로 돌아와 지역을 위해 배우고 봉사할거에요.”

이어 그녀는 지역 농업인들과 여성농업인들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울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 윤찬욱 소장님 이하 생활개선과 황명희 계장과 이숙향 생활지도사에게 감사하다고 한다.

◇가장 뿌듯했던 농업인 대회 개최
그녀는 22년간의 생활개선활동을 통해서 가장 뿌듯했던 일을 말해달라는 물음에 지난해 11월 29일 울산광역시 문수축구경기장앞 광장에서 열린 ‘제9회 울산시 농업인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 대회는 제가 추진위원장을 맡아 이끌었는데 여성농업인 단체로서는 아마 최초일거에요. 무엇보다 남성농업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여성농업인들의 권익을 한 단계 신장시켰다는데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어요.”
울산시 농업인 대회는 울산 농업인들을 위한 가장 큰 행사로 농업인과 소비자간의 화합과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 고취를 위해 마련되고 있다.

◇여성농업인의 인식 변화에 노력
“아직까지 여성농업인들은 단지 농촌에 거주하는 여성으로만 이해되고 있어요.”
그녀는 여성농업인이라는 개념 자체부터 잘못 인식돼있어 그것부터 바로 잡고 싶다고 한다.
또한 여성농업인들은 농사를 짓지만 농사 외 농촌활동이라든가 주부로서 가사활동에 대한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여성농업인을 전문농업인으로 인정하고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저는 우리 생활개선회를 통해서 여성농업인들이 농촌 정책에서 실질적인 수혜자가 되도록 만들고 싶어요.”
또 그녀는 여성농업인들의 권익신장을 위해서는 농업과 농촌 관련 정책과 여성농업인들의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여성농업인이자 소비자”
“여성농업인들은 농업을 하는 생산자이지만 소비자도 된다”는 그녀는 그런 마음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왔다.

“저도 농사를 짓지만 모든 종류의 농사를 못 지어서 다른 사람이 지은 농산물을 먹어야 해요. 제가 지은 농산물도 다른 농업인들이나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도록 지어야죠.”
그녀는 그러기 위해선 농촌과 도시의 교류가 보다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한다. 또 그 촉매제 역할은 생활개선회가 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도 도농교류를 위해서 열심히 활동하는 생활개선회원들이 많고 실제로 곳곳에서 많은 성과도 올리고 있어요. 작은 힘이지만 그 힘을 하나하나 모은다면 언젠가 농촌과 도시가 모두 잘 사는 날이 올거에요.

◇“기본부터 생각하는 마음으로”
“생활개선회는 농촌여성지도자로서 농가생활의 질 향상을 위해 농촌생활개선사업을 실천하고, 지속적인 농촌발전과 농촌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알고 있어요.”
그 기본적인 뜻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생활개선회 다운 것이라는 그녀는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많이 알리고, 많이 봉사할 것이다.

“저도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생활개선회를 통해 배운 것도 많고, 배워서 알린 것도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그래도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것 같아요.”

그녀는 배움의 길은 끝이 없는 것처럼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며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차분한 성품으로 꼼꼼하고 섬세해 나무랄 데가 한군데도 없을 만큼 매사에 성실하고 진지한 그녀의 모습에서 생활개선회의 발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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