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 범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총장, 농민연합 집행위원장


농촌진흥청은 농업·농촌을 위하여 ‘농업은 생명, 농촌은 미래’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연구개발과 기술보급 최일선에 현장농업인과 희노애락을 같이 하면서 반세기 넘은 세월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현장과 결합된 실무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해 오면서 통일벼의 개발로 식량자급을 이룩하는 성과, 소비자에게는 사계절 먹을 거리 제공을 가능하게 백색혁명을 달성하긴 했지만 현재는 다른 분야와 비교해서 농업개발 연구성과가 낮거나 개발해 놓고도 실제로 현장에서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평가로 성과보다는 오히려 시대의 요구와 부응하지 못하는 조직으로서 계속적 변화의 대상으로 이야기 되고 있고, 이러한 외부적 평가를 쇄신해 보고자 이루어졌던 내부조직혁신 또한 성과보다는 청 본연의 역할과 기능마저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이렇게 대내외적으로 흔들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렇게 현장과 괴리감이 발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1997년 지방농촌진흥기관의 지방직화에서 찾아보고 싶다. 이전에는 청-도농업기술원-농업기술센터로 이루어진 기술보급체계가 지방직화 이후 농정조직과의 통합 등 지방자치단체장의 입맛에 맞게 조직이 재편되면서 연결고리가 느슨해 졌고 이의 결과로 지도인력의 감축, 센터 기능의 축소 등은 결국 농업인의 현장애로기술 해결 기능이 약화됨과 동시에, 새로운 기술도입과 정밀한 기술을 획득하는 기회가 축소되어 농촌진흥청의 역할까지도 과소평가 되어지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나 싶다. 

결국 현장과 결합되지 못한 연구와 기술보급은 유명무실 될 수 있음을 절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농업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성과의 신속한 실용화 촉진을 통하여 농업과학기술 연구개발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 농업인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설립하여 9월 출범을 계기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의 연구원 폭행사건, 고위직 공무원간의 불협화음, 고위직 공무원 전원 일괄사표 등 계속되는 사건 사고로 인하여 과연 언제 농업인들이 그토록 열망하는 조직으로 되돌아 올 것인가 궁금하다.

농업인들이 작년 동안 그토록 민영화 반대라는 이름으로 농민들이 하나 같이 농촌진흥청이 존재해야 함을 주장했던 것은 단지 농촌진흥청 존치, 농촌진흥청을 살려 내기 위한 투쟁이 아니라 농축산물의 시장개방에 따라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는 농민이 농심(農心)으로 농촌진흥청을 지켜 내어 그들에게 제2, 3의 녹색혁명의 기수로서 역할과 동시에 기술농업으로 무장된 농업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초석을 만들어 농민을 위한 전문 기관으로 자리매김 해 주길 바랬던 마음인데 작금에 벌어지는 행동은 계속해서 농심(農心)과의 반하는 행동으로 실망과 분노를 금할길이 없다.

또한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조직혁신이라는 이름하에 진행되었던 조직간 벽 허물기가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서로간의 대화단절, 조직의 전문성 부재, 현장 사업파트너와의 연계부족 등의 결과로 형식은 현장과 있으되 사업내용면에서는 오히려 기존보다도 점점 동 떨어지는 조직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진정한 조직혁신은 수요자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올바른 조직진단을 통하여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고려하여 적정한 인원을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운영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많은 연구결과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장농업과 괴리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연구사업의 극대화를 위해 기술보급기능을 강화시켜 신속·정확·편리하게 현장의 농업인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며 이의 역할은 연구의 일부분이 아닌 전문적 역량을 갖춘 지도사업 인력확충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진행될 농촌진흥청의 조직혁신은 수요자인 농민이 원하는 조직, 농민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중심으로 연구인력과 지도인력의 적절한 균형을 통해 농민의 손과 발이 되길 바라며, 더 이상 조직혁신이라는 미명하에 안정적 조직 정착화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며, 개방화시대의 파고를 농민과 함께 농업·농촌을 지키는 선봉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굳은 각오와 결의가 기반되어 나가 길 다시 한번 바라며 올 곧게 자리매김을 할 때 까지 농업인들은 곧은 눈으로 청을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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